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해외 리포트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수퍼마마Supermama

 

 


이시노마키 공방과의 협업을 준비하며, 수퍼마마가 선보이고 있는 가구 전시 / 이미지©Supermama & Jotham Photography

 

 


이시노마키 가구 전시 현장 / 이미지©Supermama & Jotham Photography

 

 

싱가포르에는 수퍼마마 Supermama라는 디자인 샵이 있다. '싱가포르'스럽고, 싱가포르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은 디자인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거나, 해외에서 공수해서 판매를 한다. 대부분의 싱가포르 사람들은 작고 간결하고 맺음새가 깔끔한 일본 공예품을 좋아한다. 그래서 수퍼마마는 싱가포르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아이디어를 일본 전역에 퍼져있는 소규모 공방 장인들의 손을 빌려 만드는 프로젝트를 계속 구상한다. 그렇게 탄생한 제품들은 싱가포르의 삶의 양식에 걸맞고, 선물하기 좋은 것들이다. 현재, 수퍼마마가 새롭게 선택한 협업 파트너인 가구 공방인 '이시노마키 공방Ishinomaki Laboratory'을 소개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번 해로 두 번째를 맞은 '수퍼마마 도자 공예 페스티벌 '도 함께 진행 중이다. 이 행사들은 여느 전시들처럼 이미 완료된 디자인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자리라기보다는, 소개하고 있는 공방들과의 새로운 협업을 준비하며 싱가포르 잠재 고객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수퍼마마 도자 공예 페스티벌 / 이미지©Supermama & Jotham Photography

 

 


수퍼마마 도자 공예 페스티벌 현장 / 이미지©Supermama & Jotham Photography

 

 


이시노마키 공방의 작업장 / 이미지© Ishinomaki Laboratory

 

 

이시노마키 공방은 2011년 3월 11일 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은 일본 이시노마키 선에 자리한 나무가구 전문 공방이다. 쓰나미로 폐허가 된 마을을 어떻게 복원할지, 몇몇 사람들이 마을의 한 식당에 지속적으로 모여 궁리를 하다가 주민들이 필요한 작은 가구들을 직접 만들도록 돕는 작업장이 생겼다. 사람들을 모아 기본적인 의자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고등학생들이 봉사활동으로 만든 의자 40개는 쓰나미가 일었던 해에 연말 야외 영화 상영을 위한 벤치가 되었고, 할머니들이 빨래를 널기 위한 발 받침대로, 재건 중인 상점의 물품을 진열하는 간이 진열대로도 사용되었다. 뜻을 가진 디자이너들이 타 지역에서도 워크숍 지원을 하러 왔고, 가구회사 허먼밀러Herman Miller에서는 수준 높은 디자이너와 기술자를 보내, 새로운 기구 사용법을 전수하고, 작업장을 위해 더 큰 공간을 제공해주었으며, 생산된 제품들을 판매하는 방법으로 마을에 도움이 되도록 유통의 기초를 닦아 주었다. 만들 수 있는 제품의 종류가 늘어나면서, 이제는 직원을 다섯 명 갖춘 나무가구 전문 공방으로 자리 잡았다. 쓰나미 때문에 횟집을 접은 요리사가 핵심 직원으로 일한다. 군더더기 없이 가벼운 목재로 만든 가구는 이시노마키 밖의 사람들 보기에도 매력적이어서, 2012년에는 '굿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고, 세계의 주요한 디자인 도시들에서 전시되고, 도쿄에 쇼룸까지 생겼다. 자연재해로 망가진 마을을 재건하기 위해, 풀뿌리 운동처럼 시작되었던 DIY 운동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생긴 변화이다. 이시노마키 공방의 가구들은 '작은 야외 공간Small Outdoors'을 표방한다. 야외에서 가볍게 사용하고, 실내에 들여 나무 냄새나는 야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차곡차곡 쌓아둔다. '작은 야외 공간'은 빽빽한 도시국가, 싱가포르에 너무나도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가구 하나에 감동적인 마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또한 싱가포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소이다.

 

 


이시노마키 공방에서 생산한 가구들 / 이미지© Ishinomaki Laboratory

위에서부터)AA Stools, Stool, Stackable Coffee Table, MA Set, Book Rack, Torori, Fish Board, KOBO Skate Board, Flamingo Series

 

 


이시노마키 마을 여성들이 만든 앞치마, Ishinomaki Apron / 이미지© Ishinomaki Laboratory

 

 


위) Ishinomaki Stool Kit, 아래) 이시노마키 공방의 DIY 정신을 나누기 위해 여는 수퍼마마의 가구 워크샵 / 이미지© Supermama & Jotham Photography

 

 

