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서 아이팟의 개발을 이끌었던 토니 파델(Tony Fadell)이 애플을 떠나 네스트(Nest)를 설립한 것이 2010년의 일이다. 그가 택한 제품은 주택용 온도조절기였다. 당시만해도 의외의 선택처럼 보였지만, 지금 시장에는 유사한 제품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네스트는 2011년 학습형 온도조절기에 이어 최근에는 화재 감지 및 경보 시스템 ‘프로텍트’를 출시하였다. 어찌보면 ‘지루한’ 제품이지만, 네스트는 이들 제품에 정갈한 디자인과 함께 네트워크 연결로 한층 영리하고 편리한 사용성을 부여하여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였다.
그리고 현지 시각으로 1월 13일, 구글의 네스트 인수 소식이 전해졌다. 인수 금액은 32억 달러, 한화로 약 3조 4천억원에 달한다. 토니 파델은 구글이 ’스스로 지각하는 집(conscious home)’이라는 네스트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줄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매각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구글이 지닌 글로벌 자원을 바탕으로, 네스트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세계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으리라는 기대다. 한편 이번 인수는 구글이 가정을 사물 인터넷의 주요한 거점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현재 구글이 웹, 모바일 등에서 선보이는 첨단 기술을 네스트의 제품을 경유하여 가정에 통합시킬 가능성도 다분하다. 이미 자동차 분야에서 자동주행 자동차, 안드로이드 플랫폼 이식 등 커넥티드 카를 향한 행보를 걷는 것처럼 말이다.
구글에 인수되기는 했지만, 네스트는 앞으로도 토니 파델의 경영 하에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며, 독자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유지하게 된다. 물론 네스트가 구글의 가족이 되었다고 해서, 네스트 제품이 iOS 지원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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