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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변하지 않는 광고 - iichiko

설날인데도 엄마,아빠의 전화를 못받은 나는 혹시 버림받은 자식(?)이라도 된건 아닌가 잠시 꿀꿀해보았지만, 이내 도착한 여동생의 멜로 위로받고 있었다. 설날이라 친척분들이 많이 오셔서 맛나는 음식들과 함께 재미있게 잘 보냈다는 내용이었다. 여동생의 멜 중에 언니가 없어서 그런가 결혼하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는 글이 유독 눈에 띄었다.

그러고보니 한국나이로 29. 아직까지 노처녀소리까지는 듣지 않지만 공부가 끝나 한국에 들어갈때면 나이를 더 먹을테고, 그때쯤 되면 나를 데리고 갈 사람은 과연 있을까하는 새삼 때 이른 걱정을 해 본다. 항상 마음만은20세 꽃다운 나이라고 외치고는 다니지만, 가끔 보이는 눈밑의 주름과 나오는 뱃살이 나이에 대한 실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찾아보자면 시끌벅적한 유원지보다는 조용한 산이, 몇십명 부쩍대면서 마시는 술보다 조용히 혼자 마시는 술 한잔이, 깔끔하게 차려놓은 이탈리아 음식보다 구수한 된장찌개가 더 맛나게 느낄때 나이를 먹는것이 이런것이구나라고 느끼곤 한다.

나이가 들면서 개인적으로 바뀐게 또 하나 있다면, 오늘 소개할 iichiko광고포스터가 몇 년전 접했을 때의 느낌과 전혀 다른 감동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내가iichiko광고를 처음으로 만난 때는 일본광고에 겨우 관심을 갖기 시작한6년전 쯤이었다. 어떤 일본광고를 모아놓은 책에서 접했었는데 그저 카피가 멋있군 정도로 그쳤던것 같다. 그것이 지금에 와서 가슴을 파고드는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을때는iichiko가 변하지 않기에 내가 변했다고 말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20년간 같은 톤으로 우리에게 무언가 전해주고 있는iichiko광고포스터를 보고 반대로 내가 겪은 시간의 흐름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

**iichiko는 三和酒類 회사의 일본소주 제품이다. 85년부터 iichiko는 한달에 한편씩(12편+크리스마스 특집 1편) 광고포스터를 발표하고 있다. 여기서는 매년 2편씩 대표작으로 선정, 소개하고자 한다.


* 84년 1월.
카피 : 광고의 세계 안에서이지만 소문으로 마셔지는 술이 있다.mismatch story



* 85년 1월
카피: 어느마을의 무언가라고 하는 술(저잣거리의 무엇이라고 하는 술)
**참고로iichiko의 별명은 저잣거리의 나폴레옹


* 85년 6월
카피: 아날로그의 술입니다.

* 86년 7월
카피: 조금 마시고, 조금 잔다


* 86년 8월
카피: 휴가는 언제나 여기에 있다.


* 87년 6월
카피: flower


* 87년10월
카피; iichiko my way


* 87년 크리스마스


* 88년 4월
카피: 희미하게 라디오가 들려온다


* 88년 8월
카피: “좋은 날씨다”라고만 말하고 있다


* 89년 1월
카피:봄바람이 앞질러간다.


* 89년 2월
카피: 걸어도 걸어도, 꽃


* 90년 10월
카피:태양의 다니는 길


* 90년 11월
카피:땅은 따뜻하다.


* 91년 4월
카피: 바람이 간다. 물이 간다. 물고기도 간다.



* 91년 6월
카피: 얼음은 물의 꽃


* 92년 3월
카피:꽃을 밟지않고 걸어간다.


* 92년 11월
카피: 낡은 고서가 있는 방으로


* 93년5월
카피: 바다의 시간, 사람의 시간


* 93년 8월
카피: 그리운 영화와 같은 날


* 94년 10월
카피: 여행가이드에 없는 마을로


* 94년 12월
카피; 책의 향기와


* 95년 1월
카피: 잠시 흐름을 보고 있습니다


* 95년10월
카피: 평범이라고 부른 하루


* 96년 8월
카피:가끔은 놀러와 주세요


* 96년 10월
카피: 앞서가는 것은, 바람


* 97년 3월
카피: 걸어서 갈수밖에 없다.


* 97년 4월
카피: 섬의 자유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 98년 2월
카피: 언제나 그 장소에 기다리고 있습니다.


* 98년 크리스마스


* 99년9월
카피: 조금 더 여행을 계속하겠습니다.


* 99월 12월
카피: 별의 아래, 모래의 위


* 2000년 1월
카피: 같이(함께) 사뿐히(가볍게) 가시겠습니까(갈까요?)?


* 2000년2월
카피: 피는 꽃과 피지않는 꽃(피울 꽃)


* 2001년9월
카피:지나버린날의 일은

* 2001년12월
카피: 어떤 내일이 올것인가


* 2002년 2월
카피: 험난한 길 도중에


* 2002년 12월
카피: 2003년의 날이 비치는 곳에


* 2003년 5월
카피: 동물로서의 지금


* 2003년 9월
카피: 가을날의


툭툭 던지는 듯한 카피는 배경의 자연스러운 비쥬얼과 함께 지금 우리가 어느 자리에 있는지를 느끼게 해 준다. 술이라는 제품이 항상 우리가 생활하는 어느자리에나 있듯이, iichiko는 바로 나 자신이 되어 나에게 삶의 한 부분을 비춰주는 듯 하다.

초기에는 헤드라인에 바디카피가 등장했지만, 점점 갈수록 카피한줄과iichiko로고만이 존재한다. iichiko의 술병이 부각되고 있는지 않지만, 오히려 눈을 크게 뜨고 찾도록 시선을 끌고 있는 것도 그 특징이다. 20년째 일관되게 지속되고 있는iichiko의 캠페인은 특별한 아이디어도, 세련된 광고기법도 쓰고 있지않지만 매월 또다른 새로운 포스터를 기다리게 하고 있다.


* 2004년 1월
카피: 맑게 갠 날의 일


언제나 똑같은 톤으로 언제나 똑같은 목소리를 전해주고 있는iichiko의 광고포스터는, 그 속에서는 변함이란 단어가 존재하고 있지는 않지만 개인,개인에게 다른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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