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디자인으로 소통하는 LOUD 캠페인 11] 작고 귀엽지만 크고 강력한 저항. 테디베어의 작은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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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배려석의 필요성을 부각하면서 초기 임산부의 존재감을 알리는 결정적 역할을 한 소재가 하나 있다. 바로 테디베어 인형이다. 공공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조금은 경직될 수 있는 [공공의 문제에 저항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메신저]다.
공공의제는 많은 경우 누군가 나서서 의제화 하는데 부담을 느낀다. 대부분 의제가 비판이나 갈등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정해진 규범이나 제도가 있음에도 잘 지켜지지 않는 현실 앞에서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 침묵하던 다수를 대변해 주기도 한다.
임산부 배려석 테디베어 이전에 강력한 저항의 메신저로서 테디베어가 존재감을 드러낸 사례가 있었다. 2012년 7월 두 명의 스웨덴의 광고전문가 토마스 마제티와 한나 프레이는 소형 비행기를 이용해 벨라루스 50m 상공에서 낙하산을 단 테디베어 인형 879개를 투하시켰다. 당시 테디베어는 벨라루스의 인권탄압에 항의하기 위해 벨라루스 국민의 인권보호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달고 지상으로 낙하했다.
* 유현진(2012.8.2.) 테디베어가 장군을 해고시켰다는데 이유는?. 문화일보
사진 : 2012년 당시 벨라루스에 투하된 테디베어 인형_©GOOGLE IMAGE
이 소식은 곧바로 외신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무엇보다 탄압이 두려워 제대로 독재에 대한 비판과 저항이 위축된 상황에서 테디베어는 벨라루스의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주요한 메신저 역할을 수행했다.
저출산 국가라는 거대한 담론의 과제 앞에서 임산부 배려석에 주목했던 대학생들은 아기 인형 놓아두기 실험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 제안 이후 캠페인의 수정과정에서 테디베어로 소재를 교체한 배경에는 이 벨라루스의 선례가 큰 영향을 주었다. 임산부 배려석에 올려놓았던 테디베어는 우리 주변에 있지만 보지 못하던 존재, 초기 임산부를 볼 수 있도록 매개해주었다.
관심이 없던 곳에 관심을 두도록 하거나 보지 못하던 존재를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 이것이 공공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메신저 역할이다. 테디베어는 그러한 역할을 수행했던 대표적 소재 중 하나다. 그 이유는 누구에게나 친근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무겁게 느껴지는 공공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한 번쯤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힘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다. 무언가를 제작하거나 새롭게 그리거나 인쇄를 할 필요도 없다.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만 출력해 대신 들고 있도록 하면 그만이다. 디자인의 완성도나 디테일보다 누구나 동참하는 일종의 [캠페인 패러디]가 가능하다. 이는 오히려 공동체 내 변화를 이끌고자 하는 주체들의 '진정성'을 상호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참여와 확산 그리고 공감의 선순환을 만드는데 주요한 초기 커뮤니케이션 발화점에 위치할 수 있는 존재가 진정한 메신저다. 이 메신저가 핑크 카펫의 존재감을 다시 부각해 주었다.
사진 :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이 온전히 비워져 있지 않은 현실 속 초기 임산부의 메신저 역할을 했던 테디베어 인형_ LOUD. 임산부 배려석 캠페인 영상 화면 캡쳐 ©공공소통연구소
넛지디자인이란?
넛지디자인은 넛지(Nudge,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의 개념을 적용하여 행동변화를 유도하는 디자인을 말하는 것으로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사람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디자인이다. 넛지디자인을 통해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생활의 편리성을 개선하며, 국가와 지역의 품격을 높일 수 있다. 디자인을 외관 스타일링이 아닌 문제해결 및 사회 혁신 도구로 활용을 확장한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디자인 시장을 창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활용 예시 :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 남자화장실 소변기 파리 그림을 그린 결과,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이 80% 감소함
* 출처 : 넛지디자인프로젝트 추진단 발대식 발표자료, 2023.8.31.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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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 공공소통연구소 LOUD (www.loud.re.kr)
[넛지디자인으로 소통하는 LOUD 캠페인] 은 한국디자인진흥원과 공공소통연구소가 공동으로 기획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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