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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개의 다이오드

디자인에 있어서 전통의 재해석을 통한 고전 디자인의 변형은 흥미로운 방식이긴 하지만 때로는 진부하거나 단순 모방에 그칠 수도 있는 위험이 있는 접근 방법이다. 그런데 이런 고전 디자인을 새로운 기술과 접목시킴으로써 성공적인 디자인으로 승화시킨 예가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소개할 디자인은 LED 램프인 레이디어스 넘버 0 으로 에스코 쉬미트-쇠언슨이 디자인하였다

 

레이디어스 넘버 0. 5개의 링과 중앙의 콘 모양의 전등프레임은 포울 헤닝슨의 디자인에서 빌려온 아이디어이다.   ( 이미지 : 에스코 쉬미트-쇠언슨)


백열전구는 오랫동안 사용되어 전통적인 전구이지만 기후 온난화 이슈가 제기된 이래로 에너지 비효율성 때문에  여러 나라에서 금지예정이고 특히 EU에서는 2012년이후로 일반적인 목적의 백열전구 판매를 금지시켰기 때문에 이제는 슈퍼마켓이나 이케아 등지에서 구입할수도 없는 전구가 되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여러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구가 판매되고 있는데 LED전구도 그중의 하나이다.  특히 에너지 효율에 있어서 LED전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백열전구에 비해서는 같은 밝기를 경우 에너지 소비량이 1/10 불과하고 다른 에너지 절약 전구에 비해서도 몇배의 효과를 낸다. 그리고 전구의 수명역시 거의 반영구적이라고 만큼 길어서 LED전구를 설치할경우 10년이상 전구를 가는것을 신경써야 필요가 없게 된다

 

이렇게 에너지 성능과 수명에서는 좋아보이지만 LED 전구는 많은 해결해야 문제를 가지고 있다. 가장 문제는 색재현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햇빛같은 경우 빛이 모든 파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색도 햇빛아래에서는 보이게 된다. 백열전구 역시 약간 붉게 보이기는 하지만 모든 색이 백열전구빛을 반사할 있게 된다. 반면에 다이오드에서 나오는 빛은 모든 파장을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모든 색을 재현할수가 없게 되는데 예를 들면 살색 같은 경우 색이 거무죽죽하게 표현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LED 다른 문제로는 푸르스름하고 창백한 빛에 있다. 백열전구가 오렌지 빛의 따뜻한 색감을 가지기 때문에 대비는 특히 커보이는데, LED 창백한 빛은 북유럽의 추운 겨울밤을 더욱 싸늘하게 만들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LED 램프를 거실등이나 식탁등으로 사용하는데 거부감을 가지게 만든다.  LED 등을 켜고 아래 음식을 놓으면 거무죽죽하고 창백한 빛은 식욕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하다. 다른 치명적인 LED 문제점은 빛의 지향성이다. 빛이 공간으로 넓게 퍼지는 것이 아니라 한쪽 방향으로 모아지기 때문에 거실을 밝히지 못하고 그늘을 만들거나 빛이 비추는 방향은 너무 밝아서 눈이 부시게 된다

 

레이디어스 넘버 0 포울 헤닝슨의 PH램프를 새롭게 해석한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다. 포울 헤닝슨은 디자이너로써 건축가로써 그리고 작가로써 덴마크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던 사람이었다. 사실 외국에는 포울 헤닝슨은 그의 유명한 PH램프로써만 알려져 있지만 덴마크에서는 그의 작가로써의 활동 그리고 반나찌 활동 그리고 사회주의 이념가로써도 널리 알려져 있다. 포울 헤닝슨이 PH램프를 디자인하던 시기(1925) 전구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그전까지 사람들은 촛불이나 등불을 태우고 살았었다. 전기를 이용한 전구는 편리했지만 몇가지 문제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색이 등불만큼 따뜻한 느낌이 안난다는 것과 전구 필라멘트를 직접 바라보면 눈이 부시다는 점이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전등만을 써온 사람들에게는 당연해 보이는 것이겠지만 처음 전기전구를 접했던 당시는 이것이 커다란 문제였던 것이다. 포울 헤닝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구에서 빛이 직접 나가는 대신 반사판을 이용해 사람들이 전구를 직접보지 않고 반사된 빛을 보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로써 눈부신 문제를 해결할수 있었고 반사판에 따뜻한 색을 사용함으로써 반사된 빛이 따뜻한 색을 띌수 있도록 것이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PH램프로 이것은 후에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모범적 원형이 되었다

