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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의 활자, 디지털로 부활하다

도브스 출판사의 <성경>(1903-1905) 첫 페이지 

 

지금으로부터 약 한 세기 전, 템스강 해머스미스 다리에 한 노인이 출몰하곤 했다. 어둠을 틈타 노인이 무언가를 강물에 던져버리는 밤이 이어졌다. 그는 도브스 출판사(Doves Press)의 공동 설립자인 토마스 제임스 콥든 샌더슨(Thomas James Cobden-Sanderson)이었다.

 

1899년 T. J. 콥든 샌더슨과 에머리 워커(Emery Walker)가 함께 설립한 도브스 출판사는, 밀튼의 <실낙원>, <성경> 등을 출판하며 상당한 명성을 얻었다. <이코노미스트>의 표현을 빌리면, 도브스 성경의 ‘창세기’ 첫 장은 “출판 역사상 가장 유명한 페이지 중에 손꼽힐” 정도다. 그 모든 책에 쓰인 활자가 바로 ‘도브스’다. 도브스의 책들이 현대의 북 디자인에 미친 영향력에서, ‘도브스’ 서체의 몫을 따로 떼 생각하기 어렵다.

 

그러나 콥든 샌더슨과 워커의 동업 관계가 악화하면서, ‘도브스’ 활자가 희생물이 되었다. 동업이 깨지고 출판사를 정리한 뒤, 콥든 앤더슨은 ‘도브스’ 활자의 모든 것을 템스강에 수장했다. 자신이 아닌 그 누구도 ‘도브스’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려는 파괴적인 애정의 결과였다. 어찌나 철저히 내버렸던지, ‘도브스’ 활자는 단 한 조각도 발견되지 않았고, 그렇게 ‘도브스’는 책 속에만 남게 되었다.

 


''더 도브스 타이프(The Doves Type)''

 

원 활자가 모두 사라진 상황에서, 남아 있는 활판인쇄물만을 가지고 서체를 되살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로버트 그린(Robert Green)이 3년의 노력 끝에 ‘도브스’를 디지털 폰트로 부활시켰다. 본래 100자 정도로 이뤄졌지만, 이번 디지털 판본에서는 @ 등 당대에는 없던 심볼과 기호가 더해져 350자 정도로 늘어났다고. 본래 ‘도브스’는 오늘날로 치면 16포인트 정도의 한 가지 크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 디지털 판본에서는 다양한 크기를 제공한다.

 

전설적인 서체 ‘도브스’의 부활. 이 서체를 둘러싼 상세한 이야기를 12월 21일 자 <이코노미스트> 기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편 로버트 그린이 되살려낸 ‘더 도브스 타이프’는 오픈타입 OTF 포맷으로 제공되며, 아래 타이프스펙(Typespec)에서 판매 중이다. 

 

www.typespec.co.uk/doves-type

www.econom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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