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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괴짜처럼 생각하라

 

 

[전문가 서평]

 

고현숙 교수(국민대)



괴짜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별난사람?’ ‘천재?’ <괴짜경제학>의 저자로 잘 알려진 스티븐 래빗은, 괴짜란 ‘기이한 행동을 하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당연한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뒤집어 보는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현실에 입각한 가장 합리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의 최근 저서, <괴짜처럼 생각하라>을 통해 통념과 편견의 오류에서 벗어나 괴짜처럼 현명하게 생각하는 방법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두뇌 재부팅하기
골키퍼는 패널티킥 상황에서 미리 공이 날아올 방향을 예상하고 몸을 날립니다. 통계적으로 오른쪽으로 몸을 날리는 확률이 57%, 왼쪽이 41%라고 합니다. 그럼, 왼쪽도, 오른쪽도 아닌 중앙으로 공을 차면 어떨까요? 골키퍼가 중앙을 고수할 확률은 2%밖에 되지 않으니, 사실상 승률이 가장 높습니다. 실제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중앙으로 공을 찼을 때, 성공확률은 7%나 높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키커는 중앙으로 차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치욕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합니다. 양쪽으로 차서 골키퍼가 막아내면 나름의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운한 키커가 되겠지만, 중앙으로 차서 골키퍼의 가슴팍에 그대로 안겨줬다간 ‘멍청이’라며 비난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면에선 득점이라는 사회적 인센티브보다도 내 평판을 보호하겠다는 ‘개인적 인센티브’가 작용한 결과인 것입니다. 여기 괴짜처럼 생각한 세 명의 사람이 있습니다.

질문을 바꿔라!
먼저, 일본인 대학생인 고바야시입니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핫도그 먹기 대회에 도전합니다. 그는 기존 참가자와는 다르게 작고 마른 체구였습니다. 대회를 앞두고 지난 대회의 영상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참가자들이 별다른 전략 없이 무작정 핫도그를 먹는다는 걸 확인합니다. 그때 고바야시는 다른 참가자들이 가졌던 질문, 즉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핫도그를 먹을까?”를 “어떻게 하면 핫도그를 더 쉽게 먹을 수 있을까?”로 바꿔 봅니다. 그러자 해결법도 달라졌습니다. 온갖 실험을 거듭하면서 핫도그를 쉽게 먹을 방법을 찾은 것입니다. 바로 핫도그와 빵을 분리한 다음, 한 손으로 먹기 쉬운 소시지를 먼저 먹으면서, 다른 손으로는 물에 빵을 적신 것입니다. 물에 식물성 기름을 타보기도 하고, 먹으면서 뛰거나 꿈틀거리기도 해보는 등 온갖 실험을 통해 가장 먹기 쉬운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결국, 기존 기록의 두 배가 넘는 신기록을 세우며 세계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질문을 바꿔봄으로써 사고를 전환한 것입니다. 고바야시 못지 않은 호주의 괴짜 젊은 의사가 있습니다. 바로 배리 마셜입니다.

근본 원인 찾기
1980년대 초만 해도 위궤양의 원인은 스트레스나 자극적인 음식으로 인한 위산 과다 분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치료법도 위산 분비를 막기 위한 알약을 먹거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안정을 취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배리 마셜은 “병(궤양)의 원인이 다른 데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원인이 실제론 증상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때 한 수석 병리학자는 수수께끼와 같은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박테리아는 산이 많은 위에서 살 수가 없다는 게 상식인데, ‘위’에 박테리아가 있는 환자들을 여럿 발견한 것입니다. 이 수수께끼 같은 질문을 풀기 위해 마셜은 실험팀에 참여했고, 그 과정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박테리아를 찾아냈습니다. 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궤양의 근본 원인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이를 통째로 삼키는 열정도 보였습니다. 이를 통해 항생제를 발견했고, 그 덕분에 비싼 약을 달고 살거나 수술대에 오를 필요 없이 값싼 항생제로 궤양을 치료하는 것이 가능해진 겁니다. 결국, 통념에서 벗어나 진짜 근본 원인을 찾는 데 집중한 괴짜 사고방식인 것입니다.

인센티브의 기본 원칙
그렇다면 이 괴짜생각법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요? 기부금을 걷는 문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기부를 꺼리는 사람에게 최고의 인센티브는 무엇일까요? 타인을 도울 수 있다는 이타주의? 남을 도움으로써 느낄 수 있는 자기 만족감? 과 같은 인간적인 동기를 자극하려고 할 겁니다. 하지만 스마일 트레인을 설립한 광고인 출신인 자선사업가, 브라이언 멀래니는 그것보다 더 강력한 인센티브를 고민하고 실제로 찾아냈습니다. 그것은 ‘1회로 끝내기!’였는데요. 기부금을 한 번만 내고 그걸로 끝이라고 한다면, 기부를 꺼리는 사람도 지갑을 열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스마일 트레인은 이런 전략으로 수백만 달러의 추가 기부금을 확보했습니다. 게다가 한번 기부를 한 사람 중에는 기부를 1회로 끝내고 싶어 하지도 않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스마일 트레인은 설립 이후 15년간 약 90개국에서 100만 건 이상의 아동 구순구개열 수술을 지원하는 경이로운 수준의 성공을 거둡니다. 이런 것이 우리가 괴짜처럼 생각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밖에도 괴짜처럼 생각하기 위해선, 모른다는 사실을 먼저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또 아이처럼 재미있고 소소한 것을 중시하라는 것,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절대 포기하지 않는 정신보다 포기하는 것이 실은 더 현명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 등의 역발상 사례들을 다룹니다. 이 책을 보면 ‘괴짜처럼 생각하는 것’이 결국은 본질에 대해 날카롭게 집중하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목차]

 

1장. 왜 페널티킥을 한가운데로 차지 못하나 - 두뇌 재부팅하기

2장. 영어에서 가장 말하기 힘든 세 마디는? - 모른다는 사실 알기

3장. 작고 마른 당신이 핫도그 먹기 대회에서 우승하려면 - 잘못된 질문 바로잡기

4장. 젊은 의사는 왜 위험한 박테리아를 통째로 삼켰나 - 근본 원인 찾기

5장. 어른보다 아이를 속이는 마술이 더 힘들다 - 아이처럼 생각하기

6장. 사람들의 주머니로부터 기부금을 걷어 들이는 방법 - 인센티브의 기본 원칙

7장. 솔로몬 왕과 데이비드 리 로스의 공통점 - 인센티브 설계하기

8장. 무인자동차 도입을 반대하는 사람을 설득해보시오 - 다른 사람 설득하기

9장. 당신을 대신해 동전을 던져드리겠습니다 - 괴짜처럼 포기하기

 

 

출처 : 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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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괴짜처럼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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