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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혼자만의 고민이 우리의 아이디어가 되기까지 - 산업단지정책해커톤 청년 노동자, 최주희 위파인 디자이너

혼자만의 고민이 우리의 아이디어가 되기까지

산업단지정책해커톤 청년 노동자, 최주희 위파인 디자이너 인터뷰

최주희 위파인 디자이너는 산업단지정책해커톤에 큰 기대를 품고 참여한 사람은 아니었다. 지난 4월, 쉴 틈 없이 돌아가던 일상과 업무 속에서 잠시 쉬어가자는 마음으로 예산 스플라스 리솜을 찾았다. 그에게 해커톤은 처음에는 “머리나 식히고 오는” 자리였다. 그러나 그는 이틀 뒤 다른 상태로 돌아왔다. 해커톤 이후 망설임 없이 서비스디자인 학점은행제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해온 문제가 단지 투정이 아니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 인터뷰는 한 청년 참가자가 자신의 경험을 더 이상 사적인 투정으로 여기지 않게 된 과정을 보여준다. 산업단지를 기계 부품처럼 사람이 소모되는 공간으로 보던 기억, 큰 정책은 거대한 시설과 법규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던 관성, 자기 안의 문제의식이 개인적 불만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해커톤 안에서 조금씩 바뀌었다.

인터뷰 — 최주희가 말하는 “내 경험도 정책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최주희 디자이너 프로필 사진

최주희
위파인 디자이너

잠시 쉬러 갔다가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났습니다

“처음 이 해커톤에 참여한다고 들으셨을 때, 솔직히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매일 쉴 틈 없이 굴러가는 일상과 업무 속에서 한숨 돌릴 시간조차 부족했던 지난 4월. 문득 ‘이참에 잠시 쉬어가자’는 마음으로 모든 걸 내려놓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4월 17일부터 1박 2일간 충남 예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산업단지정책해커톤이었습니다.
사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처음엔 큰 기대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경험했던 해커톤들처럼 그저 뻔하게 남의 이야기를 듣고, 쫓기듯 발표하고, 날 선 평가를 받는 딱딱한 자리일 거라 생각했거든요. ‘1박 2일 동안 좋은 곳에서 머리나 식히고 오자’는 마음이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저는 생각지도 못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잠시 쉬러 갔다가 평생 잊지 못할 자극과 열정, 그리고 다정한 사람들을 한가득 품고 돌아온 예산에서의 봄날. 이때 얻은 따뜻한 원동력으로 제 자리에서 더욱 단단한 흐름을 만들어가 보려 합니다.”

처음의 기대가 낮았기 때문에 변화는 더 선명하다. 그는 평가받는 해커톤을 예상했다. 그러나 그가 만난 것은 자기 경험을 꺼내도 되는 자리였다.

산업단지는 기계 부품처럼 사람이 소모되는 곳 같았습니다

“행사 전에는 산업단지를 어떤 곳으로 생각하고 계셨습니까?”

“학창 시절,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구미 산업단지의 대기업에 취업했던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기계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공장에서 앉을 곳도 없이 2교대 근무를 하며 울고 아파했던 친구들. 친구들을 만나러 갈 때마다 마주했던 삭막한 시멘트 벽은 제게 늘 답답하고 안쓰러운 기억으로 남아있었습니다.
게다가 매일 아침 공장복을 입고 일터로 향하는 저희 가족의 뒷모습을 볼 때면, 제 마음은 더욱 무겁게 가라앉곤 했습니다. 일자리이긴 하지만, 소중한 내 사람들이 마치 거대한 공장의 ‘기계 부품’처럼 소모되는 곳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죠.”

그가 산업단지를 바라보는 시선은 통계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친구와 가족의 모습에서 생긴 감각이었다. 산업단지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곳이지만, 그 안에서 사람이 소모되는 곳처럼 느껴졌다.

지적이 아니라 존중과 도파민이 가득했습니다

“1박 2일 동안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은 무엇이었습니까?”

“이번 해커톤이 이전의 경험들과 전혀 달랐던 건, 의견을 깎아내리거나 반박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서로의 아이디어 위에 더 좋은 생각을 다정하게 얹어가는 과정 그 자체가 너무 재밌어서, 1박 2일 내내 마음이 둥둥 떠다니듯 즐거웠습니다. 타당성을 따지며 검열하기보다 창의적으로 생각을 확장해 나가는 서비스디자인 방식의 워크숍은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해커톤의 성격이 바뀐다. 그는 의견이 깎이는 자리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다른 사람의 생각 위에 자신의 생각을 얹는 경험을 했다. 이 차이가 이후 서비스디자인 학습으로 이어진다.

