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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를 돋보이게 하는 디자인

옐링스톤은 지나가던 길에 잠깐 차를 멈출 곳을 찾던중에 발견한 곳이었다. 일부러 방문하지 않는다면 지나치기 쉬울 정도로 잘 알려진 곳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우연히 멈춘 곳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고대와 현대가 만나는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옐링스톤을 보호하고 있는 유리 케이스. 고대 유물을 보호하고 있는 케이스 디자인에서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진:  배준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전자기기에는 블루투쓰라는 기능이 있다. 컴퓨터나 핸드폰과 주변기기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기능인데, 이 블루투쓰는 말 그대로 파란 이빨이라는 뜻이다. 이 블루투쓰는 스웨덴의 정보통신기업인 에릭슨에서 발명한 기술인데, 바이킹의 왕이었던 해럴 블루투쓰의 이름을 따 지은 이름이다. 바다를 네트워크로 연결했던 바이킹처럼 전자기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유럽에는 성이 없었기 때문에 블루투쓰는 성이 아니라 해럴의 이가 파란 색이었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블루투쓰는 영어의 H와 B를 결합한 심볼을 사용하는데 이 심볼이 해럴 블루투쓰라는 이름의 첫 자를 룬 문자로 표기한 것이다.

 

룬 문자는 예전 바이킹들이 사용하던 문자로 라틴 알파벳을 본 따서 만들어진 문자였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의 바이킹들이 사용하던 문자였는데, 이들은 이 문자를 이용해 양피지에 글을 쓰거나 나무판에 파거나 아니면 비석이나 바위에 글을 쓰기도 했다. 옐링에 있는 두개의 바위는 바로 이렇게 룬 문자로 바이킹 왕이었던 고름과 해럴 블루투쓰의 공적을 기록한 바위인데, 이들은 덴마크 유틀란드에 기반을 두고 덴마크, 노르웨이, 독일 북부, 스웨덴 남부를 정복하였다.  바이킹들은 고유의 북유럽 신화를 믿었는데 해럴 블루투쓰는 기독교로 개종하면서 북유럽을 현재의 기독교 사회로 바꾸었다.

 

옐링의 룬 스톤은 이렇게 이들의 공적을 기록한 바위인데, 특유의 룬 문자가 붉은 색으로 음각된 바위이다.  유네스코의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지만 천년이 넘는 세월 속에 비바람에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닳고 갈라질 위험에 처해 있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보호용 덮개를 만들기로 하고 2010년 디자인을 공모하였다. 157개의 출품작중 당선작으로 선정된 것은 노벨 아키텍츠의 디자인이었다.  옐링스톤의 디자인에서 놀라운 점은 고대 유물을 현대적인 보호 시설로 덮으면서도 전혀 이질감이나 위화감이 들지 않고 마치 덮개도 유물의 일부인것처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표현되었다는 것이다.

 

 

청동으로 된 구조물은 온도와 습도 조절 장치가 들어 있는데 주변과 매우 잘 어울린다. (사진: 배준향)

 

 

 

보호시설은 유리로 되어 있는데, 반사방지 코팅이 되어 있어서 바깥에서 룬 스톤을 보는 것을 전혀 방해하지 않고 있다.  특히 유리 케이스를 너무 크지 않게 디자인함으로써 관람객들이 룬 스톤의 음각된 글자를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한 점이 인상적이다.

 

 

고대와 현대의 완벽한 조화를 구현한 디자인이다. (사진: 배준향)

 

 유물을 감싸 안고 있는 손에서 모티프를 따온 디자인.  (사진: 노벨 아키텍츠)

 

 

 

유리 케이스는 옆과 윗부분의 청동 구조물로 지지되는데, 청동 구조물 안에는 온도와 습도 자동 조절 장치가 되어 있어서 겨울에도 유리에 습기가 어리는 것을 방지하고 내부의 온도를 문화재 보호를 위한 최적온도로 일 년 내내 유지시켜준다. 청동 구조물 위에는 조명 시설이 있어서 밤에도 룬 문자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바이킹들은 돌로 된 비석과 함께 높은 무덤과 같은 구조물을 남겼다. 신라의 왕릉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사진: 배준향)

 

 

 

전체 구조물은 별도의 입장료 없이 볼 수 있는데 24시간 언제든지 가까이 다가가서 관람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특히 청동 구조물은 녹이 슬면서 오래된 것과 같은 분위기를 내는데, 녹색으로 녹슨 청동은 북유럽의 건물 지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로 전통을 살리면서 화강암으로 된 룬 스톤과 붉은 색이 칠해진 글자와 색감이 매우 잘 어울리고 있다.  많은 문화재와 유적지를 보아 왔지만 이렇게 크지 않은 구조물에서 고대 유물과 잘 어울리는 현대적 디자인을 찾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조명시설이 포함 되어 있어 밤에도 관람을 할 수 있다. 24시간 무료 개방되고 있다. (사진: 노벨 아키텍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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