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쾰른 가구 박람회(IMM 2004) (1) - 아이디얼 하우스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쾰른에서 가구박람회가 열렸다. 매년 1월중순이면 열리는 쾰른 가구박람회는 파리가구살롱과 더불어 그해 박람회 시즌을 여는 첫 굵직굵직한 박람회일 뿐만 아니라 한해 트렌드를 엿볼수 있는 기회라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가구자체의 디자인 트렌드 뿐만 아니라 가구에 사용되는 재료나 색채 그리고 전시장 디자인 등 여러방면에서 트렌드을 잡아낼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넓은 전시관중 1-3번관 2층은 예전부터 아방가르드 센터라는 이름으로 디자인 가구에 중점을 둔 업체들과 디자이너들이 가구를 전시하여 디자인 트렌드를 잡아내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작년부터 쾰른 박람회측은 이 전통을 강화하여 1-3번 전시관 1층까지 아방가르드 센터를 확대하고 1번과 3번과 중앙에 커다란 빨간 사각형으로 된 특별 전시공간을 만들어 ‘아이디얼 하우스’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아이디얼 하우스’는 매년 두명(두 팀)의 디자이너를 선정해 그들로 하여금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주거환경이나 미래 주거환경을 꾸미게 하는 것이다. 작년에는 독일 가구 디자이너의 대표격인 콘스탄틴 그리치치(Konstantin Grcic)와 흐르는 곡선으로 된 제품 디자인으로 유명한 카림 라쉬드(Karim Rashid)가 각각 이 빨간 사각형 공간 꾸미기를 했다.

올해 아이디얼 하우스 프로젝트에는 형제가 같이 디자이너로 일하는 두 팀이 선정되었다.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프랑스 디자이너들인 에르방과 로낭 부루렉(Erwan & Ronan Bouroullec) 형제와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재료들로 뚝딱뚝딱 만든 가구들로 유명한 브라질의 움베르토와 페르난도 캄파나(Humberto & Fernando Campana)형제들이 바로 그들이다.

캄파나 형제들은 주변에서 가장 구하기 쉬운 값싼 재료들인 널판지, 짚, 야채들로 가구를 만들고 전시공간을 꾸민 반면, 부루렉 형제들은 현대 산업이 제공하는 기술과 재료를 모두 이용하여 손쉽게 꾸밀수 있는 가구와 소품들로 채워진 공간을 선보였다.


* 캄파나 형제들이 꾸민 ‘아이디얼 하우스’


* 캄파나 형제의 아이디얼 하우스 한쪽 입구



캄파나 형제들(50세, 41세)은 ‘트로피칼 모던(Tropical modern)’이라 불리는 디자인 스타일을 구사하는 브라질에서 가장 유명한 형제 디자이너들이다. 주변에 널린 재료들이 디자인 제품으로 인정받기위해서는 무엇보다 발명정신, 유머와 해학, 하찮은 것에서 가치를 발견할줄 하는 안목등이 요구된다. 일반적인 디자인의 특성이라 불리는 미적감각은 이들에겐 그다지 고려할만한 사항이 아니다. 누구든지 어떤 재료를 가지고라도 쉽고 간단하게 자기가 생각한대로 어떤 사물을 만들어가면 그것으로 이미 디자인은 이루어진것이라고 본다.

“아이디얼 하우스는 당신 자신 속에 있다”라고 정의하는 캄파나 형제들은 “따라서 우리는 사람들에게 이(어떤 일반적인 이상형 집)를 선보일수는 없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의 ‘아이디얼 하우스’에 대해선 말할수 있다는 캄파나 형제들은 마치 집이라는 공간이 점점 자라나 생긴것 같은 공간을 쾰른 프로젝트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어떤 요소보다도 ‘자연스러운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캄파나 형제들은 거대도시인 사웅 파올로의 특징인 ‘즉흥적인 건축(spontaneous architecture)’ 현상, 즉 어떤 설계도면이나 재료, 예산에 대해 미리 생각하지 않고 그저 있는대로, 눈에 띄는대로, 손에 잡히는 대로 이리저리 짜맞추어 만들어진 집들을 응용한 것이다. 브라질에서는 모든 식구들이 직접 집을 만든다고 밝히는 캄파나 형제들은 이처럼 가족이 같이 누리는 경험을 외형적인 미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 캄파나 형제의 아이디얼 하우스 내부.
책장과 일명 ‘스파게티 의자’라고도 불리는 Vermelha 의자(에드라 제작)


