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롄밍(联名, 콜라보 마케팅)’이란 서로 다른 브랜드나 IP(지식재산권이 있는 창작물)가 협업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이는 마케팅 방식이다. 이를 통해 양측의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브랜드 영향력을 확대함으로써 상업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중국 음료업계는 IP 콜라보 마케팅 전략을 적극 활용 중이다. IP 콘텐츠 전문 뉴미디어 레이바오(雷报)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중국 식음료 업계에서 진행된 주요 IP 콜라보는 총 115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8개의 브랜드가 92개의 IP와 협력했으며, 특히 커피와 패스트푸드 등 즉석제조 식음료 분야의 콜라보가 전체의 71%를 차지했다. 이 중에서도 즉석제조 음료 분야의 비중이 가장 컸다. 즉석제조 음료 분야 마케팅의 경우 IP 테마 컵, 스티커 등 다양한 굿즈와 함께 포토존이 제공되고, SNS 인증 포스트 등을 통해 소비자 간 공유 효과가 크다는 특징이 있다.
<2025년 1분기 식음료업계 주요 IP 콜라보 마케팅 현황>
(단위: 건, %)

[자료: 레이바오(雷报)]
주문은 스마트폰 앱에서, IP 굿즈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중국 음료업계의 IP 콜라보 마케팅은 주로 온라인에서 제품을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소비자는 스마트폰 앱이나 미니프로그램을 통해 IP 굿즈가 포함된 음료 세트를 주문하고, 매장에서 제품과 굿즈를 함께 수령한다. 보통 음료 디자인에 IP가 적용되고, 관련 굿즈가 무료로 제공된다. 예를 들어, 차 음료 브랜드인 예예부파오차(爷爷不泡茶)와 중국 로맨스 드라마 ‘쉿, 국왕은 동면 중입니다(嘘, 国王在冬眠)’의 콜라보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은 아래와 같다.
<IP 콜라보 굿즈 구매 과정>
① 음료 브랜드 위챗 미니프로그램 접속 | ② 콜라보 행사상품 선택 | ③ 세부 옵션 선택 | ④ 매장에서 음료 및 굿즈 수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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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예예부파오차 위챗 미니프로그램, 샤오훙슈 관련 게시물]
이 외에도 음료 브랜드가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굿즈를 별도 판매하거나, 마트나 문구점 등에서 콜라보 상품을 유통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 캐릭터와 중국 음료 브랜드의 콜라보 사례
한국 캐릭터 IP 역시 중국 음료 브랜드와의 콜라보 마케팅에 참여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디자인 브랜드 ‘위글위글’, 강아지 캐릭터 ‘몰티즈’, ‘뽀로로’의 분홍색 비버 캐릭터 ‘루피’ 등이 있다.
① 루이싱커피 x 위글위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위글위글’은 2019년 중국 진출 후 2024년 상하이와 청두에 공식매장을 오픈했고, 올해는 4월부터 우한, 쿤밍, 톈진 등 6개 도시에서 팝업스토어 이벤트를 진행한다. 올해 3월에는 루이싱커피(瑞幸咖啡)와 협업해 음료 구매 시 스티커와 종이가방을 증정하고, 텀블러를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루이싱커피는 2017년 개업한 중국 커피 브랜드로 2024년 말 기준 중국에서 가장 많은 2만2000여 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루이싱커피 x 위글위글 콜라보>

[자료: 샤오훙슈 관련 게시물]
② 농부산천·루이싱커피 x 몰티즈
농부산천(农夫山泉)은 2012년부터 13년 연속 중국 생수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저장성 항저우시 브랜드다. 농부산천은 작년 10월 한국 디자이너가 만든 캐릭터 ‘몰티즈’와 콜라보를 통해 캐릭터가 삽입된 가방 및 교환권 세트를 농부산천 공식 스토어와 라이브방송에서 판매했다. 몰티즈는 2020년 국내 출시 후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2023년에는 난징을 시작으로, 베이징, 선양, 우한, 광저우 등지에서 릴레이 팝업 전시가 열렸다. 올해 2월에는 루이싱커피가 몰티즈와 콜라보 이벤트를 진행해, 지정 음료 구매 시 몰티즈 스티커와 반지를 증정했다.
<농부산천(农夫山泉)·루이싱커피(瑞星咖啡) x 몰티즈 콜라보>
[자료: 농부산천 위챗 공식계정, 샤오훙슈 관련 게시물]
③ 헤이티·루이싱커피 x 루피
헤이티(喜茶)는 중국 전역에 4000여 곳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밀크티 브랜드로, 2023년 12월 루피 캐릭터를 유쾌하게 재해석한 잔망루피와 콜라보를 진행했다. 블루베리 음료(19위안, 약 3800원) 1잔 구매 시 콜라보 디자인 컵, 컵 슬리브, 종이봉투, 미니 카드를 증정했으며, 더블 세트(38위안, 약 7600원)를 구매하면 랜덤으로 마그넷도 제공했다.
<헤이티(喜茶) x 잔망루피 콜라보>