진짜 문제는 제도보다 근로자의 마음에 드리운 불안감이었습니다

“‘이건 진짜 산업단지 현장의 문제다’라고 느끼신 순간이 있었다면 무엇이었습니까?”

“진짜 문제는 낡은 제도가 아니라, 그 속에 살고 있는 근로자들의 마음에 드리운 불안감이었습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시대에 현장의 청년들은 더 이상 이곳을 나를 지켜줄 ‘안전지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거죠. 우리 [창구완나예] 팀은 바로 이 지점, ‘산단 근로자의 불안과 경험’에 주목했습니다. 구미처럼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청년들이 기계 부품이 아닌 하나의 ‘존엄한 인간’으로서 스스로를 건강하게 챙기며 살아가려면 어떤 쉼과 지지 기반이 필요한지, 진짜 사람에게 집중하는 고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최주희 디자이너가 본 문제는 제도의 양이 아니었다. 현장의 청년들이 더 이상 산업단지를 자신을 지켜줄 안전지대로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팀의 논의도 여기서 시작됐다. 청년 근로자가 기계 부품이 아니라 존엄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조건을 묻는 방향이었다.

제도가 부족해서 힘든 걸까

“해커톤 하면서 처음에 들었던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활동 중에 바뀐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이고 왜 바뀌게 되었나요?”

“‘산업단지정책해커톤’이라는 타이틀의 무게감 때문인지, 저도 모르게 거창한 건물이나 안전 시스템, 거대한 법규 같은 것들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무언가 거시적인 정책을 제안해야만 할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기존의 데이터들을 꼼꼼히 들여다보니, 이미 시행 중인 법규나 안전 대책은 차고 넘칠 만큼 촘촘하게 중복되어 있었습니다.
문득 회의감이 스쳤습니다. ‘제도가 부족해서 현장의 청년들이 힘든 걸까?’
그 질문의 끝에서 우리 팀의 시선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이미 있는 정책에 살을 붙이기보다, 철저하게 청년 근로자 개인에게 집중하자.’ 진짜 짚어야 할 문제는 딱딱한 인프라가 아니라, 그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사람의 경험과 마음’이었습니다. 제도가 아무리 화려해도 평생직장이 사라진 산단에서 청년들은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었으니까요.”

그가 처음 떠올린 것은 건물, 시스템, 법규였다. 그러나 자료와 대화를 따라가며 질문이 바뀌었다. 제도가 부족해서 힘든 것인가. 아니면 제도가 있어도 사람의 불안과 삶의 감각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이 질문이 팀의 방향을 바꾸었다.

버스 정류장이 경험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충격

“가장 공감하신 아이디어는 무엇이었고, 왜 그렇게 느끼셨습니까?”

“사실 산업단지의 고질적인 교통 불편 문제를 생각하면, 대개는 ‘버스 노선을 늘리자’거나 ‘도착 알림 서비스를 더 정확하게 만들자’ 같은 익숙한 해결책만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그 안일한 생각의 틀에 갇혀 있었죠. 하지만 그 팀은 접근부터 달랐습니다. 지엽적인 시스템 개선을 넘어, 근로자들이 매일 대기하는 ‘버스 정류장 공간 전체를 완전히 새로운 경험의 공간으로 바꾸자’고 제안한 것입니다. 그 발상을 보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만 바꾸면, 매일 마주하는 지루한 공간도 완전히 다르게 디자인할 수 있구나’ 하는 놀라움과 신기함이 교차했습니다. 서비스디자인이 가진 진짜 매력과 파괴력을 온몸으로 체감하며, 깊은 공감과 함께 마음속으로 뜨거운 박수를 보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가 공감한 것은 정류장 개선안 자체보다 문제를 보는 방식이었다. 버스 노선이나 알림 정확도만이 아니라, 매일 기다리는 공간의 경험 전체를 바꾸는 발상이었다. 여기서 그는 서비스디자인의 힘을 체감한다.

놀거리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쉼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이디어는 좋지만 실행은 어렵겠다’고 느끼신 아이디어가 있었다면 무엇이었습니까?”

