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해외 리포트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슈투트가르트 21 논쟁의 브랜드화에 관한 진지하지 않은 이야기

슈투트가르트에 처음 도착한 2013년 초부터 이미 도시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심상찮은 심볼이 있습니다. 독일 고속도로 표지 시스템 가운데 잘못된 행선지를 뜻하는 표지판 템플릿을 그대로 이용한 심볼에는 "STUTTGART 21"이라고 쓰여있습니다. 왠지 그들의 어떤 주장을 강하게, 하지만 또 점잖게 전달하려는 의지가 새삼 엿보이는 듯 합니다.

* 이미지 출처: kopfbahnhof-21.de



슈투트가르트 21은 철도 네트워크와 도시를 더 유기적으로 연결하겠다는 컨셉트의 정부 차원 프로젝트입니다. 슈투트가르트의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중부 유럽의 동서남북 방향으로 허브와 연결로를 더 효율적으로 재정비한다는 명분을 가지고, 도시 중앙역, 또 이와 연결된 철도, 터널과 고속도로 네트워크를 완전히 새 판으로 짜겠다는 마스터 플랜입니다.

1994년에 처음 발표 후, 2010년 본격적으로 공사에 들어간 이 도시 리뉴얼 플랜은 2013년에 들어서야 초기 견적에 대비 초과 예산 규모가 20억 유로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슈투트가르트를 중심으로 남부 독일 지방의 경제적, 지리적, 생태적, 문화적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이 마스터플랜이 본격적으로 시민들의 반대를 불러일으킨 지점은 20세기 전반 슈투트가르트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건축가 파울 보나츠(Paul Bonatz)가 설계한 유서깊은 도시 중앙역 건물을 철거한다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시민들은 이 계획이 도시의 역사적 맥락을 배재하는 철저한 자본주의 논리의 산물이라며 다양한 형식의 시위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 Mussklprozz


순수한 시위의 열망을 가진 의식있는 시민들의 시위라던지, 이 움직임을 가지고 정치적 용도로 이용하려했던 녹색당의 프로파간다, 현 마스터플랜에 대항한 건축학도들의 얼터너티브 디자인 프레젠테이션 등 이후 생겨난 다양한 사회적 움직임은 어찌보면 딱히 흥미롭거나 특별할 것은 없는 현상인 듯합니다.

하지만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 그래픽 심볼이 지닌 이야기 자체나 사회적 논의가 문화적 트렌드 혹은 시각적 유행의 범주로 옮겨가고 있는 점에 있습니다.

최근까지도 차량의 리어 윈도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또는 테라스에 깃발을 꽂아놓거나, 또 간간이 그 티셔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시민들은 시위 자체보다도 다양한 형식으로 그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이 심볼이 도시 곳곳에서 컵, 우산 등 다양한 형식의 관광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점은 꽤나 아이러니합니다.



* 이미지 출처: Jacques Griessmayer

 


* 이미지 출처: Massamaniac / Zazzle Apparel

어쩌면 슈투트가르트 시민들은 이 밋밋한 도시에서의 색다른 재미를 찾기위해 이 심볼을 더 오래 소비하기 원하며 "슈투트가르트 21 논쟁"이 끝나지 않기를 무의식적으로 바라고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남부 독일 슈바번(Schwaben)들의 흔한 농담 한마디 남기며 마무리하겠습니다. "누군가 당신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당신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뜻이다."

 

 

* 참고 자료: en.wikipedia.org/wiki/Stuttgart_21

 

리포터: 이환

 

제품으로 바라본 중국 2탄 - DJI  - 이미지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Tag
##슈투트가르트 #슈투트가르트21
"슈투트가르트 21 논쟁의 브랜드화에 관한 진지하지 않은 이야기"의 경우,
공공누리"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발행기관이 저작권 전부를 갖고 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