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관해-전시 "Au fond a dro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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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3.05.05 작성자 이선정(mari97) 조회수8394

화장실에 관해-전시 "Au fond à dro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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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을 와서 가장 피부로 느껴졌던 불편함은 바로 화장실 문제였다. 내가 유학을 왔던 시기는 한참 우리나라에서 월드컵 분위기로인해 지하철을 비롯한 공공 화장실 개선에 관한 관심이 최고조로 올라있었을 때였다. 카페나 레스토랑의 인테리어디자인을 할 때에도 화장실에 들이는 공이 대단했고, 외국인을 맞이해야 했던 한국 공공화장실들은 깨끗함에의 경쟁을 넘어 디자인으로도 경쟁을 했던 시기였다. 때문에 당시 그렇게 오래되고 지저분한 파리의 화장실들이 겉으론 우아하고 아름다운 파리의 모습과 너무 어울리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파리에서 열린 화장실에 대한 전시를 소개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Au fond à droite라는 전시의 제목이 이미 파리 화장실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데, 파리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화장실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면 거의 백이면 백 Au fond à droite -저쪽 끝으로 가서 오른쪽 (혹은 왼쪽)에 있다는 대답을 들을 것이기 때문이다. 파리에서 화장실은 가장 구석 끝으로 늘 밀려나는 것이 대부분인데 그 상황을 너무도 잘 함축하고 있어 처음 이 전시 명을 봤을 때 굉장히 공감이 되었다. 여태껏 볼 수 없었던 참신한 주제와 전시 제목 덕분에 호기심 많은 관람객이 몰려들고 있는 전시 Au fond à droite 에서는 기술적으로 혁신적이면서 디자인적으로도 재미있고 유쾌한 화장실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사실 이 전시는 화장실에 관한 단독 전시는 아니다. 이번 전시 Au fond à droite는 파리 국제박람회 (Foire de Paris) 의 전시관 중 하나를 VIA (Valorisation de l’Innovation dans l’Ameublement) 의 큐레이터가 전시 디자인에 참여해 후원한 전시파트이다. 109년 전통을 가진 파리 국제박람회 (Foire de Paris) 행사는 올해에도 3,500여 브랜드들의 제품들과 볼거리들이 소개되고 있으며 그 테마를 말하자면 집과 여가 그리고 다른 여러 가지라고 말할 수 있는데, 사실 그 범위가 너무 방대해서 모든 것이 다 있는 전시회라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파리 국제박람회 (Foire de Paris)는 프랑스 전역과 세계 곳곳에 흩어져있는 프랑스령들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참여하는 국제 박람회이기 때문이다. 혁신적인 디자인 오브제뿐 아니라 여행 상품에서부터 체험 상품들, 예술 작품들, 식품들까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것들을 볼 수 있다. 13일간의 행사 기간에는 60개의 다채로운 공연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데 한마디로 파리에서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쉽고 재미있는 행사라 할 수 있다.

다시 전시 Au fond à droite 이야기를 해보자면, 프로그램 상 세계 각국의 26가지 화장실에 관계된 디자인이 전시되었는데 기술적으로 매우 앞선 제품에서부터 움직이는 이동식 화장실, 유머가 담긴 재미있는 디자인과 지속적이고 영구적인 디자인까지 다양한 디자인들이 소개되었다. 그리고 입구 쪽에있는 화장실에 필요한 다양한 액세서리 제품 전시 부스도 매우 흥미로운데, 최신 유행에 맞는 컬렉션은 물론이고 두루마리 화장지를 소재로 디자인된 바, 드레스 등이 소개되어 관람객들이 즐겁고 기분 좋게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