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쇼메 창작 아이디어의 가장 큰 키워드는 건축과 식물이다. 전혀 다른 두 단어는 쇼메의 그림에서 공통점을 띄며 드러내는데 바로 견고한 짜임과 구성에 있어서 하나의 건축물과도 같고, 또 그 유기적인 조화에 있어서 식물/자연의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작은 잎사귀 하나에 담긴 자연이 만들어낸 줄기의 짜임과 꽃봉우리가 열릴때의 배열이 보석으로 다시 태어나기도 하고 파리 건축물의 창문에 있는 난간 (garde corps)의 문양같은 건축물의 작은 디테일들에서 영감을 얻어왔다.
하나의 보석을 세공할 때 처음 아이디어를 얻어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주문한 왕실과의 디테일한 의견 조합을 위해 실제의 크기와 색에 가장 흡사하게 그림을 그려 대화를 했고 고객의 요구와 제작 가능한 보석의 종류에 따라 끊임없이 수정되고 다시 그려졌다.
©Suna Jang
식물을 그대로 옮긴 밑그림
또한 19세기 부터는 좀 더 모던한 접근 방식을 위해 사진 작업도 부수적으로 동반되어 왔다.
쇼메 주얼리 역사는 아르누보, 아르데코, 프레타포르테 이 세가지 디자인 양식과 상응하기에 이번 그림 전시 또한 이 세가지 시대메 맞게 분류되어 있다.
아르누보 (Art Nouveau)
프랑스어로 ‘새로운 미술’을 뜻하는 아르누보는 전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미친 유럽 미술 양식이다. 아르누보 양식을 지하철 입구 건축에 도입한 프랑스 건축가 ‘엑토르 기마르 (Hector Guimard)’와 파리에서 활동한 화가 ‘귀스타브 모로 (Gustace Moreau)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완벽한 대칭과 유기적인 곡선, 꽃, 거미줄 등 자연에서 온 요소들이 장식의 주를 이루었다.
©Suna Jang
(좌) 잠자리와 거미줄에서 얻은 모티브로 구상된 목걸이, 1900-1910년, 225x395mm
(우) 꽃과 거미줄을 모티브로한 여섯개의 그림, 1890-1900년, 340x410mm
아르데코 (Art Deco)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사이에 걸쳐 1900년대 파리 만국 박람회를 기준으로 시작된 예술디자인 양식으로 과감한 색감, 이국적이고 과장된 형태, 몬드리안을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구조가 특징이다. 전 세계에서 보석을 유통하며 당시에는 보편화 되지 않았던 동양의 보석들도 쇼메에 의해 재해석 된다. 또한 시대의 변화와 함께 여성이 가진 사회적 위치와 모습이 자유로지고 그로 인해 여성들이 입는 과감하고 긴 이브닝 드레스와 화장을 하고 담배를 넣어 이동하는 작은 클러치 등의 장식으로 브랜드 쇼메 또한 그 어느때 보다 화려한 모습을 드러낸다.
©Suna Jang
(좌) 갖가지 색의 보석으로 장식한 브로치, 1920년대
(우) 사파이어 보석이 들어간 기하학적 모양의 목걸이, 1930년대, 317x269mm
©Suna Jang
(좌)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로 이루어진 긴 목걸이, 1920년대, 320x215mm
(우)여성용 클러치 잠금 디자인, 1920년대, 318x269mm
프레타 포르테 (Prêt à porter)
기성복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60-70년대 부터 피에르까르댕 (Pierre Cardin), 입생로랑 (Yves-Saint Laurent)을 구축으로 고급 여성 기성복이 발달하고 많은 이들이 입을 수 있게 되었다. 이 리듬에 맞게 주얼리 브랜드들 또한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하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쇼메 주얼리 또한 그 정교함과 기술력은 예전 그대로 간직하되 보석의 종류를 더욱 다양하게 세공하기 시작하며 왕실에서만 볼 수 있던 디자인을 재해석 시키기 시작했다. 이러한 발상으로 인해 결혼은 약속하는 여성에게 영원의 상징인 다이아몬드를 선물하는 관례가 생겨났고 많은 사람들이 보석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브랜드 쇼메를 떠올렸을 때 오늘날 까지도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디아뎀 (Diadem/왕관 모양의 여성용 머리 장식)이며 오늘날까지도 유럽 황실의 결혼식이나 재벌가의 상속녀들도 디아뎀을 쓴 모습을 보여오며 200년이 지난 지금도 보여지는 쇼메 역사의 증거품이다. 중요한 날에 쓰인 장신구인 만큼 실제 크기과 모든 각도에서 통과하는 빛의 움직임을 보기 위해 모든 디아뎀은 그림 작업 이후 모형으로 만들어 졌었고 이번 전시에는 120여개의 디아뎀이 전시되었다.
©Suna Jang
역사로 남겨져 온 쇼메 디아뎀의 실험용 모형들
©Chaumet Paris
디아뎀 ‘밀이삭 (Epis de blé), François-Regnault Nitot, 1810-1811년
위의 디아뎀은 금, 은, 다이아몬드로 구성되어, 백금이 없던 시대에 은을 주로 사용하여 만들어진 쇼메의 대표적인 디아뎀이다. 변질의 위험이 있는 은이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짙은 색이 다이아 몬드의 투명함과 대조를 이루며 다이아몬드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모던하고 기품이 있는 디자인이라 찬사를 받고 있는 황후 조세핀이 썼던 디아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