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서비스디자인의 재발견 06] 지역 커뮤니티의 행정서비스 디자인 적용사례 연구 : 세종시 첫마을을 중심으로
월간지방자치, 2012.03.
* 출처 : 지방자치연구소
이 글은 과거 월간지방자치에 연재되었던 공공서비스디자인 특집 기사를 재게시한 글입니다. https://www.lgrc.co.kr/
조소연 기획조정관 행정복합도시건설청
세계적인 명품도시의 의의
2005년 3월 18일 법률 제7391호로 제정된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1조(목적)에서는 수도권의 과밀한 집중에 따른 부작용을 시정하기 위하여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건설하는 방법 및 절차에 관하여 규정함으로써 국가의 균형 발전과 국가 경쟁력의 강화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동법 제44조와 제51조에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 관한 사업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하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회계를 설치하고, 국가예산 지출의 상한을 2003년도 불변가격 기준으로 8조 5천억 원의 상한액을 설정하고 있다. 사업시행자의 법적 지위를 가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투자 규모 14조 원을 합하면 2030년까지의 공적 투자 규모가 22조 5천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대규모의 공적 자금을 투입하여 건설하려고 하는 세종시가 명품도시로 세계적인 도시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으려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지식정보화사회에 적합하고 디자인이 멋스러운 건축물 등의 기반 시설과 함께 세종시 건설과 운영에서 국민의 참여가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가 되어야 국민의 공감과 수용성이 높은 도시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도시는 하드웨어 측면뿐만 아니라 이용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소프트웨어적인 운영 부분이 잘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하에서는 작년 말에 이루어진 세종시 첫마을 입주를 계기로 각종 편의시설 제공과 체감도 높은 행정서비스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정책과 조직 운영에 적용하면서 제기된 수요자 중심의 행정서비스 디자인에 대한 사례를 소개하고 향후 과제를 짚어보기로 한다.
행정서비스 디자인 적용 사례
세종시 첫마을은 약 35만 평의 대지에 7,000가구가 입주하는 커뮤니티로 작년 말부터 올해 3월까지 2,200가구, 6월 이후 약 4,800가구가 입주하여 올해 안에 약 2만 명의 인구가 거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간이 정주 여건을 차츰 갖춰가고 있는 첫마을에서 현재 필요한 것은 입주민의 관점에서 체감할 수 있는 행정서비스와 주민편익서비스가 구현되는 것이다. 현재 이를 가능하게 하는 실천적인 방법으로 주부 모니터링단 운영, 공공기관 거버넌스 운영 및 세계 최고의 도시 만들기 연구 포럼 등이 마련되어 운영 중에 있거나 곧 운영될 예정이다.
- 주부 모니터링단 운영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올해 1월 17일 주부 모니터링단을 발족했다. 이번 주부 모니터링단 발족은 첫마을 입주에 따른 현장의 소리를 주부를 통한 소통의 장으로 만들어 아이디어를 적극 발굴하고 내실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주부 모니터링단은 입주 초기임을 고려해 우선 11명으로 구성하고 단계적으로 20명까지 늘려갈 계획이다. 17일 첫 모임에서는 위촉장을 수여하고 세종시 건설 현황, 주부 모니터링단의 역할과 향후 운영 방안에 대해 자유토론을 갖는 시간을 가졌다.
첫마을 입주 시점에 주부 모니터링단을 구성하여 운영하는 이유는 세종시가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강화되는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여 여성이 살고 싶은 도시를 구현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여성의 섬세함과 감수성으로 각종 공공과 민간의 서비스에 대한 점검과 평가를 통해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이 작용하였다. 국가행정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주부 모니터링단을 운영하는 사례는 적지 않지만, 행복도시건설청이 구성하여 운영하는 주부 모니터링단은 인구 약 2만 명이 거주하는 지역사회의 특성상 참여자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지역사회의 각종 이슈에 대해 함께 논의하여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합의를 통해 만족도를 높여나갈 수 있다는 점, 계획형 도시로서 새롭게 만들어져가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입주민들이 좋은 지역사회 건설을 위한 열정과 희망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운영 사례를 기대할 수 있다.
- 공공기관 거버넌스 운영
공공기관 거버넌스는 입주 초기 주택관리, 기반 시설, 행정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민의 불편과 요구사항을 관련 기관들이 함께 분석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응 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구성하여 운영되고 있다. 올해 1월 12일에 첫 모임을 가졌고 향후 공공기관 거버넌스의 역할과 과제 등에 대해 논의하였다. 첫 모임에 참여한 기관으로는 행복도시건설청, 세종시출범준비단, 연기군 주민센터(남면 출장소), 보건지소, 연기교육지원청, 남면파출소, 119 소방안전센터, 첫마을 우체국, 한국주택토지공사 등이 있다.
