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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권위주의의 상징, 스케이트보드 디자인


미국에서 젊은이들 사이에 꽤 인기있는 스케이트보드는 길거리나 공원내의 아스팔트가 잘 정비된 곳이라면 어느곳에서나 이를 즐기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최근 5년 간 스케이트보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전보다 높아지면서 스케이트 공원등은 다시 문을 열기 시작했고 이 분야에 큰 변화가 있게 되었다.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 스케이트보드처럼 그래픽이 중심이 되어서 그 역할을 담당하는 것도 드물다. 스케이트보드 그래픽을 통해서 자신들만의 독특함과 자극적인 문화를 표출하는데 이러한 보드 디자인은 단순한 장식뿐만이 아니라 상품의 성공을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스케이트보드의 나무로 된 부분인 덱(deck)은 어느 제품이나 사실상 별차이가 없고 단지 다른 회사와의 차별성을 갖게 해주는 것이 있다면 덱 부분의 그래픽적 요소이다. 미국의 약 90%의 스케이트보더들이 보드를 구입할 때 덱의 디자인을 보고 구매를 결정한다고 한다. 그만큼 디자인이 스케이트보드의 성공을 결정지을 만큼 유명한데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스케이트보드 회사들은 아트디렉터와 디자이너들을 고용한다.

* Jason Lee pro model- Blind 사의 Mark McKee 디자인, 1991.


보통 스케이트보드 회사들은 한 달에 적게는 25내지 200여 개의 스케이트보드 디자인을 해내는데 어떤것들은 손으로 그리기도 하고 또 어떤 것은 컴퓨터로 작업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보드는 스크린 프린트 되었고 최근에는 4색인쇄 열 전사방법이 인기가 높다. 특히 선수들이 스케이트보드 묘기를 펼칠때 디자인의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을 볼 수 있는데 보드를 더욱 세련되어 보이게 하는 스크린 프린팅을 최고로 친다. 그러나 단점은 디자인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스케이트보더들은 그 위에 스티커나 낙서등으로 자신만의 보드를 나타내는데 디자이너들은 이런 행위가 스케이트보드가 못쓰게 될 때까지의 한 과정이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한다.

70년대 미국에서 한 때 스케이트보드에 굉장한 열풍이 불었지만 곧 대유행이 사라지면서 스케이트 공원들은 문을 닫았고 스케이트보드광들은 거리로 내몰리게 되었다. 스케이트보더들은 당국에 의해 주시되었고 어디서나 환영받지 못했으며 고작 귀찮은 존재이기나 했다. 더 나쁘게는 거리에서 보드를 타고 미끄러져내리는 과정에서 벤치나 스트리트 퍼니처를 망가뜨리는 일이 빈번했기에 거리의 예술문화를 파괴하는 범죄집단으로까지 인식되게 되었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보더들은 서서히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는데 이는 오늘날 진보적 성향으로 기존의 권위주의에 반대하는 일종의 반항적인 특출한 양식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80년대는 Powell 이나 Santa Cruz 같은 회사에서 프로 보드에 단순한 그래픽을 넣기 시작했다. 이 아이디어는 급속하게 유행하게 되었고 곧바로 다른 프로 그래픽 스타일을 만들어 내었다. 일반적으로 프로 보더들은 자신들의 좋고 싫음과 같은 기호를 보드 그래픽을 통해 구체화시켰는데 이는 프로자신의 개성을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였다. 이렇게 표출된 그들만의 아이디어로 보더 그래픽은 그들만의 스포츠의 문화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래픽의 색채등이 유치했고 펑크나 헤비메탈 이미지인 해골이나 괴물 같은 아이템들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90년대를 접어들면서 그래픽은 더 세련되어졌다.


* Roskopp Face- Santa Cruz의 Jim Phillips 디자인, 1987.


* Matt Pailes pro board- Think사의 Mike Lesage 디자인(오렌지 칼라 배경), 1996.
American Icons - Blind 사의 Mark McKee 디자인(성조기 배경), 1991.
Jovontae Turner pro model - World Industries사의 Mark McKee 디자인(옐로우 칼라 배경), 1992.

80년대 후반부터는 전통 일본식 혹은 망가 스타일(Manga-style)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대중화되었고 이는 동양무술 영화의 영향을 받았음을 말한다. 펑크와 낙서 스타일도 역시 일반적이었고 심지어는 보드에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나 사이키델릭한 것까지 나타나기도 했다.

