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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주년 움브라, 작은 집을 위한 생활용품을 디자인하다

 

마치 수줍게 꽃봉오리를 터뜨린 듯, 부드러운 곡선의 손잡이가 위로 솟은 유선형 구조가 인상적인 아담한 케이스. 집안 구석에 있는 듯 없는 듯 자리하던 휴지통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장식성을 더한 가비노 캔(Garbino Can, 1997)은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영구 소장된 디자인 소품으로도 유명하다. 수많은 디자인상을 수상한 이것은 디자인 기업 움브라(Umbra)가 산업디자이너 카림 라시드(Karim Rashid)에게 의뢰하며 탄생해, 매출상승과 동시에 움브라만의 색채를 부각시킨 제품이기도 하다.

 

 

토론토에 위치한 움브라 플래그십 스토어  ©Umbra

 

 

캐나다 토론토를 기반으로 탄생한 생활용품 디자인/제조 기업 움브라가 올해로 창립 35주년을 맞았다. 실용성과 더불어 획기적이고 현대적인 디자인 제품으로 주목받아온 움브라는 현재 전 세계 120여 개 국가에서 25,000개 이상의 매장에서 판매되며 명실 공히 세계적인 디자인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움브라는 토론토에 2007년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를 35주년을 기념해 최근 새롭게 개조해 고객들과 만나고 있다. 단순히 디자인 숍이라기보다 디자인 허브이자 디자인 박물관으로 기능하는 이곳에는 판매를 위한 매장과 움브라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카이브는 물론 20여 명의 움브라 상주 디자이너가 작업하는 스튜디오 등이 자리하고 있어 움브라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다.

 

라틴어로 ‘그늘’이라는 의미의 ‘움브라’라는 이름은 기업 탄생 스토리에서 비롯됐다. 움브라 공동 창립자이자 현 부사장인 폴 로웬(Paul Rowan)의 1978년 당시 직업은 그래픽 디자이너. 조그마한 오타와 아파트에 이사 온 그가 작은 창문에 어울리는 햇빛 차단막을 찾을 수 없던 것이 계기가 됐다. 그즈음 한 밴드에서 베이스를 연주하던 유년시절의 친구 리 몽델바움(Les Mandelbaum, 현 움브라 사장)이 합류하면서 함께 시장조사를 진행한 후 1979년 움브라를 공동 설립했다.

 

             

              The Original Shade  ©Umbra                             나무로 제작한 콜라주 액자  ©Umbra

 

 

움브라의 첫 제품은 폴 로웬이 직접 디자인했다. 격렬한 파도가 몰아치는 대담한 그래픽이 새겨진 종이 블라인드(The Original Shade)로, 대나무 블라인드가 흔하던 시장에는 다소 생소한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움브라는 비닐 플레이스 매트(Vinyl Place mats, 1984)를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 당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 주방용품 박람회에서 작은 공간을 제공받으면서 급히 제작한 플레이스 매트가 대형 홈퍼니싱 기업 포터리 반(Pottery Barn)에 판매되면서 가능했던 것.

 

이후 두꺼운 카드보드지가 주재료이던 콜라주 액자 시장에 처음으로 나무로 만든 콜라주 액자(1993)를 출시하면서 수많은 카피 제품을 양산해내기도 했다. 가비노 캔을 디자인한 카림 라시드의 또 다른 히트작, 오 체어(OH Chair, 1999) 역시 움브라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해주면서도 가볍고 실용적인 소재로 만들어져 1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는 아이템이다.

 

 

                       가비노 캔  ©Umbra                                                오 체어  ©Umbra

 

 

 

탄생 35주년이 지난 지금도 움브라는 작은 집에 어울리는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방송되는 집 개조 프로젝트 프로그램을 보면 평소에는 가려져 있거나 장식용으로 여겨지던 가구나 소품이 필요할 때만 눈 앞에 드러나는 인테리어 디자인이 도시 생활에서 각광받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움브라 역시 한정된 도시 생활공간에 맞춰 실용성과 데코레이션, 여기에 쉽게 숨기고 드러낼 수 있는 유연성까지 갖춘 다기능 디자인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디자이너들 역시 유럽이나 아시아, 북아메리카 등의 작은 집에서 살아본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지난 25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플로팅 쉘프(conceal floating shelf, 2005)는 그 대표적인 아이템 중 하나다. 디자인 학교와의 협력차 방문했던 뉴욕의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책장에 놓인 책들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착안해 제작됐다. 프랫 인스티튜트 졸업생인 미론 리오르(Miron Lior)의 첫 디자인 작인 플로팅 쉘프는 벽에 거는 책장으로, 책을 올려놓으면 책장의 자취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지금까지 1,500만 개 이상 판매된 이 마술 책장은 폴 로웬 부사장이 여전히 디자이너들에게 ‘완벽한 디자인’의 예로 꺼내드는 제품이다.

 

 

마치 공중에 책이 떠 있는 듯한 Floating shelf  ©Umbra

 

 

 

이외에도 좁은 집안에서 옷을 걸 때만 고리를 내려 쓰는 플립 훅(Flip Hook), 의자로 사용하지 않을 때는 간단히 접어 옷장에 넣어 옷걸이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폴딩 행거 체어(Folding Hanger Chair), 아이팟이나 태블릿 스탠드인 동시에 작은 문구 용품을 수납할 수 있는 네스트 캐디(Nest Caddy) 역시 작은 집에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때에 따라 의자가 되거나 옷걸이로 사용할 수 있는 Folding Hanger Chair  ©Umb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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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브라 #카림 라시드 #가비노 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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