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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잡담日本雜談

오늘은 항상 바쁘게 쫓아다니던 삶에서 잠시 한숨을 돌려본다. 그러고 보니 2003년도 얼마 남지 않았네..

개인적으로 이번 연말은 아주 조용히 보낼것 같다. 떠들썩하던 망연회나 자잘한 친구들과와 약속이 하나도 잡혀있지 않다. 내 주변의 유학생친구들은 뭐가 바뿐지 연락 두절 상태이고, 친한 학교친구들은 모두들 막바지 논문에 정신들이 없다. 나도 이렇게 여유를 부릴 처지는 아니지만, 연말이라는게 사람을 느긋하게.. 때로는 게으르게 만드는것 같다.

오늘 일본은 가장 추운 날이였다. 가장 추운 날이라고 해도 영상 8도였지만. 춥다는 핑계와 어제의 술이 덜깼다는 이유로 오늘 하루 난 도서관을 쉬고, 집에서 뒹굴뒹굴 하고 있다.

designdb리포터 담당자 분이 고맙게도 크리스마스 휴가를 한주 주셨다. 매주 이곳을 어떠한 내용으로 채워야 할지.. 에 관한 고민에서 벗어나는 듯 잠시 좋아해보지만, 막상 연말이라 더욱더 할일이 없어진 나는 뒹굴이가 막바지에 이르는 12시가 되자, 무언가 생각난듯 급히 컴퓨터를 열었다.

나의 머리속이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매너리즘에 빠지기 전에 적어두어야 할것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일본생활 15개월.. 지금 기록해 두지 않으면, 나도 어느샌가 보통의 일본 사람들처럼 아주 당연시 여기고 말.. 그런 조그만 일본이야기를 오늘은 꼭 쓰고야 말것이라고 맘 잡아본다.

일본에 관한 정보구하기는 이제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온갖 분야의 많은 사람들이 쓴 다양한 분야의 일본 관련 책들과 인터넷에 넘치는 여행후기들. 가까운 나라인 만큼, 생활환경이 비슷한 만큼 일본에 관한 크고 작은 이야기들은 모두들 상식처럼 널리 알려져있다. 그러나 그 상식속에서도 아직 우리가 모르는 일본의 작은 것들은 많이 존재한다.

올해 한해, 한국에서 지식검색이 아주 유행했다고 한다. 나도 항시 인터넷을 접하는 터라 지식검색을 여러모로 이용했었다. 지식검색은 지식의 확장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이제는 지식이란 딱딱한 개념에 새로운 재미를 더해 주고 있다.

일본에서도 올해 인기를 끈 TV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トリビアの샘>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제보한 잘 알려지지 않은 지식들을 추적하는 프로그램이다. 그 중 재미있는 것이 아래의 버튼(사진참고)을 써서 지식에 관한 점수를 매기는데, 버튼을 손바닥으로 치면 나오는 그 소리가 정말 가관이다. 잘 몰랐던 걸 알았을 때 사람들은 “에~~!!” 하고 놀라곤 한다. 이 버튼도 바로 “에이~” 라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 소리가 정말 재미있다.
(아래의 사이트에 들어가서, 사진을 클릭하면 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http://www.dfnt.net/t/photo/column/he.shtml )

오늘은 이 사이트를 열어놓고, 지금부터의 펼쳐질 일본의 숨은 얘기들이 재미있다면 각자 클릭해서 같이 “에이~”소리 한번 들어보자. 재미있을지도..

* 사진설명 : トリビアの샘 버튼


위에 동그란 부분을 손바닥으로 치면 “에이~”라는 소리와 함께 아래의 점수가 올라간다. 점수에 따라 지식 높으면 금으로 된 뇌를 받게 된다.


1. 개인피로연을TV생중계로

토요일 6시부터 9시는 TV에 있어서 황금시간대이다. 이 시간대는 주로 승부를 거는 버라이트 프로그램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오늘 日本TV의 프로그램은 최근 결혼한 국민적 스포츠스타의 결혼식 피로연을 보여주었다. 그것도 생생한 생중계로.. 여느 다를바없는 결혼식 피로연을 황금 시간대인 저녁시간에 생중계를 하다니 놀라지 않을수가 없다. 그것도 웨딩드레스는 어디서 만들고, 음식은 어떠한 재료로 어떤 사람이 만들었는지 고맙게도 자세한 설명해주니 말이다


2. 사람머리 때리는건 실례가 아니다

어렸을때 친구들끼리 놀다 머리라도 때리게 되면, “머리 나빠지니까 머리 때리지마”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머리를 때리는 것은 그 이상의 인격모독까지 여기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아무렇지도 않게 머리를 때리는 걸 볼수 있다. 그것도 TV 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머리를 때리며 자지러지게 웃는다.

3. 첫키스가 아니라 첫경험?

여기에서도 게스트를 초대한 토크쇼가 꽤 눈에 띈다. 한국과 별반 다를것 없는 게스트의 신변잡변 이야기이 가득한.. 근데 가장 다른 점이 하나있다면, 우리나라는 가장 조심스럽게 묻는 질문이 “첫키스 해 봤어요”, “언제 어디서 해 봤어요” 인데 반해, 일본은 “첫경험 언제 누구랑 해봤어요”이다. 그것도 “경험이 있냐없냐는 아주 당연하게 뛰어넘고”


4. 탈의실에서도 모두 몸을 가린다.

