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bucks in 1950s Hong K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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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bucks in 1950s Hong Kong
한때 홍콩의 Ferry는 섬을 건너는 유일한 교통 수단이자 구룡반도에서 홍콩섬으로 출퇴근을 하는 홍콩시민들의 발이었습니다. 섬과 대륙을 잇는 빠르고 편리한 지하철이 개통된 이후 홍콩 정부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Ferry를 보존, 운영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승선료가 2 홍콩 달러인 공짜에 가까운 이 Ferry는 오늘날 홍콩 유람선의 역할을 대신하며 관광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이렇듯 홍콩의 문화와 역사는 도시 곳곳에 홍콩 시민들의 삶과 혼재하여 살아 숨쉽니다.
Central에 있는 Duddell Street은 고층빌딩과 쇼핑 센터의 숲을 지나면 나오는 영국 식민지 시대 흔적이 남아있는 홍콩의 역사거리입니다. 역사거리라고 해 보았자 얼핏 보기엔 실망스러운 작은 돌계단 뿐이지만 끊임없이 관광객들과 홍콩 주민들이 카메라를 들고 이 곳을 찾습니다.
바로 돌계단 가장자리에 있는 이 가스 가로등 때문입니다. 홍콩섬에 전기가 들어온 이후 홍콩의 가로등이 모두 전기 가로등으로 바뀔 때에 홍콩정부는 이 곳에 있는 네 개의 가스 가로등만은 유지하기로 하였습니다. 현재 홍콩 정부가 운영하는 타운 가스에서 이 가로등에 가스를 공급합니다. 이 땅에 가로등을 설치했던 본토 영국에서도 자취를 감추어버린 가스 가로등이 홍콩에서는 살아있는 역사로 주민들의 밤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들어 카메라를 매고 이 duddell Street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바로 이 역사적인 이야기가 있는 장소에 교묘히 매장을 오픈한 스타벅스 때문입니다. 스타벅스는 지난번에 소개드린 적이 있는 홍콩의 디자인 브랜드 G.O.D와 손을 잡고 스타벅스를 이곳에 오픈하였습니다. Duddell Street의 돌계단을 반쯤 올라가면 2층에 위치한 스타벅스로 바로 통하는 입구 통로가 있습니다.
돌계단 옆 건물 2층 스타벅스 입구로 통하는 통로.
매장 인테리어를 맡은 G.O.D는 매장 입구와 카운터, 입구 쪽에 위치한 몇몇 테이블을 제외하고는 홍콩스러운 앤틱함을 매장에 자유롭게 재현하였습니다. 뚜렷한 경계도 없이 스타벅스 매장 고유의 아이덴티티와 50년대 홍콩의 향수가 ‘혼재’하는 이곳은 그야말로 '홍콩스러운' 모습입니다. 전세계에 똑같은 커피맛, 똑같은 매장을 제공함으로써 세계화에는 성공했으나 로컬화에 성공했는지는 의문스러웠던 스타벅스는 이 곳에 Starbucks in Hong Kong이라는 독특함을 부여하였습니다.
매장 구석구석 보이는 골동품스러운 G.O.D의 소품들 중에는 실제 판매하는 제품들이 꽤 섞여 있습니다. 혁명과 개방을 외치는 인민군들과 중국식 새장, 붉은 깃발 모두 G.O.D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품들입니다. 지난번에 일본의 MUJI와 같이 홍콩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브랜드라고 소개해 드렸었는데, 오늘 스타벅스의 인테리어는 '코즈니'를 떠올리게 합니다.
G.O.D가 디자인한 Starbucks 매장 인테리어.
파이프관이 그대로 보이는 천장.
G.O.D와 함께 제작한 홍콩 스타벅스 텀블러와 가방.
G.O.D에서 제작한 센스있는 아기용 의자.
마치 60년대의 식당에 있을 것 같은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있는 손님들.
여기저기 사진을 찍는 넘치는 인파들. 관광객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이 스타벅스는 핫이슈인지 카메라를 목에 걸고 촬영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