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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배려가 만들어낸 큰 차이, 프레이저 머스터드 얼리 러닝 아카데미

교실 내부의 많은 여백 덕에 아이들은 오히려 다양한 활동에 집중하게 되었다.  photo by Tom Arban

 

 

때때로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가져온다. 토론토에 있는 프레이저 머스터드 얼리 러닝 아카데미(Fraser Mustard Early Learning Academy, 이하 프레이저 아카데미)의 건축 디자인이 그런 곳 중 하나다. 쏜클리프 파크 초등학교(Thorncliffe Park Elementary School) 산하에, 2013년 9월에 문을 연 프레이저 아카데미는 넉넉하지 않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건축적 미학과 완성도, 커뮤니티, 그리고 그곳을 이용하는 아이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까지 고려한 흔치 않은 곳이다. 올해 발표된 OAA(온타리오 건축 협회)의 디자인 우수상 부문 수상작 중 하나이기도 하다.  

 

쏜클리프 파크 초등학교는 약 2,0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북아메리카 대륙의 가장 큰 규모의 초등학교 중 하나다. 초등학교의 기존 주차장 공간에 세워진 복층 건물의 프레이저 아카데미는 3살부터 6살 이하의 아이들 700 여 명이 다니고 있다. 위치며 공간이 건축에 유리한 조건은 아니었음에도, 콘 슈니 건축(Kohn Shnier Architects)은 아름답고 기능적인 공간을 만들어냈다.

 

계단이 아닌 완만한 경사로로 아이들이 안전하게 복층의 건물을 이동한다.  photo by Tom Arban

 

 

25개 교실이 자리한 이곳은 전체적으로 공간이 열려있다. 교실마다 기다란 창문이 있어, 늘 전등을 켜놓지 않아도 될 정도로 충분한 햇살이 들어온다. 점심시간 이후 고요한 휴식이 필요할 때는 부드러운 자연광을 들이려 일부러 전등을 꺼두기도 한다. 덕분에 아이들은 은은히 내리쬐는 햇살 속에서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휴식을 취한다.

 

유치원 같지 않게 건물 내부는 잘 정돈되고 깨끗한 편이다. 하얀색과 옅은 아이보리 색으로 칠해진 벽과 바닥은 요란하게 벽면을 꾸미지 않는 요즘 학교의 인테리어 트렌드이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얻는 효과는 예상 밖이다. 시각적 고요함 덕에 아이들이 더 잘 집중하고 차분해져 교실의 소음수준은 눈에 띄게 줄었다. 많은 여백 속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채워갈 상상력의 공간은 오히려 더 늘어났을 것이다.

 

교실 내부가 심플한 반면 빌딩 건축 곳곳의 표정은 다채로운 편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건물 내부에 계단 대신 자리한, 넓고 완만한 경사로. 아이들에게 계단은 이동수단이기보다 종종 위험 요소가 되곤 하는데, 사소하지만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작은 배려가 이곳을 달리 보이게 한다.  

 

아이들의 체육공간으로 활용 중인 아트리움.  photo by Tom Arban

 

 

건물 중앙에 삼각형 모양으로 자리한 아트리움은 표정에 생기를 더하는 곳이다. 천장 곳곳에 천창이 뚫려있는데, 이곳은 에어컨이 따로 없는 학교 내부의 자연 환기 시스템이자 햇살이 들어오는 통로가 된다. 건물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복도와 경사로 곳곳에 있는 긴 창문을 통해 건물 전체를 바라다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모니터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아트리움은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고 있는데, 당초 미팅 장소로 만들어졌지만 체육관이 따로 없는 이곳엔 아트리움과 널따란 복도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2층 복도가 예술과 창의력 놀이를 위한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면 아트리움에는 공과 플레이 매트가 놓여 신체 발달을 위한 장소가 된다.

 

건물 입구에는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미카 렉시(Micah Lexier)가 재능 기부한 벽돌 파사드가 있는데,

여러 알파벳 문자 속에 반쯤 가려져 있는 메시지는 ‘환영합니다’(WELCOME)이다.  photo by Tom Arban

 

 

공간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120대의 차를 수용할 주차공간을 옥상에 마련했지만 대다수의 아이들이 부모나 보모의 손을 잡고 걸어서 통학한다. 정문에 자리한 버섯 모양의 캐노피는 강한 햇살과 눈,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을 통학시키면서 서로 소통하게 될 학부모들의 만남의 장소로도 기능한다. 이 역시 이민을 통해 새롭게 캐나다 시민권자가 된,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주변 아파트 거주민들의 특성을 고려한 작은 배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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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저 머스터드 얼리 러닝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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