* 캄파나 형제의 아이디얼 하우스 내부.
보아 소파(Boa Sofa, 에드라 제작)에 앉아보고 휴식을 취하는 방문객들


* 캄파나 형제의 아이디얼 하우스 내부. 짚으로 만든 공간 분리시설


캄파나 형제들이 주로 사용하는 재료들은 플라스틱 관이나 나무조각, 널판지, 남은 천조각처럼 현대 소비사회가 마구 버리는 생산과정에서 생겨나는 ‘쓰레기(사용할수 없는 조각들)’를 모아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널판지들을 손이 가는대로 뚝딱뚝딱 못질해 의자를 만들고, 벽을 만들고, 책장을 만들고, 굵은 실타래들을 늘어뜨리거나(일명 ‘스파게티 의자’) 천조각들을 역어서도(스시 의자) 의자를 만들고하여 어쩌면 장난스런 손놀림처럼 보이는 캄파나 형제들의 가구들은 그들의 고유 브랜드인 캄파나(Campana)가구 뿐만 아니라 에드라(Edra), 카펠리니(Cappellini), 오 루체(O luce) 같은 유럽 고급 가구 브랜드들 이름아래 만들어져 판매되고 있다.


* 스시 의자와 움베르토와 페르난도 캄파나


* 스시 의자(Sushi Chair, 에드라 제작). 디자인: 움베르토 & 페르난도 캄파나


* 멀티 다오 의자(Multi Dao Chair). 디자인:움베르토 & 페르난도 캄파나



이에 반해 비교적 젊은 세대인 부루렉 형제들(32세, 27세)은 현재 막 “뜨는” 디자이너들로 카펠리니, 리네 로제(Lignet Roset), 파리의 이세이 미야키 샵(Issay Miyake Shop), 비트라(Vitra) 등 유명한 가구 브랜드와 같이 일을 한다.


* 에르방과 로낭 부루렉. 로낭(오른쪽)은 손에 커튼 구조의 기본모듈인 ‘해조(Alge, 코찌올 제작)’를 하나 손에 들고 있다.


* 의자 시스템 '타피스 그라페(Tapis Grappe, 에디트 크레오 제작)'. 디자인: 에르방 & 로낭 부루렉


* 사무가구 시스템 ‘조인(Joyn, 비트라 제작)’



부루렉 형제들의 디자인은 깔끔한 선으로 다듬어져 있는데, 특히 ‘텔레비젼 꽃병(TV vase)’처럼 꽃병과 텔레비젼처럼 서로 어울리지 않거나 관계가 없는 사물들을 같이 연결해 만들거나 비트라의 사무가구 시스템 처럼 기본형태와 아이템을 제공하여 사용자들 그들이 원하는 대로 형태를 바꾸어 사용할수 있는 제품들이 그들 디자인을 특징지운다. 이러한 ‘모듈’ 개념은 부루렉 형제 디자인 작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분해가능한 부엌, 수납장, 지퍼로 연결할수 있어 마음대로 크기와 색상배치를 달리할수 있는 카펫, 그리고 이번 쾰른 프로젝트에서 처음 선보인 ‘해조(alge)’와 빨래집게 같은 플라스틱을 수없이 연결하여 만들 수 있는 공간 분리대이자 커튼월에 이르기까지 항상 기본이 된다.


* 부루렉 형제의 ‘아이디얼 하우스’



부루렉 형제들이 꾸민 ‘아이디얼 하우스’는 마치 거대한 공간 퍼즐처럼 수십만개의 작은 조각들로 되어 있다. 이미 완성된 그림이 정해진 퍼즐과는 달리 사용자가 마음대로 형태를 만들 수 있는 이 공간퍼즐은 사용가가 원하면 손쉽게 매일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변화시킬수도 있다. 부루렉 형제들의 작업은 바로 이런 공간퍼즐을 만들 수 있는 기본재료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런 기본재료에는 지퍼로 연결된 카펫이나, 서로 연결해 커튼이나 공간 분리대로 사용할수 있는 플라스틱 아이템들, 서로 쌓아올리거나 늘어뜨려 수납공간과 공간분리대로 사용할수 있는 둥근 구멍이 뚤린 스티로폼 등이 있다.



* 부루렉 형제의 아이디얼 하우스 내부. 바닥에 지퍼로 연결하여 모양이나 크기를 변형시킬수 있는 카펫이 놓여있다.


* 일본 다다미 매트를 이용한 침실부분


* 공간 분리와 벽 장식용으로 사용할수 있는 용품들 디테일



아이디얼 하우스에 대해 부루렉 형제들은 “삶과 집 꾸미기에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 ... 사람들은 그들의 요구와 필요, 개인적 취향에 따라 스스로들 집을 꾸며간다. 디자이너로써 우리가 할수 있는 것은 그들에게 어떤 제품(재료)를 제공하고, 그들을 도와주는데 있다. 어떤 결과가 될지는 우리한테 달린 것이 아니라 집을 꾸미고 사용하는 사람들 손에 달려있다”라고 말한다.

사진제공: 쾰른 가구박람회 (14컷)

* 앞으로 4-5회에 걸쳐 쾰른 가구박람회 및 거리 행사를 통해 본 가구, 디자인 트렌드를 소개하겠습니다. 다음 글은 올해 쾰른 가구박람회의 하이라이트들에 대해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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