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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인덱스 디자인상

 

2013년 인덱스 상의 수상작이 지난 8월 30일 발표되었다. 인덱스 상은 여러 디자인 분야 상중에서도 특별한 점이 많은 상이다. 먼저 상금 규모가 오십만 유로 (한화 7억 3천만 원)으로 디자인 상중에서는 최고라고 할 만한 상이다. 인덱스 디자인상은 삶의 질을 높이는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사회와 디자인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순히 미적으로 아름답거나 참신한 디자인이 아닌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어떠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지를 수상작 선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덱스 디자인상 수상작들은 통상적인 디자인상에서 선정되는 가구 디자인, 산업 디자인 등의 분야를 뛰어넘어 사회적 프로젝트라든지 기술적인 진보와 연결된 분야 등을 망라하고 있다. 광의의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회적 연결과 융합이 강조되는 시대적 요청에 따라 디자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는 의미가 깊은 디자인상이라고 할만하다. 디자이너들에게는 좀 더 넓은 사회 진출을 위한 비전을 보여 준다고도 할 수 있다. 

 

(이미지: 인덱스 재단) 

 

 

인덱스 디자인상을 수여하는 인덱스 디자인 재단은 덴마크의 비영리 재단으로 덴마크 왕세자와 경제부, 그리고 몇몇 자선재단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의 디자인상 수상식에도 덴마크 왕세자비가 참여하였다.

 

 

올해의 인덱스 상 수상자들과 중앙의 호주 출신의 왕세자비 메어리 (사진: 인덱스 재단)

 

인덱스 디자인상은 디자이너나 일반인들이 응모나 추천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수상작 선정은 기본적으로 심사위원들이 맡게 되는데, 올해의 경우 미국의 CNN과 함께 수상작 선정에 일반인들이 투표로 참여할 수 있는 사이트를 오픈하고 투표 결과를 수상작 선정에 반영하였다.

 

http://edition.cnn.com/SPECIALS/index-awards-design-to-improve-life/

 

올해의 수상작들은 다음과 같다.

 

사회분야

지능형 고속도로

 

텔레비전을 켜거나 인터넷, 신문, 잡지 등을 보면 새로운 안전기능이 추가되고 지능형 시스템이 장착된 최신 자동차들의 광고를 보게 된다. 기본적으로 자동차 산업은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자동차 회사들은 판매와 이익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발전을 빠르게 적용해 나간다. 그에 반해 도로는 공공 서비스 영역에 속하고 경쟁도 없다 보니 최신 기술들이 적용되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네덜란드의 디자이너 단 로스가드와 사회기간시설회사인 네덜란드의 헤아이만스는 이에 의문을 제기하고 도로에 첨단 기능을 추가한 디자인을 제시했다.

 

기온이 낮아지고 도로가 얼어붙으면 눈 모양 표시가 나타나는 능동형 페인트 (이미지: 스튜디오 로스가드)

 

“밤에 빛나는 도로”, “능동형 페인트’, “반응식 조명”, “풍력 조명”, “전기차 충전 차선” 등의 개념이 바로 그것이다. 특수 페인트를 사용하여 온도가 내려가고 도로가 얼어붙으면 페인트의 색이 변하면서 눈 모양이 나타나도록 한다든지, 형광 페인트를 사용하여 낮 동안 받은 빛으로 밤이 되면 도로가 빛나도록 해 조명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조명을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곳에도 밝혀서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소비하는 현재 방식 대신 자동차의 위치를 탐지해서 자동차가 지나가는 곳에만 가로등을 켜는 등의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단 로스가드와 헤아이만스의 접근이 새로운 것은 실제로 적용 가능한 디자인을 만들었다는 것과 기존의 도로를 완전히 새로운 도로로 교체하는 대신 이미 존재하는 도로에 첨단 기능을 부가적으로 더할 수 있는 키트화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했다는 데 있다고 할 것이다. 실제로 이 아이디어의 일부는 2013년 후반부에 네덜란드의 일부 도로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자동차가 주행하는 부분만 조명이 켜지게 된다 (이미지: 스튜디오 로스가드)

 

가정분야

프레쉬페이퍼

 

지난 20세기 발명품 중 인간의 수명을 늘리고 건강을 증진하게 시킨 가장 중요한 성취 중의 하나로 뽑히는 것이 냉장고이다. 한국의 경우에도 세계 최고 수준이던 위암 발병률이 지난 세기말 획기적으로 낮아진 이유가 소득 증가에 따른 냉장고의 보급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렇지만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식량과 농산품의 절반이 썩거나 상해서 버려지고 있고 아직도 전 세계에는 냉장고가 멀고 먼 나라의 이야기인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냉장고가 충분히 보급된 선진국의 경우에도 모든 식품이 냉장고 보관에 적합한 것은 아니므로 많은 식품이 냉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통 판매되고 있다.

프레쉬페이퍼는 식품의 보존기간을 늘려준다. (이미지: 피누그린) 

 

디자이너이자 발명가인 인도계 미국인인 카비타 슈클라는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던 중 인도에 사는 할머니를 방문했다가 할머니가 음식이 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향신료를 사용하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향신료를 더한 프레쉬페이터를 발명하였다. 박테리아를 죽이는 효과가 있는 프레쉬페이퍼를 사용하여 식품을 포장하거나 그 위에 진열하면  냉장 보관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식품 보존 기간을 2~4배까지 늘릴 수 있다고 한다. 카비타 슈클라는 프레쉬페이퍼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회사를 만들어 자신의 발명품을 보급하고 있다.