수퍼마마가 일본에 있는 공방들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싱가포르는 영토가 협소하다 보니, 디자인 제조업체의 종류도 제한적이고, 인건비도 높다. 그래서 새로운 디자인을 위해서 인근 동남아 국가에서 생산 라인을 구축하곤 하는데, 제품의 완성도를 보장받기 어렵고, 대량으로 생산할 필요가 없는 소규모 프로젝트의 경우는 진행이 어렵기도 하다. 반면, 자기 검열이 철저한 일본의 공방들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은 완성도가 높고, 소량 생산이 가능하다. 공방들의 입장에서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어렵고, 일본 전역에 숨겨져 있는 탓에 해외 활로를 구축하기 어려운데, 직접 알고 찾아와서 협업을 제안하는 수퍼마마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싱가포르 건축 아이콘을 담은 수퍼마마의 접시, Supermama Collections - Singapore Architecture / 이미지© Supermama & Jotham Photography

 

 


위) Supermama Collections - DP x Supermama Collection, 아래) Starwars x Supermama / 이미지© Supermama & Jotham Photography

 

 


수퍼마마 도자 공예 페스티벌에서 선보이는 일본 접시들 / 이미지© Supermama & Jotham Photography

첫 번째) Arita 2016 - Koransha & Studio Wieki Somers, 두-세 번째) Arita 2016 - Kin'emon Toen & Kueng Caputo, Arita 2016, 네 번째) Arita 1616 - Green Stripes Plate 

 

 

수퍼마마의 연간 특별 행사인 '수퍼마마 도자 공예 페스티벌'에서는 싱가포르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하고, 일본의 도자 그릇 제조사 키하라Kihara, INC.에서 만든 접시들과 일본의 다른 공방들에서 자체 제작한 그릇들을 소개하고 판매한다. 완성도 높은 제품들은 고가에 거래되고, 공방에서 아주 미세한 흠이나 티끌을 발견하고 판매하지 않기로 한 제품들은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이번 해에는 싱가포르관광청 주최로 지난달 도쿄에서 열렸던 '싱가포르: 인사이드 아웃Singapore: Inside Out' 행사를 위해 만든 '마루마Maruma'도 공개했다. '마루마'는 소원이 생기면, 한쪽 눈을 그려 넣고, 소원이 이뤄지면 다른 쪽 눈을 마저 그리는 일본식 '다루마Daruma(우리말로: 달마)' 오뚝이를 싱가포르 상징 '멀라이언Merlion(*사자 머리에 인어의 몸통을 가진 조각상) 형상으로 만든 것이다.

 

 


일본식 소원 인형 '다루마'를 싱가포르 상징 '멀라이언' 형상으로 만든 '마루마' / 이미지© Supermama & Jotham Photography

 

 

수퍼마마는 싱가포르 부부의 공동 사업이다. 남편 에드윈Edwin은 둘째 아이가 태어나고 삼 개월이 되었을 때, 아내 메이 링Mei Ling에게 온 가족 안식년을 제안한다. 두 사람 모두 회사를 그만두고, 살고 있던 아파트를 팔아야만 가능했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아내가 '수퍼마마'처럼 느껴졌던 에드윈은 이를 기억하기 위해, 사업체 이름을 수퍼마마로 지었다. 수퍼마마 로고는 세 살짜리 딸이 잠이 오지 않던 어느 날 밤에 그린 그림으로 만들었다. 어른이 보기에는 낙서 같은데, '하마랑 코끼리'를 그렸다고 자랑스러워하는 어린이의 천진난만한 감수성과 상상력을 브랜드 안에 유지하기 위함이란다. 수퍼마마와 도자기 프로젝트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일본 도자 그릇 제조사 키하라와의 만남에도 인상 깊은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도자기로 유명한 일본의 산간마을 아리타에서 그릇들을 짊어지고 싱가포르까지 와서, 한 쇼핑몰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었는데, 고품질에 적당한 제품 가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철수 직전까지 팔리는 것이 몇 개 없었다고 한다. 마침, 그 쇼핑몰에서 미팅이 있던 에드윈이 그 광경을 봤고, 그릇들을 전부 사서, 수퍼마마 샵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그릇들 대부분이 팔렸다. 우연이 기회가 되고, 끈끈한 사업 파트너십으로 이어졌다. 강점을 가진 파트너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협력을 요청하고, 그 협업으로 자신들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핵심 가치를 이야기로 술술 풀어내고, 영리하게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 수퍼마마는 싱가포르 디자인계에 존재하는 하나의 브랜드이지만, 이들의 사업 운영 방식에서 싱가포르 디자인 생태계가 움직이는 방식을 발견한다.

 

 

 

리포터_차민정

  

플로리다의 태양, 바다, 그리고 달리 - 이미지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Tag
#싱가포르디자인 #수퍼마마
"수퍼마마Supermama"의 경우,
공공누리"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발행기관이 저작권 전부를 갖고 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