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인트호번 디자인 아카데미(Design Academy Eindhoven) 졸업생 라우라 데슬(Laura Deschl)이 치료 옷인 “힐링 임프린트(The Healing Imprint)”를 개발했다. 스포츠웨어처럼 보이지만 지압과 요가동작을 결합해 심리적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맞춤 직조한 옷에는 규칙적인 그리드 패턴의 스티치가 박음질되어 있어 그 속에 작은 마사지용 구슬을 삽입할 수 있다. 이 구슬들은 몸통과 발, 손, 머리 등 특정 지압 부위로 옮겨 놓을 수 있다.

옷의 겉모양은 스포츠웨어나 레저웨어와 비슷하고, 바디수트와 장갑, 양말, 베개가 한 세트를 구성한다.

옷에 적용된 원리는 지압에 요가를 토대로 구체화된 동작을 결합하는 것으로, 이 동작들은 사용자 자신의 체중을 활용해 특정 “지압점”에 가해지는 압력을 높여준다.

데슬의 작품은 물리치료를 심리요법과 연계해 환자의 심리적 트라우마 극복을 돕는, 일명 통합치료(integrative therapy) 연구에 기초를 두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베설 판데르콜크(Bessel van der Kolk)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는 2014년 저작인 ‘몸은 기억한다(The Body Keeps the Score)’에서 트라우마가 야기하는 문제와 이를 치료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기록하고 있다.

데슬은 “트라우마 치료에 요가나 태핑요법, 공동체와 같은 ‘비전형적인’ 방법들을 도입한 것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디진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녀는 다른 사상가들의 생각도 받아들였는데, 신체를 통한 트라우마 극복이라는 방법론에서는 일정부분 비슷하다고 말을 이었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해 몸에 남겨진 흔적들을 극복하는데 신체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들 모두 확신하고 있다.”

지압은 트라우마와 관련된 불안이나 우울증은 물론,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을 다루는 데 사용되어왔다.

힐링 임프린트 옷에서, 지압은 억눌린 기억과 감정에 다가가는 역할을 하며 트라우마 치유 요가는 이렇게 소환된 기억에 대한 내적 성찰을 돕는다.

데슬은 개인의 몸과 감정은 “그 사람의 자아인식에 필수적인 두 가지 요소이지만, 트라우마의 결과 심각하게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트라우마와 방치의 과거를 가진 많은 사람들은 자기인식과 감각적 경험이 크게 분리되면서 신체와의 극단적 단절을 경험한다.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는 환자들이 체화를 훈련하도록 도와서 몸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옷에는 마사지볼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통로가 나있다.

세트 중 하나는 탄성실을 입힌 메리노울로, 경락 패턴이 있는 두 번째 세트는 재활용 니트 애슬레저 섬유로 만들어졌다. 마사지볼로는 보석을 사용했다.

힐링 임프린트에는 증상 별로 마사지 볼의 위치를 알려주는 삽화가 들어있다. 데슬은 정신운동 치료사와 함께 트라우마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 세션을 진행했다.

에인트호번에 있는 정신건강기관인 GGzE에서 이 옷을 테스트했으며, 프로젝트의 추가 개발을 위한 펀딩을 구하고 있다.

소셜 디자이너이자 예술 연구가인 데슬은 패션과 텍스타일을 전공했고 요가를 가르친 경험도 있다.  

에인트호번 아카데미에서 미술디자인 석사과정 졸업작품으로 제작된 힐링 임프린트는 그녀의 학제간 접근방식을 보여주는 대표적 작품이다.

마사지볼의 위치를 알려주는 삽화가 작품에 포함되어 있다.

“이 옷은 한 개인이 체화된 지식과 자기 인식에 접근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될뿐 아니라, 디자인이 과학과 비즈니스, 의학, 정신의학, 텍스타일 메이킹과 같은 다양한 분야와 융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원문 기사: Design and integrative therapy combine in Laura Deschl's garments (deze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