 

 

 (이미지: 피누그린)

 

인체분야

나탈리 컬렉션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아직도 위험한 일이다. 선진국에서도 예상외로 많은 산모와 아기들이 생사를 달리하고 있고 의학이 손길이 못 미치는 개발 도상국에서는 아직도 높은 신생아와 산모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기를 낳는다는 것은 단순한 정의보다 훨씬 더 깊은 의미가 있는 우리들의 삶에서 중요한 순간이다. 이러한 출산의 경험이 산모와 아기 그리고 아빠에게 모두 뜻깊은 순간이 되기 위해서는 조산사의 능숙한 경험과 상황 판단이 중요하다. (참고로 부연하자면 여러 유럽 국가에서는 아기는 조산사가 낳고 있다. 물론 출산은 병원에서 이루어 지지만 산부인과 의사는 응급상황이거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만 참여하고 정상 분만의 경우에는 조산사가 출산을 주도한다.)

 

나탈리 출산 시뮬레이션 키트 (이미지: 래달 글로벌 헬스) 

 


노르웨이의 래달 글로벌 헬스에서는 아이를 낳는 조산사들의 훈련을 돕기 위해 나탈리 출산 시뮬레이터를 디자인하였다. 이 시뮬레이터는 아기의 몸무게, 관절의 움직임, 탯줄, 호흡, 심장 박동을 매우 정교하게 시뮬레이션한 인형과 실제 자궁의 수축운동을 정교하게 모방한 자궁 모형 그리고 태반 모형을 사용하여 훈련을 받는 조산사들이

실제 아기를 다루는 것에 아주 근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이 시뮬레이터는 가격이 높지 않기 때문에 개발 도상국 보급에 쉽다고 한다. 실제로 이 시뮬레이터를 이용하여 탄자니아의 조산사들을 훈련한 결과 아기 탯줄이 목에 감겨 질식사하는 등의 질식사를 47% 줄이는 획기적 성과를 낳았는데 이러한 디자인을 통한 사회 발전에 대한 공로로 인덱스 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아기들의 코를 빨아주는 석션 (이미지: 래달 글로벌 헬스)

 

 

사회분야

코펜하겐 기후적응 계획

 

기후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우리 시대의 과제이다. 코펜하겐 시에서는 이러한 기후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종합적 계획안을 마련하였는데, 기본적으로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 시설과 경보 시스템 그리고 무엇보다도 예방책이 지속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인 도시 개발 계획과 잘 맞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계획안은 하수 시설 정비 등의 단선적 접근에서 벗어나서 도시의 물 저장 용량을 늘리기 위해 공원 등의 시설을 마련하고 홍수가 났을 때에는 공원을 물 저장고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용도 시설을 마련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또한, 계획안은 이러한 시설들을 마련하면서 교통 대책 등도 잘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1년 대홍수가 났을 때의 코펜하겐 (이미지: 코펜하겐 시청)


 

코펜하겐의 기후 적응 계획 (이미지: 람벌)

 

무엇보다도 전체 계획안은 시청 주도하의 일방적 기획안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과 기업체에서도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디자인에 대한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고 사업의 성과도 인센티브 등을 통하여 공유하도록 함으로써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상트 키엘 쿼터. 평소에는 공원으로 사용하고 홍수가 났을 때에는 물을 저장하는 시설로 전환할 수가 있다.  ( 이미지: 트렐랴 나투어)

 

놀이와 교육분야

라스베리 파이

 

우리는 컴퓨터와 인터넷 등이 생활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 결과 컴퓨터 사용은 생활의 필수가 되었고 어린아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컴퓨터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인간 친화적인 유저 인터페이스가 보급됨으로써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의 사용을 위해 높은 지식이나 경험이 없어도 된다는 점이 20~30년전의 컴퓨터 사용 환경과 다른 점이다. 그렇지만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변했을까?

 

예전의 경우에는 컴퓨터 사용 장벽이 높았기 때문에 컴퓨터는 주로 젊은이들의 “장난감”이었고 컴퓨터를 사용하던 젊은이와 어린이들은 컴퓨터 운영체제이론과 프로그래밍을 배워서 컴퓨터로 과학, 공학 계산을 하거나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즐기는 등 주로 생산적인 영역에서 취미활동을 했었다. 하지만 컴퓨터 보급이 대중화되면서 요즘 젊은이들의 컴퓨터 사용은 인터넷과 게임, 게시판 사용 등으로 바뀌고 있고 프로그래밍 등을 취미로 즐기는 비율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컴퓨터의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으로 바뀌면서 컴퓨터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컴퓨터 과목의 성적이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케임브리지 대학의 이븐 업튼과 그의 동료들은 라스베리 파이를 개발하게 되었다. 라스베리 파이는  공개 무료 운영체제와 저렴한 가격의 CPU를 사용하여 프로그램밍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매우 작은 사이즈의 컴퓨터이다. 공개된 무료 운영 체제는 참여자가 직접 고치고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윈도우나 맥OS 같은 폐쇄 운영체제보다 사용자의 창의성을 훨씬 더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매우 단순하면서도 효율적인 컴퓨터 (이미지: 라스베리 파이 재단)

 


무엇보다도 인덱스 상의 심사위원들이 주목한 점은 라스베리 파이의 단순한 디자인과 그에 따른 생산경비의 절감 그리고 결과적으로 저렴한 비용을 실현 시킨 점에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개발도상국의 어린이들이 일찍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게 되고 나아가 컴퓨터 과학을 공부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커갈 길을 열어준다는 점이 라스베리 파이 디자인의 뛰어난 면이다. 라스베리 파이는 소비에서의 평등만이 아니라 생산에서의 평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기능성이 극대화된 디자인 (이미지: 라스베리 파이 재단)

 


Tag
#인덱스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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