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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씨티

 

지난 7월 4일 아침 코펜하겐 시내의 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나면서 경찰 오토바이 행렬이 나타났다. 경찰차나 구급차의 사이렌이 울리면 그렇듯이 여느 때처럼 차들이 한쪽으로 길을 비켜주자 한 무리의 검은색 대형차 행렬이 나타났다. 그 차들에는 덴마크 국기와 유엔기가 나부끼고 있었다. 유엔에서 고위 사절이 도착했나 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사절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었다는 것은 그날 저녁 텔레비전 뉴스를 보다가 알게 되었다. 반기문 총장이 덴마크 여왕인 마르그레테 2세와 총리인 헬르 토닝-쉬미트와 함께 유엔 씨티의 개소식에 참석하였다는 뉴스였다.

 

아트리움을 통해 8개의 유엔기구가 연결되도록 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직원들의 건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도록 디자인되었다. (사진: 아담 머크)

 

 

유엔 씨티 (사진: 아담 머크)

 

 

덴마크는 국제원조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이다. 전체 GNI의 0.84%를 국제 원조로 사용해서 룩셈부르크 (1%), 스웨덴 (0.99%), 노르웨이(0.93%)에 이어서 네 번째로 국제 원조 비율이 높다. 참고로 한국은 GNI의 0.14%를 국제 원조에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원조의 하나로 덴마크는 8개의 유엔 기구를 유치하고 있는데 이들 유엔기구의 사무실들은 그동안 코펜하겐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이러한 유엔기구 사무실들 중 가장 비중이 큰 곳은 유니세프로 유니세프 본부는 뉴욕에 있지만 코펜하겐에는 유니세프 분배 센터가 있다.  유니세프 분배센터는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나누어줄 백신 등의 물자들을 받아서 보관하고 다시 원조국가로 보내는 창고로 코펜하겐 북쪽의 항구인 노하운에 있었다. 그런데 지난 기사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  노하운 재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유니세프 분배센터 위치에 코펜하겐에 위치한 유엔기구들을 한 건물로 모으는 개발 계획이 수립된 것이다.

 

반기문 유엔 총장, 헬르 토닝 덴마크 총리, 마르그레테 여왕 (사진: 유엔 아카이브)

 

각각의 유엔 기구를 위해 8개의 윙이 마련되었다. (사진: 아담 머크)

 

전체 예산은 1억 4천만 유로(한화 2천억원)로 건물 설계와 디자인은 역시 지난 기사에서 소개한 적이 있는 3XN에서 맡았다. 전체 사무실 면적은 45,000제곱미터로 1,700여명의 유엔 직원들이 근무하게 된다.

 

유엔 씨티는 보안을 위해 별도의 섬에 있다. (사진: 아담 머크)

 

 

건물은 독자적인 섬에 있는데 이는 유엔기구가 테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한다. 전체 건물의 모양은 별모양을 하고 있는데 8개의 유엔 기구를 위해 각각 8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별모양은 세계로 나가는 유엔 활동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중앙의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계단으로 건물의 연결함으로써 8개의 유엔기구가 독자적으로 활동하면서도 중앙의 공동 공간을 통해 서로 연결되도록 한 점이 인상적이다. 이러한 건물 구조는 지난 기사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 코펜하겐의 아쿠아리움 블루플래닛의 구조와도 유사한 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사무실 공간들은 열린 공간을 지향해 건물을 이용하는 유엔 직원들이 대등한 레벨에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회의실 (사진: 아담 머크)

 

 

반기문 유엔 총장은 개소식에서 유엔의 핵심 아젠다로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 대응을 언급하면서 유엔 씨티를 그 능동적인 예로 소개했다. 실제로 유엔 씨티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바로 에너지 효율을 높인 디자인에 있다.

 

사진: 아마 머크

 

 

유엔 씨티의 파사드를 보면 높은 창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이러한 크고 높은 창은 햇빛을 받아들이는데 유리하다. 밖에 설치된 금속제 전동 블라인드를 통해서는 햇빛양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난방비를 줄이고 사무실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 (이미지: 3XN)

 

 

건물의 지붕에는 1400장의 태양전지판이 설치되어 연간 3십만 킬로와트시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빗물 저장고는 연간 3백만 리터의 물을 받을 수 있는데, 화장실의 변기에 사용되는 물은 이러한 빗물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또한, 건물의 냉방을 위해서는 바닷물을 사용한다. 바닷물은 기온 보다 온도가 낮으므로 바닷물을 냉방 파이프로 흘려보냄으로써 더운 날씨에는 건물 온도를 낮출 수 있게 된다.  지붕에는 햇빛을 반사 시킬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해 역시 더운 여름날 지붕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고 있다.

 

건물 입면도(이미지: 3XN)

이러한 에너지 절약 아이디어를 도입한 결과 일반적인 건물에 비해 에너지 소비가 50% 정도인 연간 제곱미터당 50킬로와트시의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덴마크 건물 에너지 1등급을 받았고 LEED의 플래티넘 등급, 그리고 유럽연합의 2012년 녹색건물 상을 받았다. 

 

계단은 소통을 상징한다. (사진: 아담 머크)

Tag
#건축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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