“참 신선하고 취지도 좋지만 ‘과연 실제 현장에서 실행될 수 있을까?’ 하는 안타까운 고민을 남긴 아이디어도 있었습니다. 바로 ‘산단 청년들을 위한 놀거리 및 문화 공간 조성’이었습니다. 아이디어 자체만 보면 청년들의 활기찬 일상을 위해 꼭 필요한 즐거운 상상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로 눈을 돌려보면, ‘산업단지는 오직 생산을 위해 일만 하는 곳’이라는 현장의 오랜 선입견과 장벽이 너무나도 견고하게 버티고 있었습니다. 혹여나 일터 근처에 그런 놀이 공간이 들어서면 ‘일의 능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선부터 마주하게 될 게 불 보듯 뻔했죠. 그 안타까운 간극을 바라보며 저는 한 걸음 더 들어가 고민해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삭막한 공간에서 버텨내는 청년들에게 진짜 시급한 건 화려한 놀거리일까, 아니면 온전한 쉼일까?’
에너지를 쏟아내며 노는 공간보다는, 기계 부품처럼 소모되던 몸과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숨을 고를 수 있는 안전하고 따뜻한 ‘쉼의 공간’이 먼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서비스디자인이 풀어야 할 현장의 숙제가 무엇인지 다시금 깊게 고민해보게 만든 값진 화두였습니다.”

그는 청년 문화 공간의 가치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산단의 현장 인식과 실행 장벽을 보았다. 그래서 질문을 다시 좁힌다. 지금 필요한 것은 놀거리인가, 쉼인가. 이 질문은 청년정책이 활력만이 아니라 회복의 조건도 다루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해커톤 이후 서비스디자인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서비스디자인 방식이 일반 회의나 일반적인 워크숍과 다르게 느껴진 지점은 무엇이었습니까? 산단 근로자의 경험과 마음에서 시작하고, 창의적으로 풀어가는 서비스디자인 방식에 대하여 어떻게 느끼셨습니까?”

제 마음에 가장 큰 불을 지폈던 건, 다름 아닌 서비스디자인 방식의 워크숍이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경험했던 일반적인 미팅이나 워크숍은 대개 효율성과 정답을 먼저 정해두고, 그 틀에 맞춰 아이디어를 검열하거나 깎아내리는 삭막한 과정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서비스디자인은 완전히 결이 달랐습니다. 무언가를 지적하는 대신, 철저하게 ‘산단 근로자의 실제 경험과 아픈 마음’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더군요. 그들의 일상에 온전히 몰입해 공감한 뒤, 그것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제한 없이 창의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과정은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생각을 검열하지 않고 더 크고 자유롭게 펼칠 수 있으니, 회의를 하는 내내 지치기는커녕 흥미로움과 즐거움이 샘솟았습니다.
이 방식이 주는 매력에 얼마나 깊이 매료되었던지, 행사가 끝난 직후 저는 망설임 없이 서비스디자인 학점은행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막상 실제로 부딪혀 마주한 배움의 과정 역시 해커톤 때 느꼈던 그 설렘 그대로 여전히 흥미롭고 즐겁습니다. 현장의 마음을 읽어내고 그것을 창의적인 솔루션으로 시각화하는 이 멋진 학문을 조금 더 깊이 있게 파고들어, 앞으로 제가 마주할 비즈니스와 기획의 영역에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저만의 독보적인 경쟁력으로 단단하게 녹여내고 싶습니다.”

이 인터뷰가 다른 인터뷰와 가장 크게 달라지는 지점이다. 그는 서비스디자인이 좋았다고 말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해커톤은 그에게 정책 참여 경험이자 학습 방향을 바꾼 사건이었다.

정책의 시선을 인프라에서 인간으로 돌려야 합니다

“이 해커톤 이후 산업단지 정책이 달라져야 한다면,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만약 이 해커톤을 기점으로 산업단지 정책이 완전히 새로워져야 한다면, 가장 먼저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할 핵심은 명확합니다. 바로 ‘정책의 시선을 인프라에서 인간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사고를 거치며 안전 도구가 도입되고, 기구가 개선되고, 촘촘한 규칙들이 만들어졌습니다. 하드웨어적인 면은 분명 과거보다 나아졌음을 느낍니다. 하지만 왜 현장에서는 여전히 위태롭게 신호수가 일을 하고, 사다리에서 떨어지고, 기계 끼임 사고 같은 안타까운 인명 사고가 반복되는 걸까요? 제도가 없어서가 아닙니다. 정작 그 제도를 움직이는 현장의 안전 불감증과 근로자의 인식이 아직 과거의 관성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장비를 쥐여주어도 ‘빨리빨리’와 ‘효율성’만을 강요하는 문화 속에서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합니다. 근로자가 스스로를 기계 부품이 아닌 하나의 존엄한 인간으로 여기고, 기업 역시 이들을 부품이 아닌 핵심 주체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하고 적극적인 ‘인식 개선 정책’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제 산업단지 정책은 눈에 보이는 시설물 확충을 넘어, 근로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과 안전 의식을 단단하게 만드는 인식변화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이번 해커톤을 통해 제가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깊이 깨달은, 가장 시급하고 본질적인 과제입니다.”

