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사람들은 디자인에 유별난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다. 그 중에서도 집을 새로 리노베이션하고 멋진 디자인 가구를 사 모으는 것에 많은 시간과 돈을 쓴다. 이런 사람들의 취향은 텔레비젼 프로그램에서도 나타나는데, 디자인 가구나 용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집을 사고 팔며 집 가격맞추기를 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리노베이션 과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등도 있다. 집 가격 맞추기 프로그램 같은 경우 시청률이 아주 높은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부동산에 나온 집을 실제로 찾아가 여기저기를 살펴보고 얼마에 팔릴지를 맞추는 프로그램인데, 집 가격은 물론 주변 시세도 중요하지만 그 집 자체의 구조와 편리성 디자인등이 가격에 중요하게 반영되기 때문에 집을 사거나 팔 예정인 사람 뿐만 아니라 “집"의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많은 북유럽 사람들의 남의 집 엿보기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이런 프로그램들 중에서도 돋보이는 프로그램이 덴마크 공영방송인 DR(한국의 KBS나 영국의 BBC와 같은 공영방송이다.) K 에서 시즌2까지 나온 ‘건축가의 집"이라는 프로그램이다. 덴마크 디자인을 대표하는 건축가나 디자이너의 집을 찾아가서 안과 밖을 보여 주는 프로그램으로 진행자 역시 건축가이다. 그리고 객원 해설을 하는 건축교수가 나와서 집의 여러 특징에 대해서 설명을 해 준다.
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건축가들은 덴마크에서도 유명한 사람들인데 최근에 본 방송분 하나를 예로 들자면 코펜하겐의 지하철,시내버스등 정류장의 디자인과 변기등 산업 디자인 그리고 코펜하겐 공항 인테리어 디자인등을 한 크누트 홀셔의 집을 보여주었다. 방송을 통해 집뿐만 아니라 디자이너의 작품을 보여주고 디자인 철학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스케치등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는 과정등도 보여준다.
크누트 홀셔의 홀트에 있는 집. 홀트는 코펜하겐 주변의 전형적인 중상층 거주지이다. (이미지: DR K)
크누트 홀셔의 코펜하겐 메트로역 안내 표지석 디자인. (이미지: Knud Holscher Arkitekten)
이 프로그램이 돋보이는 것은 단순히 ‘좋은 집"을 보여 주면서 멋진 거실, 화장실등을 보여주는 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집을 살면서 느끼는 행복이라든지 도시에서의 삶과 전원에서의 삶 그리고 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어떤 것인지 하는 주거의 문제에 대해서 집을 지은 건축가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데 있다. 방과 화장실등을 보여 주면서 왜 그런 디자인을 했는지 그리고 디자인 아이디어가 실제 생활한 경험과 일치하는지 어떤 부분은 왜 디자인이 실패했는지, 다시 집을 짓는 다면 어떤 부분을 고칠지 등에 대해 꽤 진솔한 내용들이 프로그램의 중요한 부분이다.
객원 해설을 맡은 건축과 교수는 집이 지어진 시기 (어떤 집들은 최근의 집들도 있고 어떤 집들은 1960년대에 지어지는등 지어진지 좀 된 집들도 있다. ) 의 건축 사조등과 건축가의 배경과 특징등과 연결시켜서 그것이 집 디자인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등을 시청자들이 알수 있도록 설명해 준다.
크누드 홀셔의 집이 교외의 대표적인 중산층집을 보여준다면 닐스 홀셔의 집은 코펜하겐 도시에 어떻게 집을 새로 지을수 있는지 보여주는 예이다. 미니말리즘 디자인을 통해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는 보편성을 띠는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지 : 피터 뇌비)
이런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시즌 2까지 나오게 된것은 물론 덴마크 사람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즐겨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덴마크에는 ‘자기 집"을 짓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땅을 사서 집을 짓거나 오래돼서 낡은 집 같은 경우 부수고 다시 짓거나 아니면 도시의 건물을 사서 새로 리노베이션 하는등 자기 집을 짓는 사람들이 많고 집의 인테리어도 단순히 소품을 꾸미는 수준이 아니라 벽을 부수고 창을 넓힌다든지 거실과 부엌을 합치거나 나눈다든지 하는 리노베이션을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보니까 이런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게 되는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은 DR K의 홈페이지에 가면 덴마크 내에서는 무료로 다시 보기로 볼수가 있다. 물론 덴마크어를 알아야 볼수 있다는 단점은 어쩔수 없다.
http://www.dr.dk/K/Arkitektur+og+Design/Programmer/Arkitektens_Hjem/20111107093607.htm#/44282/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