공공기관의 경우 대체로 지리적으로 분산되어 운영되고 있고, 기관 간의 업무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칸막이 현상이 공급자 중심의 행정의 모습이며 국민의 체감도를 낮추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있어왔다. 세종시 첫마을의 경우 이러한 기관 간 칸막이를 최소화하고 기관 간 업무 협조를 통해 수요자 중심의 행정을 유도하고 아울러 주민이 하나의 장소를 방문하여 다양한 행정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기관이 입주하는 복합 커뮤니티를 건설하였다. 이러한 복합 커뮤니티 건설이라는 하드웨어적인 취지를 감안하여 행정기관 간의 유기적인 업무 협조를 끌어낼 수 있는 정기적인 공공기관 거버넌스 회의 운영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중앙행정기관의 역할과 기능상으로 보면, 국무총리실이 다양한 국가기관과 지방정부가 참여하는 거버넌스의 운영을 총괄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세종시의 지역 여건과 그간 행복도시 건설 과정을 고려할 때 행복도시건설청이 이러한 거버넌스의 운영을 총괄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보여진다.
공공기관 간의 거버넌스의 바람직한 운영 방안은 향후 과제로 일정 기간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정립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기관 거버넌스의 정착 여부는 참여자들이 소속 기관의 이해와 관점에 집착하지 않고 유연한 기관 간 협업을 통해 수요자 중심의 행정서비스를 구현하려는 인식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 세계 최고의 도시 만들기 연구 포럼(가칭)
명품도시로서의 세종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2006년도에 수립된 기본계획과 개발계획이 차질 없이 실행되는 것만으로 완성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경쟁할 만한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는 문화, 교육, 복지, 주민자치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우수 운영 사례, 카셰어링과 같은 한 차원 높은 시민의식을 전제로 하는 교통운영 사례 등을 세밀하게 연구하여 세종시에 접목하여 하드웨어적인 우수함에 소프트웨어적인 운영 사례를 축적해야만 세계에서 인정하는 명품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도시 만들기 연구 포럼은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도시의 모범적인 운영 사례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세종시에의 적용 가능성을 세밀하게 연구하기 위한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의 연구 모임이라고 볼 수 있다. 세부적인 구성과 운영 방안을 마련하여 올해 2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다양한 시각과 경험을 가진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의 참여자들 간 격의 없는 토론을 통해서 지역 주민에게 높은 만족도를 주는 행정서비스의 구현 방안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루어져 세종시의 행정이 수요자 중심으로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과제
국민의 체감도를 높이는 행정서비스 디자인을 유도하기 위한 핵심적 과제로는 공무원들의 수요자 중심의 사고와 실천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로 요약될 수 있다. 공무원 사회에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제도적인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안의 하나로 수요자 중심의 행정서비스 창출과 성과 관리를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개인별 연도 업무 목표 설정 시 국민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성과 지표를 제시하게 하고 이를 성과 평가 시 평가하는 체계적인 성과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주부 모니터링단의 운영을 담당하는 공무원의 경우 단순히 투입이나 공급자 중심의 지표인 ‘주부 모니터링단 구축과 연간 10회 이상 회의 개최’라는 정량 목표보다는 ‘주부 모니터링단에서 제시한 이슈와 대안을 50% 이상 실행’이라는 지표가 좀 더 수요자 중심의 지표가 될 수 있는데, 이러한 수요자 중심의 지표를 중심으로 개인과 부서의 성과를 평가하는 성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계량적 지표로 평가하기 부적절한 경우나 과장급 이상의 부서장의 경우는 평가 대상 기간 중의 주요 성과를 제시할 경우 국민편익을 제고한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게 하는 기술식(description)의 자기실적 기술서를 작성하게 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부서의 실적이 아닌 개인의 부가가치(value-added) 중심의 실적, 즉 개인이 직접적으로 기여한 성과를 중심으로 작성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약하면, 수요자 중심의 행정을 위한 각종 장치나 제도와 함께 이를 뒷받침하고 작동될 수 있도록 하는 성과 관리 체제나 전략적인 인사관리 시스템이 운영되어야 공직 사회가 수요자 중심의 행정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수요자의 요구 사항이나 기대를 반영하기 위한 각종 장치나 제도는 각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정부에서 도입하거나 운영되고 있지만, 무늬만 의견수렴 장치라는 비판을 듣지 않기 위해서는 민과 관 간의 비대칭적인 정보나 권한 관계를 넘어서서 수평적·협력적 관계에 이르는 실질적인 주민자치의 수준으로 내실 있는 운영을 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공공서비스디자인
* 이 글은 2012년 월간지방자치에 연재되었던 공공서비스디자인 특집 기사를 재게시한 글입니다. https://www.lgrc.co.kr/
* 전체 기사 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