 

포울 헤닝슨의 PH-아티초크. 아티초크의 모양에서 따온 디자인으로 포울 헤닝슨의 조명 디자인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50년이 넘은 디자인이지만 아직도 루이스 폴슨에서 대표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조명이다. (이미지: 루이스 폴슨)

포울 헤닝슨의 PH-스노우볼 조명. 역시 5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진 조명등이지만 아직도 현대적으로 보인다. 현재도 루이스 폴슨에서 생산 판매되고 있으며 레이디어스 넘버 0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조명이다. (이미지: 루이스 폴슨)

 

사실 포울 헤닝슨이 사용했던 아이디어는 100년전의 아이디어였지만 문제의 해결방법은 LED 램프에도 그대로 적용할 있는 것이다

 레이디어스 넘버 0 같은 경우 차가운 빛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이오드 표면에 (phosphorus)성분의 코팅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럴 경우 투과율이 떨어져 에너지 효율이 70%정도로 떨어지긴 하지만 아직도 백열전구의 7배정도의 에너지 효율을 지니게 되고 빛은 훨씬 온화하고 따뜻한 색깔을 띄는 것을 확인할수 있다.  다이오드의 빛이 한쪽으로만 뻗어나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레이디어스 넘버 0 다이오드의 갯수를 늘리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레이디어스 넘버 0에는 다이오드가 1800개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들 다이오드를 길게 형태로 만들어서 다섯개의 램프 링안에 집어 넣었는데 이런 방법을 사용해 빛이 한쪽으로만 퍼져나가는 문제점을 극복하고 빛이 모든 방향으로 뻗어 나갈수 있도록 하고 실내에 어두운 구석을 만들지 않고 있다. (1800개면 360 상하 좌우를 커버하기에 충분하고도 남는 숫자일 것이다. ) 또한 PH램프를 변형한 디자인을 통해 빛이 램프갓에 반사되어 나오도록 함으로써 LED램프의 눈부심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하고 있다. 램프갓으로는 흰색으로 코팅한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있는데, 알루미늄은 가볍고 가공이 쉬우면서 열전도도가 높기 때문에 다이오드에서 나오는 열을 쉽게 퍼뜨린다. 다이오드의 효율은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열전도도가 높은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레이디어스 넘버 0 디자인의 미덕은 고전적 디자인을 차용한 것에도 새로운 LED 사용한 것에도 있지 않다. 본래 조명 디자인을 할때는 하나의 전구를 사용하도록 디자인 하는 것이 보통이고 많아도 십여개 정도를 사용해 샹들리에처럼 디자인 하는 것이 보통일 듯하다. 그리고 최근 나오는 많은 LED램프를 봐도 이러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것이 사실이다. 레이디어스 넘버 0 신기술에 맞는 새로운 디자인 아이디어를 사용하고 있다. 1800개의 다이오드를 사용함을써 LED빛을 사방으로 분산시키고 전등갓을 사용해 효율적으로 눈부심을 제거하는 고전적 아이디어를 접목시킨 점이 진정한 미덕이라고 있다. 또한 디자이너 에스코 쉬미트-쇠언슨은 따뜻한 빛을 얻기 위해 코팅에 사용한 황의 적합한 두께와 비율등을 정하기 위해 오랜시간을 연구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좋은 디자인에 걸맞게 레이디어스 넘버 0 훌륭한 조명이지만 가격역시 35 크로나 (한화로 7백만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을 보이고 있다. 물론 가격은 아직도 덴마크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는 오리지날 PH아티초크의 5만크로나(한화 1천만원) 비하면 저렴(?)하다고도 할수 있겠다. 이러한 가격대임에도 덴마크의 많은 가정에서 PH전등이 아직도 현역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좋은 디자인을 사랑하고 아끼는 북유럽의 전통을 다시한번 확인할수 있게 된다.

Tag
#LED #조명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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