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해외 리포트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디자인의 실용성 or 예술성


학생때부터 높은 하이힐을 즐겨신던 나는 요즘도 변함없이 어디를 나가도 스타일(?)을 위해 굽높은 신을 즐겨 신는다. 미국에 살면서 느낀 것중의 하나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운동화를 즐겨신는 것이다. 많이 걸어야 할 일이 생겨도 절대 운동화를 신지 않는 내게 주변인들은 멋내느라 발에 이상이 올지도 모를거라고 하며 나의 비실용적인 차림새에 가끔씩 핀잔을 주기도 한다.

미적인 것과 실용적인 것의 차이를 생각한다면 이 경우엔 당연히 운동화를 신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적인 요소도 중요한데...
그러면 산업 디자인에 있어 어느것이 더 중요할까?
디자인에 있어서는 우리의 눈을 충족시켜 주는 예술적인 요소도 중요하고 또 실제 사용하는 데에 필요한 실용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생활의 에피소드를 생각나게 한 일이 최근 잡지를 살펴보던 중 유명한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Karim Rashid)의 제품에 관한 비평기사를 대하면서 있었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디자이너의 제품들의 비실용성을 기사화 한 것이 약간 의외이긴 했지만 미국의 문화를 생각해 보면 그다지 놀랄일도 아닌것 같다. 뉴욕 파슨스(Parsons School of Design)의 디자인학과 교수인 Tony Whitfield가 게재한 글이었는데 그에 관한 기사를 살펴보기 이전에 카림 라시드가 어떤 디자이너인지 좀 살펴보고자 한다.

*사진설명-카림 라시드(Karim Rashid)


1960년 이집트 카이로 태생으로 어린 시절 이집트와 캐나다등에서 교육을 받고 자라났다. 1993년 미국 뉴욕에서 디자인 활동을 시작했고 일반 혹은 테이블용 제품 디자인, 가구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리빙 아트를 이끌어 가는 유명한 산업 디자이너이다. 작년 5월 우리나라의 성곡미술관에서 있었던 '뉴욕의 다국적 디자이너들'을 통해 그의 작품을 선보였다고 하는데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져 있는 것 같다. 세계의 유명 전시관에 그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현재 영구 전시되고 있는 작품만도 42개가 넘는다고 한다. Issey Miyake, Zeritalia, Guzzini, Estee Lauder, Tomy Hilfiger, Giorgio Armani, Sony, Magis, Leonardo, Zanotta, Yahoo, Citibank등 굵직굵직한 클라이언트들을 두고 있다.

좋은 품질과 패셔너블한 디자인으로 미국에서 잘 알려져 있는 주방용품회사 Copco에 카림 라시드가 직접 디자인하고 그의 이름을 딴 "Rashid Collection"이 따로 생겼다. 그런데 최근 이 콜렉션에 출시된 그의 새 상품중 여러 제품들의 실용성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그럼 하나하나 살펴보기로 하자.

Dunk라는 원뿔형 종모양의 신호음을 내는 차주전자는 특이한 모양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는 한데 패키지에서 요구하는 물의 일정양과 주전자 라벨에 부착된 물의 일정양을 경고하는 내용이 각각 다르게 설명되었고 이는 보통 사용하는 계량컵의 표준양과 맞지 않는다. 그리고 물이 끓을 때 신호음을 내는 장치는 쉽게 파손될 여지가 있고 주전자 주둥이는 유일하게 물을 붓기도 하고 따르기도 하는 통로인데 그럼 주전자 안을 어떻게 닦을 수 있는가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사진설명- Dunk 차주전자

스테인레스 스틸로 된 매혹적인 와인 병마개 세트(4개)는 12개의 와인병을 테스트한 결과 단 한 개의 병마개만이 들어맞았다.


*사진설명- 병마개 세트. 와인병을 연 후에 병마개로 막아 보관함

트리플 칵테일용 지거(Jigger: 칵테일을 만들기 위해 내용물을 넣고 흔들어 섞는 기구)는 하나의 유니트 안에 아연도금을 한 중심축을 돌면서 세 개의 지거가 달려있다. 이것은 손에 편안하게 맞긴 하지만 사용시 뒤덤벅이 될 수밖에 없다. 사용자들은 내용물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한 번에 두 개 이상의 지거를 사용할 수 없고 다른 것을 사용하려면 먼저 사용한 하나를 반드시 닦고 사용해야 한다. 테스트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여성들은 사용하는데에 어려움을 겪었고 남성들에겐 수월할 듯 여성에겐 사용하기에 사이즈가 컸으며 경쟁사의 제품보다 더 무거웠다.