[자료: 샤오훙슈 관련 게시물]
루이싱커피는 2024년 8월과 2025년 4월 두 차례 잔망루피와 콜라보를 진행했다. 특히 올해 4월에는 생야자 라떼 출시 4주년 기념으로 세트 구매 시 스티커, 배지, 텀블러를 증정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루이싱커피(瑞幸咖啡) x 잔망루피 콜라보>

[자료: 루이싱커피 위챗 미니프로그램, 샤오훙슈 관련 게시물]
굿즈가 주는 정서적 만족감과 저렴한 가격으로 젊은 세대 공략
중국 음료업계의 IP 콜라보 마케팅은 주로 청년층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젊은 세대는 음료 소비가 많고, 캐릭터 IP에 대한 관심도 높기 때문이다. 훙찬산업연구원이 발표한 ‘Z세대 즉석제조 음료 소비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Z세대(14~29세) 가운데 70%가 매주 1회 이상 즉석제조음료를 소비하고 있다. 또한, 중국 완구·유아용품 협회의 ‘2024 중국 브랜드 라이선스산업 발전백서’에 의하면, 2023년 중국 IP 소비자의 54.7%가 2030세대(18~40세)였다.
<2024년 중국 Z 세대 소비자 즉석제조음료 구매 주기> (단위: 일, %)  [자료: 훙찬산업연구원(红餐产业研究院)]
| <2023년 중국 IP 소비자 연령 분포> (단위: 세, %)  [자료: 중국 완구·유아용품 협회 라이선스산업 분회
(中国玩具和婴童用品协会授权行业分会)] |
젊은 세대가 IP 제품을 소비하는 이유는 정서적 만족감에서 찾을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2024 중국 소비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중국 도시 Z세대(18~25세)는 상품 소비 시 정서적 동반과 정신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문화·엔터테인먼트 및 식음료 분야에서 특히 높은 소비 비율과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캐릭터 굿즈는 이들에게 단순한 물건을 넘어, 캐릭터와 함께하는 느낌과 캐릭터를 소유한다는 감정적 가치를 제공한다.
또한, 합리적인 가격대도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요소다. 2024년 상반기 기준, 중국 즉석제조음료 신제품의 80%는 10~25위안(약 2000~5000원)의 가격에 판매되며, 소비자의 93.6%가 해당 가격대의 제품을 선택했다. 음료 IP 굿즈 증정 조건이 보통 음료 1~2개 구매라는 점을 감안하면, 50위안(약 1만 원) 이내로 음료와 굿즈를 얻을 수 있다.
<2024년 상반기 출시 즉석제조음료 신제품 출시가격 및 소비자 구매제품의 가격 분포>
(단위: %)

[자료: 훙찬산업연구원(红餐产业研究院)]
중국 진출 시 저작권 관련 유의할 점
한국 콘텐츠는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지만, IP 콜라보 마케팅에서는 아직 활용 사례가 많지 않다. 2025년 1분기 기준 중국 내 IP 콜라보 마케팅 사례 115건 중 한국 IP는 4건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 IP는 20건, 미국은 12건이었다.
한국 콘텐츠 기업은 중국에서 인기 있는 IP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지 음료 브랜드와의 콜라보 마케팅을 추진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내 저작권 등록이 선행돼야 한다. 지재권을 담당하고 있는 JT&N의 J 변호사는 KOTRA 항저우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저작권을 등록하면 창작물에 대한 유효성이 법적으로 추정되며, 저작권 침해 상품에 대해 수입통관보류 및 이의제기를 신청할 수 있고, 해외기업의 상표 선점 방지 등 권리 보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 전략을 기반으로, 음료 소비가 많고 IP 굿즈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중국 젊은 세대를 공략해 콜라보 마케팅을 추진한다면 우리 기업은 인기 IP를 활용한 효과적인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훙찬산업연구원(红餐产业研究院), 중국 완구·유아용품 협회(中国玩具和婴童用品协会授权行业分会), 맥킨지(McKinsey), 한국저작권위원회, KOTRA 항저우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