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의 용도에서 따온 "공장 The Factory"는 20세기 앤디워홀의 "The  Factory"를 연상케 하지만 그 규모와 아름다움을 과이 21세기 대표하는 "공장"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건물의 반쪽은 폐허가 되어버린 거대한 시멘트로 지어진 공장을 리카르도 보필이 발견한 것은 1973이다. 그 후로 시간이 흐르고 지난 2년에 걸친 공사를 끝으로 건축 사무실겸 주거용으로 재탄생하였다. 어마어마한 높이의 천정이 뚫린 건물로 쏟아지는 빛은 경이롭고 빛과 함께 조화롭고 심플하게 디자인된 사무실과 전시실 그리고 침실 등은 아름답다.  8개의 보관창고는 건축 사무실, 모델을 만드는 연구소, 자료보관실, 도서실, 프로젝션 룸 그리고 그 중 가장 큰 “성당 The Cathedral”이라 불리는 저장고는 전시공간겸 건축관련 전문 행사시 사용하는 공간으로 변신하였다.
원래 보필의 건축이 고전과 현대를 조화롭게 만들어 가는 힘이 있지만 이 프로젝트는 모뉴멘트가 아닌 방치된 오래된 공장이 건축사무소로 변신하며 어떻게 기념비적인 공간으로 만들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마치 고딕의 성당을 재디자인하여 현대적인 공간으로 만든 듯한 마술 같은 힘이 느껴진다. 스페인 건축이 내실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 프로젝트가 지닌 강렬하고 단단한 내면의 힘을 통해 스페인 건축의 강점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프로젝트일 것이 분명하다.

거대한 시멘트 기둥으로 세워진 저장고의 높다란 청정을 그대로 살려 공간을 시원스럽게 두었다. 길고 하얀 커튼이 드리워진 공간은 성당에서 느낄 수 있는 엄숙하고 고요한 정적과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

낡은 시멘트 건물은 마치 정글 속에서 살아 남은 유적지처럼 신비한 힘을 지니고 있다. 자연스레 생긴 수목들과 건물지붕 위에 심은 나무와 풀들이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 내었다.

오래되고 낡은 건물을 전부다 허물과 치워버리는 것처럼 우매한 행위는 없을 것이다. 성당이든 오래되고 하잘 것없는 저장고든 가치를 제대로 보고 보존하다면 이렇게 근사한 유물로 그리고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을 하게된다.

거대한 저장고의 벽 아래 놓인 피아노는 한편의 시를 만들어낸다. 나무로 만든 의자는 안토니 가우디의 작품.

로마의 원형 극장이 연상되는 사무실 한견의 회의실.

보필의 작품세계를 담은 공간으로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공간이다.

한 벽면 가득 들어찬 책과 포근해 보이는 소파. 이런 곳에서 일을 하다면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을 듯...

20세기 초반의 인테리어 느낌이 강한 실내 디자인.

사무실 가득 들어 찬 자연광과 빛마저 경이롭게 느껴지는 공간.

안토니오 가우디의 의자들과 대리석 테이블로 장식된 회의실의 풍경.

사무실이나 현장에서 떠나 살기 힘든 건축가를 위해 최상의 공간인 침실이 같은 건물에... 

건물이 아름답다고 생각되는 경우는 드물다. 멋있고 근사하다는 감탄사가 나오는 건물들은 많지만 건물이 지닌 힘 자체와 그와 더불어 만들어내는 은은한 향기같은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는 건축물은 드물다는 것이다. 지나친 기술과 장식으로 인해 멋이 너무 들어가기 때문이라 생각하는데 리카르드 보필의 "공장"은 자연스럽고 절제된 아름다움의 힘이 느껴져서 오랫만에 만난 아름다운 건물로 꼽고 싶다. 

Architects: Ricardo Bofill
Location: Sant Just Desvern, Spain
Photographs: Courtesy of Ricar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