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oCifra 2025 개요

[자료: ExpoCifra 홈페이지]

ExpoCifra는 2025년 최초 개최된 전시회로, IT, 디지털 전환, 자동화, 정보보안 분야 전문가들이 한자리 모이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러시아 전자산업을 대표하는 전시회인 ExpoElectronica와 같은 장소에서 함께 개최하며 업계 간 협업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첫 전시회임에도 러시아 및 해외 각국의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개발사, 장비 및 부품 제조사, 서비스 제공업체, 시스템 통합 업체 800여개사가 참가하여 기술을 선보였다. 그 중에서도 다양한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기술 솔루션이 큰 주목을 받았다.

전시 품목은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클라우드 컴퓨팅, 스마트 시티 기술, 통신 장비 및 서비스, 스마트 제조, 생산 자동화, 지능형 교통 체계, 위치 기반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B2B용 전자기기, 디지털 의료기기 및 원격의료 서비스, 핀테크 및 전자상거래, 교육 혁신 기술 등 광범위한 디지털 분야를 아우른다. 이는 ExpoCifra가 단순 전시회에 그치는 것이 아닌, 디지털 산업 발전을 논하는 다기능 플랫폼을 추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시회 전경>

[자료: KOTRA 모스크바무역관]

참가기업 및 방문객 규모

올해 ExpoCifra 및 ExpoElectronica 전시회에는 러시아를 비롯해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 인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8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했다. 러시아 기업의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였으며, 중국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러시아 전역 70개 지역 및 전 세계 20개국에서 참관객 22,000명 이상이 이번 ExpoCifra를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

ExpoCifra/ExpoElectronica 참가기업은 주로 IT·디지털 솔루션을 중심으로 △전자 부품, △모듈 및 구성품, △전자제품 생산 기술·장비·소재, △임베디드 시스템, △로봇공학 및 지능형 제어 시스템의 총 다섯 가지 부문의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전시회에 참가한 주요 기업으로는 정보 보호 솔루션 및 보안 정보·통신 시스템 개발 전문 기업 'Novo',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및 설계 자동화 솔루션 기업 'ASCON', 인도의 정보통신 장비 도·소매 유통 기업 'MOBIIMPEX', 중국의 산업용 임베디드 시스템 및 올인원 솔루션 전문 기업 'NODKA' 등이 있었다. 

전시회 프로그램 및 주요 행사

올해 ExpoCifra/ExpoElectronica 전시회에서 진행된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다양한 산업 현안을 논의하는 전문가 라운드테이블, 실무 워크숍, 분석 세미나, 마케팅 및 트렌드 컨퍼런스 등이 있었다.

특히 서방기업의 러시아 IT 시장 재진입 가능성 및 전자산업에 대한 국가적 지원 정책에 대한 논의가 중심적으로 다뤄졌다. 서방 기업의 러시아 시장 복귀를 위협으로 보는 인식이 참석자들 사이에서 두드러졌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 기업들이 민간 소비자 시장에 적절히 대응할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다수 있었다. 특히 마케팅 역량 부족이 러시아 전자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많은 러시아 기업들은 제품 기획 부서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마케팅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를 공유하려는 기업 간 개방성이 낮은 편이고, 산업 디자인, 브랜드 네이밍, 커뮤니케이션 전략 등도 전반적으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2025년 주목할 만한 기술로는 인공지능(AI) 기반 도구 및 데이터 관리 기술이 꼽혔다. 또한 로우코드/노코드(Low-code/No-code) 플랫폼 역시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에 활용 가능한 유망 기술로 소개되었는데, 이는 별도의 고급 IT 역량 없이도 기업 내 반복 업무를 효율적으로 디지털화할 수 있는 도구로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러시아 내 IT 인력 부족 문제로 인해 이러한 기술에 대한 수요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외에도 비정형 데이터 처리를 위한 오브젝트 스토리지(Object Storage)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처리 데이터 용량의 증가 및 강화되는 데이터 현지화 요구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ExpoCifra/ExpoElectronica 전시회 프로그램 전경>

[자료: KOTRA 모스크바 무역관]

'22년 서방 기업의 철수 이후 러시아 시장의 잠재 규모는 대폭 축소되어 있다. 일부 현지 고객사의 경우 이미 자국산 솔루션으로 전환을 마쳤고, 일부 산업 분야에서는 규제 조치 또는 제재로 인해 외국 기업의 진입이 불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현재 외국 기업이 접근 가능한 러시아 시장의 실질 규모는 글로벌 시장 전체 대비 1% 수준이며, 진입 시 기대 수익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리스크 또한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외국 기업들의 철수 과정에서 신뢰를 상실하여 재협력에 소극적인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이는 특히 클라우드 솔루션 분야에서 두드러지는데, 외국 기업 철수 당시 예고 없는 서비스 중단 및 데이터 접근 차단 사례가 발생하면서 현지 고객사들은 이들 서비스에 대한 깊은 불신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외국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주요 업무를 다시 구축하려는 수요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파트너십 기반의 점진적 진출·복귀이며, 여기에는 소프트웨어 유통망 복원, 업데이트 제공 및 기술지원 재개 등이 포함된다. 선제적 복귀 가능성이 높은 기업군은 운영체제, 오피스 소프트웨어,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등 B2C 중심의 기업들로, 결제 시스템 및 유통 경로만 복구된다면 이들의 시장 접근이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기업용 응용 시스템, 인프라 소프트웨어, 장비 공급업체의 복귀는 비교적 까다로울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큰 소음 없이 조용히 철수했거나, 고객 및 파트너 기반을 일정 부분 유지한 기업들은 복귀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외산 ERP 시스템을 계속 사용하기로 전략적 결정을 내린 러시아 기업들, 혹은 자국산 대체 솔루션을 찾지 못한 기업들이 잠재적인 고객이다. 또한, 외국 기업이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도 러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맞춤형 전략이 될 수 있다.

러시아의 수입대체화 정책과 정보보안 강화 움직임으로 시장 진입이 용이하지 않지만 기회도 존재한다. 경제 전반의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IT 인력이 부족하여 간편형 디지털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고, 아직 자국 기술로의 대체율이 낮은 고급 솔루션이 틈새시장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 글로벌 경쟁에서 벗어나 있어 마케팅 역량이 부족한 것도 우리기업이 경쟁우위를 가져가거나 협력할 수 있는 분야다.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반적으로 러시아 디지털 시장은 기회와 리스크가 공존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으며, 정부 정책과 지정학적 환경 변화를 주시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료: Forbes.ru, Tadviser, RBC, Vedomosti, 러시아 중앙은행, 인터뷰 기업별 홈페이지, KOTRA 모스크바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