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은 공통점이 있다.

중국속담에 이런말이 있다. 英雄所见略同(영웅은 비슷한 공통점이 있다) 즉, “좋은 것에는 모두 비슷한 점이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속담을 통해 많은 이미테이션 혹은 산자이(山寨)문화에 관대한 중국인들의 인식을 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인식은 중국에서 제조되는 스마트폰 디자인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춘추전국시대는 수백개의 중국 제조사를 양산했고 그 중에 일부회사(XiaoMi, Meizu 등)은 중국시장에 좋은 반응을 끌어내며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품 라인업을 보면 새로운 아이폰이 출시 될때마다 마치 같은 금형으로 찍어낸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디자인 적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가끔 화창베이(심천에 위치한 최대규모의 전자제품 특구)에 갈 때마다 수백개의 각기 다른회사가 똑같은 디자인으로 전시되어 있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이러한 경쟁을 통해 중국회사들은 내수시장의 점유율을 높여 나갔고, 회사의 규모 또한 엄청나게 커지게 되었다. 사실 필자는 이러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성공은 중국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었으면 불가능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정부의 자국 회사들에 대한 보호와 외국회사들에 대한 견제 그리고 값싼 제조 인프라를 활용한 제조단가 인하는 이러한 성공의 요인이었다. 실제 이러한 스마트폰들은 저가의 제품을 선호하는 대다수의 중국인들에게 불티나게 팔렸다.

무엇이 아이폰5C 인지 맞춰보자 Copyright ⓒ apple / xiaomi

아이폰5C의 중국시장 실패

이러한 저가 스마트폰의 활약에 이상한 조짐이 보인것은 애플에서 중국시장을 겨냥하여 출시했던 아이폰5C의 시장실패로 시작되었다. 다양한 컬러를 통해 기존 아이폰 라인업과는 별도로 저가시장을 공략했던 애플은 중국인들의 차가운 시선에 당황하게 된다.
중국 시장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첫번째 이유는 이미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저가제품들로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둘째이유는 중국인들의 소비력의 확대에 따라 고가의 제품들과 유대하는 디자인을 선호하게 된것을 들 수 있다.사실 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태생적으로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비호 아래 다른회사의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해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내수시장외에는 팔 수 있는 곳이 없었던 탓이다. 이러한 한계점은 저가 스마트폰 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서로의 가격인하 경쟁을 부추겼고 결국에는 수익을 남기지 못한 회사들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기 일쑤였고, 그나마 자본을 가진회사들은 손해를 감수하면서 겨우 명맥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2014년도 10월 조사된 스마트폰 출하량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거대 제조사 중 하나인 Coolpad의 경우 이미 60만개로 계획됬던 출하량을 45만개로 줄였고, 2015년도 조사된 1/4 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체적으로 4.3%감소 했다. 이제는 중국인의 90%가 스마트폰을 가지게 된 포화시장이 되어 버린것이다.

화웨이 아너7  Copyright ⓒ huawei 

중국 스마트폰 제조회사들의 변화

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한계점을 넘어 포화상태가 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회사들은 깨닫게 된다. 낮은 가격+낮은 스펙=높은 판매량이라는 등호가 더이상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이러한 변화의 시작을 필자는 화웨이에서 출시한 Honor 시리즈라고 보고있다.

DESIGN

금속 일체형 프레임 (Metal Unibody frame) 공법을 채택하여제품의 내구성을 높였다.

CMF

블랙&화이트와 샴페인 골드 색상을 채택해, 다양한색의 플라스틱 바디를 채택했던 기존 저가 스마트폰들과의 차별화 시켰다. 필자가 직접 제품의 마감을 확인해본 결과 중국제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견고한 마감과 제로갭(zero gap:제품의 파팅라인을 제로 가깝게 만드는 공법)을 통해 완숙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밖에

사양자체가 매우 높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가격이다. 책정된 가격은 64G 메모리 기준 한국돈 약 45만원으로 기존의 중국제품들과 비교한다면 상당히 높은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얻은 막대한 자본력과 중국시장에서의 노하우를 밑거름으로 중국회사들이 이제는 고가 시장으로 눈을 돌린것이다. 그중 대표적인 회사가 중국의 호랑이라고 불리는 화웨이이다. 심천에 대규모 R&D 센터를 가지고 제품 개발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 화웨이는 이미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꽤 선전하고 있다.이러한 제품 차별화는 비단 거대기업에서만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그동안 보았던 제품중에 그동안의 저가스마트폰과 차별화된 제품을 꼽으라면 ONEPLUSONE과 OPPO N1 MINI를 뽑을 수 있겠다.

Copyright ⓒ oppo

OPPO N1 MINI

오포의 새로운 플레그쉽 인 OPPO N1 의경우 카메라부분이 회전되는 것이큰 특징이다. 이로써 사용자는 전면과 후면 상관없이 1300만화소 카메라를사용할 수 있다. 사실 디자인적인 면으로 본다면 약 십년전에 한국에서 유행했던 폰들과 큰 차이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지금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본다면 꽤 혁신적인 디자인이라고 생각된다. 다른 사용성을 통해 OPPO 의 브랜드를 차별화 시키려는 전략으로 생각된다.

Copyright ⓒ One plus

ONE PLUS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는 회사를 얘기한다면 ONE PLUS를 빼놓을 수 없다. 형태적인 디자인에서의 차별화 보다는 재질에서의 차별화를 전략으로 다양한재질을 선보이고 있다. 대나무와 같은 나무재질을 비롯해서 페브릭을 이용한 뒷면커버 심지어 카본파이버(Carbonfiber)를 이용한 새로운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필자는 우연한 기회로 이 회사와 같이 일 해본적 있는데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방대한 Material library를 보고 놀랬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중국의 회사들이 다변화된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전략을 바꾸고 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중국인들의소비력이 올라간 이유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이들의 안목이 올라갔다는 뜻이다. 이것은 비단 스마트폰 시장에서만보이는 현상이 아니라 전반적인 제품시장에 보이는 특이점이기도 하다.

한국기업에 묻는다

중국과 홍콩에서 약 4년 동안 거주 하면서 중국시장의 변화를 몸으로 눈으로 보고 피부로 체감했다. 변화는 빠르게 일어나고 있으며, 많은 중국회사들의 성장과 패배를 직접 보았다. 이런 시간들을 보내면서, 과연 한국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중국을 바라보고 있는지 묻고 싶어졌다. 중국인들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중국회사들도 뼈를깎는 노력을 통해 체질 개선에 온힘을 쏟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넓은 시야를 가지고, 사용자 분석, 새로운 사용자 경험 디자인을 통해 향후 로드맵을 만들고 중국시장이라는 기회의 땅에서 여러 실험을 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한국기업을 뛰어넘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한국기업또한 정확한 중국시장 분석과 변화를 통해 선전을 기대해본다.

이미지 출처

www.mi.com

www.oppo.com

www.huawei.com

www.apple.com

리포터_황성현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