*사진설명-트리플 칵테일용 지거(Jigger)


아이스통은 일반 찬장에 보관하기에는 지나치게 큰 사이즈로 실용적이지 못하다. 형태는 전체적으로 곡선미가 있고 파란색의 투명한 플라스틱 뚜껑으로 되어있는데 과도하게 겉만 번지르하다. 테스트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 질문을 했을 때 이 디자인의 커다란 외관은 매우 남성적인 구조로 보인다고 답했다.


*사진설명-아이스통


스테인레스 스틸과 아크릴릭 젖병 꼭지로 된 유선형의 Sooth 보온병은 자극적이고 관능적이다. 머그는 불완전하게 디자인 되었고 들기에 사이즈가 너무 크며 메탈릭 파우더 코팅으로 값싸 보이고 아무 디자인적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사진설명-Sooth 보온병

와인 병따개는 경쟁사의 제품에 비해 무겁고 위의 양 날개의 형태와 그 아래에 있는 3D의 무한대 심볼은 위에 언급한 병 타퍼 세트에서 사용한 형태이다. 이 두 지점 사이에 손가락을 넣고 돌리기에는 너무도 간격이 좁아 장애를 느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코르크를 따는 부분을 감추는 긴 원뿔형의 밑부분은 와인병의 목부분 전체 길이를 완전히 커버하지 못해 이는 순전히 장식적이고 사용하는데에 방해만 된다.


*사진설명-와인 병따개


여행용 보온병 Jive 보온병과 Klaps 보온병은 유난히 반짝거리는 외관으로 대중들에게 별 호응을 얻지못한채 다가갈 듯 보인다. 음료를 마시기에 조그만 주둥이를 가진 Jive Thermos는 인체형의 모양과 큰 사이즈로 미국 대중들에게 얼만큼의 반응을 보일지 의문이다. 그리고 Klaps Thermos는 윗부분을 통해 열 수 있는 70년대를 생각나게 하는 디자인으로서 큰 손잡이와 함께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 안은 세척하기에 매우 힘들다.


*사진설명- Jive 보온병


*사진설명- Klaps 보온병


지적받고 있는 그의 제품들중 (Copco Rashid Collection 내에서)단 하나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제품이 있는데 병따개이다. 이 병따개는 스테인레스 스틸의 원반 모양으로 최소한도로 단순화되었고 둘레는 밝은 색의 투명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었다. 따는 순간 가장자리에서 병 마개를 제거할 수 있는 아주 기능적인 제품이다.


*사진설명-병따개


이 병따개 하나가 컬렉션에서 겨우 카림 라시드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컬렉션 제품의 비실용성으로 사용하는데는 문제를 가져올 것이라는 혹평을 면치 못하고 있다. 디자이너의 유명세만 가지고 소비자들이 결국 외면할 제품을 생산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고 본다. 이 코너를 통해 좋은 제품들을 소개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디자인에만 주력을 한 결과 제품을 사용하는데 무리가 있는 산업 디자인 분야에 좋은 본보기가 되는 듯하여 기사를 골라보았다. 기존의 라시드의 제품들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고 50여회 이상의 많은 수상으로 그의 인기는 높기만 했는데 이번 제품들로 그의 디자인 커리어에 손상이 없기를 바라며 앞으로의 작품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아래는 참고용 작품으로 그동안 라시드의 좋은 평을 받았던 작품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사진설명-체스 세트. 형광색의 체스는 투명하고 맑은 유리나 크리스탈과 같은 느낌을 주지만 직접 만져보면 말랑 말랑한 부드러운 플라스틱 고무 재질로 제작됨


*사진설명-모듈화 된 책꽂이. 12mm두께의 곡선화 된 투명 유리에 페인트 되었고 스테인레스 스틸과 실리콘 고무로 보호됨. 2003년도 제작

*사진설명-샐러드 집게


*사진설명-촛대


*사진설명-꽃병. Chicago Athenaeum GOOD DESIGN 에 출품됨


*사진설명-꽃병. Chicago Athenaeum GOOD DESIGN 에 출품됨



*사진설명-소금과 후추병. Chicago Athenaeum GOOD DESIGN과 기타 여러 전시회에 출품됨


참고링크- http://www.nambe.com/About/Rashid.aspx
http://www.karimrashid.com


"디자인의 실용성 or 예술성 "의 경우,
공공누리"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발행기관이 저작권 전부를 갖고 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