이렇게 성에 관해 개방된 나라임에도 공동으로 쓰는 탈의실에만 가면 이런 개념이 헷갈리곤 한다. 요즘 스포츠센타를 다니고 있는데 탈의실에 가면, 모든 사람들이 몸을 가린다고 정신없다. 모두 큰 타월 하나씩 두르고, 아무도 자신의 몸을 드러내지 않는다. 나도 처음에는 워낙 가리는 체질이 아니라 처음에는 홀라당 벗고 탈의실을 활보하고 다녔는데, 지금은 조심스럽게 가리고 다닌다. 아휴.. 불편해 견딜수가 없네


5. 크리스마스날 일하라고?

일본의 크리스마스에 관한 디자인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소재의 한계를 많이 느꼈다. 여기서도 크리스마스라고 분위기는 들떠있는것도 같은데 아무래도 한국만큼은 아닌것 같다(개인적인 느낌일지도 모르지만.. ). 그 이유는 아마 크리스마스가 공휴일이 아니라는 점도 있지 않을까. 일본인은 불행히도 크리스마스를 각자의 일들에 정신없이 보내고 있다.

6. 술집(izakaya)의 자리세

일본인들은 한국인들처럼 1차, 2차하며 술집을 전전하며 술을 먹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술값이 비싸다는 것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술집을 돌아다니면 아까운 공돈만 날리는데 있지 않을까 한다. 처음에 일본술집에 와서 나도 가장 놀랬는데 여기는 술집에 사람머릿수대로 자리세를 받는다. 가격은 1인당 300엔에서 400엔 정도, 그렇다고 서비스안주가 나오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물론, 와인바나 간단히 술 먹는 곳은 자리세가 있는 건 아니다. 대중 술집이라고 적힌곳만!!. 여행와서 혹 술집가서 명세서를 받더라도 놀라지 말길..


7. 패스트푸드점의 흡연석

최근 한국에는 꽤 넓은 평수의 음식점에는 전구역이 금연으로 정해졌다고 하던데.. 그런가?? 일본은 한국만큼 금연열풍이나 비흡연자를 위한 인권등은 아직(?)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그 중 일본의 흡연에 관한 것을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곳은 아무래도 맥도널드, 롯데리아, KFC와 같은 패스트푸드점이 아닐까 한다. 일본의 패스트푸드점은 대부분벽 한칸 차이로 흡연석과 비흡연석으로 나눠져 있다. 그래도 담배연기를 매우 싫어하는 나에게는 일본의 패스트푸드점도 과히 좋지 않더군


8. 전화배달하면 전화비가 되돌아 온다.

한국에 있었을 때는 비가 오면 짬뽕을, 밤 늦게 출출하면 통닭과 족발등을 배달시켜 먹곤 했었다. 일본와서 가장 외롭게 느낀점이 하나 있다면 바로 배달을 시켜먹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물론 간혹있는 도시락집이나 피자가게는 가볍게 배달을 시켜 먹을 수 있지만 이 역시 한국과 비교하면 적은 수에 속한다. 몇일전 가까운 햄버거가게(모스버거라는 일본전통 햄버거체인점)에 햄버거세트를 배달시켜 먹은 적이 있는데, 배달속 안에 정성스럽게 포장된 가벼운 포장지를 받은 적이 있다. 그 안을 열어보니 표면이 빛나고 있는 전화비라는 10엔과 함께...


9. 지역에 따라 에스컬레이터 방향이 정반대

일본의 한줄서기 문화는 거의 상식수준에 속한다. 화장실, 자동인출기 앞, 각종 계산카운터 등. 그 중 에스컬레이터는 한줄서기 뿐만 아니라 한줄은 서서가는 곳, 한줄은 걸어서가는 곳으로 정해져 잘 지켜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관동지방(동경 등지)은 서서가는 곳은 에스컬레이터의 왼편, 걸어서가는 곳이 오른편인데 반해, 관서지방(오사카 등지)는 서서가는 곳은 오른편, 걸어서가는 곳이 왼편으로 정반대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중간지점이 되는 지방은 모든 사람이 에스컬레이터에 서서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10. 호스트, 호스티스가 간판메뉴에

금요일 늦은 시간. 어떤 프로그램은 호스티스가 주인공이다. 몇몇 연예인이 어떤 호스트바를 방문, 그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넘버 1이 누군지 알아보고, 그것을 맞추는 사람이 그날 술값을 모두 계산한다는 프로그램이다. 물론 여기에 등장하는 모든 호스티스나 호스트들은 얼굴을 가리지 않는다. 아주 자랑스럽게 자신의 장점들을 드려낸다. 이러한 모습은 신주큐에서도 볼수 있다. 신주큐 歌舞伎町가부키쵸에서 주로 볼수 있는데, 대부분의 호스트바의 외벽입구에서 인기있는 호스트와 호스티스의 얼굴들이 크게 진열되어 있다.


정리하고 나니, 디자인과 전혀 관계없는 내용들로 채워져버렸다. 글쎄, 디자인이란 분야가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것만으로 정의내릴 수 있겠지만 가끔은 색다른 경험이나 느낌을 전해 받는것도 감성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혼자 억지부려 생각해본다.

그것보다 리포터의 크리스마스 휴가를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여기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맘이 커서 그럴지 모르겠다.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행복이 가득하시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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