90년대 중반에는 스케이트보드 회사 Girl에서 제작한 20세기의 가구, 라스베가스 호텔 사인을 기초로 한 일러스트레이션이 그려진 보더 디자인 시리즈가 나오는 동안에 건설회사의 아이덴티티나 기호를 기반으로 한 스케이트보드 시리즈도 나타났다. 이 때에는 유명한 영화 장면들도 일반적으로 보더 디자인에 사용되었다.


* (좌측에서 우측으로)- Mordern Chair series- Girl사의 Tony Larson 디자인, 2000.
Metromob series London- Hessenmob사의 Henri Obsai 디자인, 2002.
Mordern Sign series McKay pro model- Girl사의 Tony Larson 디자인, 2002.
Andy Roy pro model- Consolidated사의 Moish Brenman 디자인, 1995.
Experiments in Truth series Bird- Hessenmob사의 Don Pendelton 디자인, 2001.


몇몇 디자이너들은 어린이들을 겨냥한 영화나 만화의 캐릭터들을 성인위주의 이미지로 차용해서 표현하기도 했는데 1993년에 Blind 사의 Mark McKee가 그린 유명한 스타일은 디즈니사의 미녀와 야수가 성적인 행위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디즈니사의 캐릭터나 특정 기업로고를 고의적으로 그 본질을 왜곡시켜 사용함으로 반기업주의, 반소비주의를 표명하기도 했는데 이 중 코카콜라, 버거킹을 포함한 많은 빅브랜드는 보드에 마음대로 차용되어 쓰여졌다. 때때로 프로 보더들은 디자인된 보더 스타일을 실제로 좋아하긴 하지만 때로는 그런 보드를 사용한다는 것에 대한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이렇게 보드위에 사용되는 로고는 비공식적 존재로 이는 반체제의 심볼이며 파괴를 뜻하는 그들만의 저항의식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런식으로 기업이미지를 저해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는 스케이트보드의 그래픽은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쪽에서 실제로 법적인 권한을 사용하기가 어렵다. 그 이유는 스케이트보드 산업의 특성상 생산이 단기적으로 이루어져 점포내에서 새 디자인이 한 달 안에 신속하게 교체되기 때문에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측에선 그런 디자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요즘의 보드 디자인 추세는 손으로 쓴 글씨와 일러스트레이션이 대중적이며 Girl사의 Tony Larson의 Flow2 시리즈 같은 것은 꽤 유명하다. 스케이트 보드 디자인에는 기성세대의 허풍스러움을 극도로 싫어하며 반 대기업, 로고없이 보기 등의 요소들이 큰 매력으로 작용하여 나타난다. 현대의 젊은 세대들은 이런 것들을 있는 그대로 표출해내는 데에 구애받지 않고 있으며 특이한 것은 가장 최근의 음악 분야인 뉴-메탈은 보더문화에서 그 아이디어를 광범위하게 빌려와 사용하고 있다.


* Flow2 series- Girl사의 Tony Larson 디자인, 2002.


스케이트보드 문화는 지난 몇 년 간 변화되었고, 특별히 X-Game이나 Tony Hawk 비디오 게임같은 것으로 접근하기가 쉬워졌다. 많은 청소년들은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며 스케이트보딩을 하는 것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지난 5년간 스케이트보드 공원은 어느때보다도 많이 문을 열기 시작했는데 이는 스케이트보드 문화가 더욱 육성되고 있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뉴욕의 거리 곳곳에서 스케이트보딩을 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볼때면 거의 예외없이 그들의 불량스러운 외모와 소음때문에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70년대에 보드의 유행이 지난후 반항적 의식을 지니고 서서히 생겨난 그들의 문화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프로 보더들의 개성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작된 그들만의 스케이트보드 디자인 25년사를 보며 작은 보더가 하나의 미디어가 되어 현 사회상을 반영하고 젊은 세대들의 의식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강력한 분출구가 됨을 알 수 있다.

< How 매거진 2004년 2월호 기사를 발췌 편집함 >

* Accidental Gun Death(총기사고로 인한 죽음)- Blind 사의 Mark McKee 디자인, 1992.


* Girl Rodriguez Bend Deck.


* Burger Board, Jason Lee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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