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디자인 트렌드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북리뷰]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_지적자본론

 

 

[전문가 서평]

 

고현숙 교수(국민대, 코칭경영원)


안녕하세요, 고현숙입니다. 요즘 일본에서 뜨는 핫 플레이스 중 하나가 문화공간 다이칸야마의 ‘츠다야서점’입니다. 이곳은 기존 서점과 달리 사람들이 책을 고르고 음악을 듣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독특한 곳이라 서점을 넘어선 라이프스타일의 장소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독특한 공간을 창조해낸 마스다 무네야키가 쓴 책, <지적자본론>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모든 사람이 디자니어가 되는 미래]
마스다는 일본 츠다야 매장을 운영하는 CCC(컬처컨비언스클럽주식회사)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입니다. 츠타야서점은 5만 명에 이르는 회원을 거느리고 있고 매장은 무려 1,400개에 이르죠. 불과 10년 사이에 1만여 곳의 서점이 문을 닫았는데도, 승승장구하는 츠타야서점의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그 원천으로 고객가치를 가시화하고 제안하는 ‘디자인’의 지적자본을 꼽았습니다. 그는 오직 기획자, 즉 디자이너만이 살아남는다고 말합니다. 모든 기업은 디자이너 집단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여기서 저자에게 디자인은 곧 ‘기획’을 말합니다. 과거 공급자 중심의 저렴하고 성능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던 소비사회(퍼스트 스테이지)에서 고객이 편리하게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찾고 구매하도록 돕는 플랫폼사회(세컨드 스테이지)로 진화했는데요. 이제는 고객이 고부가가치인 ‘라이프스타일’을 기대하는 ‘서드 스테이지’로의 변화하고 있으며, 이 흐름에서 ‘디자인’, 곧 기획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유형자산인 재무적 자본을 뛰어넘는 최고의 무형자산/브랜딩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두 가지의 경영원칙을 제시하는데요. 바로, ‘고객가치의 창출’과 ‘라이프스타일 제안’ 입니다.

[1. 고객가치 창출]
먼저 고객가치의 창출을 살펴볼까요? 예를 들어 매장(賣場)이란 말은 판매자의 관점이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매입하는 장소’ 즉 매장(買場)이고, 그렇게 볼 때 그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걸 발견할 수 있다는 겁니다. 흔히 서점을 보면 잡지, 단행본, 문고본 등으로 분류하고, 가-나-다 순으로 배치하는데요. 이 역시 파는 입장의 기준일 뿐입니다. 하지만 츠다야서점은 고객의 가치(욕구)를 중심으로 장르를 구분합니다. 그 결과 여행, 음식과 요리, 인문과 문학, 디자인과 건축, 자동차 등 관련된 것이 틀을 넘어 진열되어 있습니다. 만약 유럽을 여행한다면, “이런 문화를 접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라고 제안하는 겁니다. 물론, 이런 제안을 하려면 직원들에게도 차원 높은 능력이 요구되죠. 예를 들어 프라하를 안내하고자 하면 고객 마음을 파고들 수 있는 걸 생각하고, 주제에 맞게 진열해야 하는데요. 이게 고도의 편집 작업입니다. 요리 코너엔 여성잡지 편집장을 했던 편집자가, 여행 코너에는 가이드북을 출간한 여행 저널리스트가, 자동차 코너에는 자동차 전문서점 경력 직원이 접객 담당자로 근무하고 있어 고객의 가치를 창출하는데 도와주는 겁니다.

[2. 라이프스타일 제안]
다음으로 츠다야서점에서 상품은 책이나 DVD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사고, 보고, 체험하고 싶어하는 것을 한 공간에서 제공했죠. 기존에는 서점은 책을 팔고 음반회사는 CD를 팔았죠. 유통경로가 다르기 때문에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마스다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드보일드 영화팬이라면 레이먼드 챈들러의 소설도 좋아할 것이고, 주인공이 좋아하는 차분한 재즈를 듣고 싶어 하지 않을까?

처음엔 출판 불황, 활자 매체의 이탈의 시대에 서점에 투자하겠다는 기획에 대해 다들 회의적으로 바라봤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고객은 책이라는 상품이 아닌 제안을 원한다고 본 겁니다. 책이나 잡지는 그 한 권 한 권이 제안 덩어리입니다.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바로 공간입니다. 츠타야서점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마음이 편하다고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건 단지 건물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 공간 구성, 건물 사이의 거리, 거기 비쳐드는 햇살과 그늘의 조화, 즉 풍경과 빛이 만들어내는 느낌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다케오 시립도서관의 기적]
이러한 츠다야서점의 혁신에 감명을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다케오市의 ‘히와타시 시장’입니다. 다케오市는 인구 5만 명의 지방소도시인데요. 이용객이 적은 도서관에다가 이노베이션을 일으킨다면 市의 큰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겁니다. 그래서 츠다야서점의 방식을 시립도서관에 적용하기로 결심합니다. 곧이어 CCC를 지정관리자로 정하고 기획과 노하우를 도입한 거죠. 2013년 새롭게 탄생한 시립도서관은 엄청난 장서를 유지하되, 폐가식에서 개가식으로 만들어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하고, 공간을 편안히 머물고 싶은 곳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개관시간도 9시~21시로 연장하고 연중무휴로 운영하며, 커피숍(스타벅스)을 입점,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환경을 만듭니다. 음악/영상 대여도 가능했고요. 장서 분류도 기존의 분류법에서 과감하게 츠다야서점의 방식에 따라 변화시켰습니다. 그 결과 재개관 후 13개월 만에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합니다. 인구 5만 명의 도시에서 일본 제일의 도서관을 만드는 꿈이 이루어지고 있는 겁니다.

[왜 지적자본론일까?]
저자는 책의 제목을 왜 ‘지적자본론’이라고 붙였을까요? 지금까지 기업을 성립시키는 기반은 ‘재무자본’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것만으로 ‘제안’을 창출할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기획’과 ‘제안’이고 이는 ‘지적자본’에서 나온다고 본겁니다. 다시 말해 지적 자본이 얼마나 축적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 회사의 사활을 결정한다는 겁니다.

현재 인터넷 서점은 막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공간 제한도 없고, 물량 구비의 어려움도 없습니다. 무한히 책을 구비하고 고를 수 있죠. 그런 면을 보면 오프라인 서점은 사양화될 것 같지만, 현실의 매장에서만 피부로 느끼는 감각, 공간에서 느끼는 가치가 있죠. 그것에 주목한 것이 츠다야서점입니다. 훌륭하게 상부구조의 변화를 유도해낸 츠다야서점의 사례에서 이노베이션의 안목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삼성경제연구소

 


본 콘텐츠는 삼성경제연구소와 협약을 통해 제공되는 저작물로, 영리 목적의 무단 도용을 금지합니다. 이외 개인 홈페이지, 블로그 등에 재게재하실 때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