그의 결론은 인프라에서 인간으로 향한다. 시설과 장비를 더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이 스스로를 기계 부품이 아니라 존엄한 인간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경험이 아이디어가 되는 과정은 제 심장을 뛰게 했습니다

“본인의 경험이 팀의 아이디어로 바뀌는 과정은 어떠셨습니까?”

“저는 평소에 일상에서 겪은 경험이나 사소한 불편함들을 수면 위로 올려 새로운 아이디어로 바꾸는 활동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머릿속에 흩어져 있던 생각 조각들이 우리 팀의 솔루션으로 꿰어질 때 짜릿했습니다. 경험이 아이디어가 되는 그 과정은 언제나 제 심장을 뛰게 만들고 도파민을 솟구치게 합니다.”

그가 이번 해커톤에 강하게 반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해커톤은 자신의 경험과 감각을 꺼내 팀의 아이디어로 엮어보는 과정이었다. 혼자 품고 있던 생각이 공동의 언어로 바뀌는 경험이었다.

내가 생각해온 문제가 단지 투정이 아니었구나

“‘내가 생각해온 문제도 정책이 될 수 있다’고 느끼신 순간이 있었다면 무엇이었습니까?”

“이번 해커톤에서 우리 팀이 청년 근로자를 위한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때가 딱 그랬습니다. 과거에 산업단지를 바라보며 안타까워했던 시선, 현장에서 보고 느꼈던 생생한 경험들을 팀의 아이디어 위에 차곡차곡 얹어 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들을 한데 모아 멋지게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그 순간 가장 크게 다가왔던 위로는 ‘내가 생각해온 문제가 단지 투정이 아니었구나’ 하는 깨달음이었습니다. 내 안의 작은 목소리가 팀원들의 공감을 얻고, 나아가 이 시대 산업단지를 살아가는 수많은 청년들의 보편적인 문제를 해결할 소중한 ‘정책’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내 경험이 가치를 인정받고 모두의 지혜로 확장되던 그 순간의 벅찬 에너지는, 앞으로도 기획자이자 크리에이터로 살아갈 제 삶에 오래도록 강력한 연료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양손 무겁게 빳빳한 상금 100만 원까지 거머쥐었으니 더할 나위 없었습니다!”

해커톤은 그의 문제의식이 정책으로 채택되었다는 의미만 갖지 않는다. 자신이 느껴온 불편과 안타까움이 투정이 아니라는 확인이었다. 개인의 작은 목소리가 팀의 공감과 만나 정책의 씨앗으로 바뀐 경험이었다.

'인식 변화 해커톤'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행사 이후에도 계속 다뤄졌으면 하고 생각하는 산단 생활의 문제는 무엇입니까?”

“저는 이 해커톤이 단순히 일회성 정책 제안을 짜내는 자리가 아니라, 현장의 오랜 관성과 안전 불감증을 강력하고 적극적으로 뒤흔드는 ‘인식 변화 해커톤’으로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시설물 확충을 넘어 근로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내면의 스킨십이 일어날 때, 진짜 변화가 시작될 테니까요.”

그가 바라는 후속 과제는 시설 확충보다 인식 변화에 가깝다. 현장의 관성과 안전 불감증을 흔드는 과정, 근로자 한 사람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며 — 투정이 정책의 씨앗이 되는 순간

최주희 디자이너의 인터뷰는 이번 릴레이 인터뷰 중 개인적 변화가 가장 선명한 기록이다. 잠시 쉬러 갈 생각으로 해커톤에 참여했지만, 그 자리에서 서비스디자인을 만났고, 행사가 끝난 직후 실제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가 산업단지를 바라보던 시선에는 친구와 가족의 기억이 있었다. 기계가 쉬지 않고 돌아가는 공장, 앉을 곳도 없이 일하던 친구들, 공장복을 입고 출근하던 가족의 뒷모습. 그 기억은 혼자만의 안타까움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해커톤 안에서 그 기억은 팀의 논의 위에 올라갔고, 청년 근로자의 불안과 쉼, 존엄이라는 정책적 질문으로 바뀌었다. 서비스디자인 방식이 그에게 남긴 것은 아이디어 발상법이나 프로세스가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검열하지 않고 꺼내도 된다는 감각, 그것이 다른 사람의 경험과 만나면 정책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확인이었다. 산업단지 정책이 인프라에서 인간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는 그의 말도 같은 인식에서 나온다. 시설과 장비를 더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이 스스로를 기계 부품이 아니라 존엄한 인간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녀에게 이번 해커톤은 자신의 문제의식이 정책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하고, 그것을 실제 학습으로 이어가게 만든 전환점이었다.

정리 : 한국디자인진흥원 서비스안전디자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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