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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변신> 표지 디자인

 

어느 날 아침 눈을 뜬 그레고르 잠자는 벌레로 변한 자신을 발견한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이 2014년  W. W. 노튼 출판사에서 새롭게 출간되었다. 뛰어난 독일어 번역가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수전 버노프스키(Susan Bernofsky)의 번역에, 영화감독 데이비드 크로넨버그(David Cronenberg)의 서문이 들어 있다. 그리고 책의 표지를 디자인한 사람은 런던의 디자이너 제이미 키넌(Jamie Keenan)이다. 

 

<크리에이티브 리뷰(Creative Review)>가 이번 <변신> 표지 디자인의 뒷이야기를 소개하였다. “책 표지란 기업 아이덴티티와 비슷해서, 책의 모든 것을 단 몇 초 안에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제이미 키넌의 설명이다. 하지만 <변신>처럼 이미 널리 알려진 고전에서도 마찬가지의 원칙을 적용할 수 있을까? 게다가 작가 사후 70년이 지나 저작권이 소멸된 터, 여러 출판사의 다양한 판본이 나와 있는 상황이라면 말이다. 키넌은 그 많은 책들 사이에서 바로 이 책을 선택할 만한 이유를 표지가 제공해주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디자이너가 선택한 것은 장식 요소가 풍부한 옛 이탈리아 서체와 딱정벌레였다. 키넌은 metamorphosis라는 책 제목을 벌레의 몸통처럼 둥글게 배열하였다. 양 옆의 여섯 개 글자에서는 마치 장식처럼 벌레의 다리가 뻗어나왔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제이미 키넌은 책의 제목을 표지의 이미지로 만들어냈다. “최종 버전에서는 글자를 엠보싱으로 처리하고, 글자에 광택을 주어 딱정벌레 형태에 실제 벌레처럼 윤기를 더했다.”

 

 

1915년 <변신>의 출간을 앞두고, 프란츠 카프카는 발행인 쿠르트 볼프(Kurt Wolff)에게 표지에 벌레가 등장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문하며 “먼발치에서라도 벌레가 보여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었다. 그 결과 오토마르 스타르케(Ottomar Starke)가 그린 초판본의 표지에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방문 앞에서 몸을 돌린 남자가 서 있다. 눈을 가리게 만든 그 무엇이 있을 방문 너머로는 어둠만이 보일 뿐이다. 2014년 카프카가 제이미 키넌의 이 표지를 본다면, 잠시나마 마음을 달리 먹을지도 모를 일이다.  

 

<Creative Review> Front to back : The Metamorpho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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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디자인 #제이미 키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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