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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디자인 스튜디오, 프로듀스PRODUCE

 

 


프로듀스의 '커트너리 그리드 쉘Catenary Grid Shell'의 내부 구조. 2018년도 싱가플루라를 위해 라미네이트로 제작한 10 x 8 x 4미터 규모의 전시 파빌리온이다. / ©Produce

 

 

싱가포르의 프로듀스Produce는 비정형적인 파라메트릭Parametric 구조에 재료의 물성이 잘 드러나는 마감이 특징인 작업을 이어가는 디자인 스튜디오이다. 2017년에는 '인사이드 월드 인테리어INSIDE World Interior of the Year' 평가에서 위너로 선발되었고, 이번 해에는 싱가플루라의 총괄 큐레이팅을 맡았다. 싱가플루라에서는 라미네이트의 한계를 실험하는 돔 형태의 파빌리온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는데 (*해당 글 보기), 사실, 그들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더욱 흥미로운 상업, 주거공간 디자인 프로젝트가 많다. 이번 기회에 프로듀스 디자인 팀과 대표적인 작업들을 정리하여 소개한다.

 

 

판 이쳉Pan Yi Cheng(디자인 디렉터)과 세 명의 공동창업자로 세워진 프로듀스는 자신들을 '오브젝트, 공간, 건물들을 이용해, 도시 안에서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라고 정의한다. 프로듀스는 '슈퍼스트럭쳐Superstructure'라는 자신들만의 빌드 랩Build Lab을 갖추고 있다. 이 곳에서 자신들의 디자인을 프로토타이핑으로 철저하게 테스트하고 경험해본 뒤, 검증된 작업물을 1:1 스케일로 옮기기 때문에 디테일을 놓치는 일이 없다. 디자인 내러티브를 끌어내는 데에는 디자인 사용자 - 고객 - 디자인 전문가 사이의 융합이 필수적이며, 프로젝트 안에 존재하는 제약과 가용 예산은 프로젝트를 되려 성숙시킨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들의 작업은 디자인이 들어서는 곳의 맥락과 흐름을 같이 한다는 평을 받는다.

 

 


프로듀스의 스튜디오(위)와 프로토타이핑을 위한 작업실, 슈퍼스트럭쳐(아래) / ©Produce

 

 

우드스케일WOODSCALES_허먼 밀러 파빌리온Herman Miller Pavilion v.1

 


엑스트라XTRA 가구 플래그십 스토어의 출입구 모습, 허먼 밀러 파빌리온Herman Miller Pavilion v.1 (싱가포르, 2012년작) / ©Produce

 

허먼 밀러 파빌리온 v.1은 2012년 세계 건축 페스티벌에서 베스트 리테일 건물Winner of Best Retail Building 부분 위너로 선정되었다. 허먼 밀러 에어론 체어가 인체공학적인 메쉬 표면 조직으로 사용자의 몸을 편안하게 감싸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 공간의 표면을 유기적으로 감싸는 디자인 컨셉을 도출했고, 허먼 밀러의 임스 라운지 체어가 플라이우드 합판을 이용해서 탄생한 것에서 착안해서, 파빌리온의 소재를 합판으로 결정했다.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 모습, 허먼 밀러 파빌리온Herman Miller Pavilion v.1 (싱가포르, 2012년작) / ©Produce

 

공간 표면을 감싸기 위해서 합판을 대형으로 성형하는 대신에, 그리드 쉘 구조를 서로 끼워 맞춰, 모듈화 된 합판 패널을 만들었다. 건물 표면을 못이나 접착제 없이 여러 부분들의 합으로 채워 넣기 위해서는 조립이 순조로워야 했고, 삼각 그리드 위에 드리워지는 구조물 결합 부분을 특별하게 고안해야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다리 세 개를 가진 삼각 패널 4,000여 개를 조금씩 틀어가며 꿰매는 방식으로 60.5평 공간을 채우는 두 겹의 표면 레이어가 완성되었다. 안타깝게도, 파빌리온은 플래그십 스토어가 자리하고 있던 파크 몰Park Mall의 재건축이 이뤄진 2016년에 해체되었다.

 



삼각 그리도 쉘 구조 / ©Produce

  

 

패브릭우드FABRICWOOD_허먼 밀러 파빌리온Herman Miller Pavilion v.2

 

합판 조직으로 텐셀 섬유처럼 부드럽게 떨어지는 표피를 제작하여, 255.6평 규모의 공간을 씌웠다. 엑스트라 플래그십 스토어가 들어선 쇼핑몰 입구 위, 8미터 높이의 전면 유리창으로도 구조물이 훤히 보여,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구조물을 시장 좌판에 텐트를 펼쳐놓은 것 같은 캐노피 형태로 만들어, 부담 없이 샵 안으로 들어오게 디자인했다.

 


허먼 밀러 파빌리온Herman Miller Pavilion v.2, 패브릭우드FABRICWOOD (싱가포르, 2016년작) / ©Produce

 

나무로 곡면이 있는 입체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선체를 제작할 때처럼, 합판에 뜨거운 스팀을 쐬고 나무의 성장 결에 따라 특정 방향으로 모양을 잡는데, 이 열 압축 몰딩 공정 비용과 노동비용이 높다. 그래서 파빌리온 공간을 덮는 표면 조직은 2차원의 패턴을 고깔 형태로 만들어 3차원의 신체를 매끄럽게 덮도록 만드는 '다트Dart' 기술을 응용했다. 또,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위해, 컴퓨터 작업과 실제 프로토타이핑 모델 제작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그래서 전작보다 표면처리가 훨씬 더 미니멀한 느낌이다.

 


표면 조직을 만들기 위해 1:1 스케일 구조 실험을 거쳤다. 표면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조직에 원형으로 구멍을 냈고, 메케닉한 느낌을 주기 위해 케이블 줄과 리벳을 이용해 구조 마감을 했다. / ©Produce

 

허먼 밀러 파빌리온Herman miller Pavilion v.2는 2017년 인사이드 페스티벌INSIDE Festival에서 월드 인테리어World Interior of the Year와 베스트 디스플레이 인테리어Winner of Best Display Interior 부분의 위너로 선정되었고, 2018년 프레임 어워드FRAME Award에서 최고의 소재 활용Best Use of Material 부문에서 선택되었다. 더불어, 2016년 싱가포르 디자인 어워드Singapore Interior Design Awards에서 금메달Gold Medal을 수여받았다.

 



허먼 밀러 파빌리온Herman Miller Pavilion v.2의 내부 전경(위)과 쇼핑몰 입구에서 올려다 본 모습(아래) / ©Produce

 

 

사운드케이브SOUNDCAVE

 


사운드케이브SOUNDCAVE. 12평 규모의 홈 씨어터/AV룸 (싱가포르, 2017) / ©Produce

 

사운드케이브는 오디오와 어쿠스틱 패널과 조명을 유기적인 쉘 구조물로 엮은 최초의 어쿠스틱 쉘 구조이다. 스피커를 패널에 눈에 보이지 않게 설치하고 공간을 감싸서, 음향 서라운드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사운드케이브SOUNDCAVE2.0 / ©Produce

 

다음 세대 사운드케이브는 그 자체로 지지가 되는 구조물을 상상하고 있다. 야외 행사장이나 전시장에 한시적으로 이용하거나, 전문 어쿠스틱 룸에 영구 설치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 프로듀스의 자체 운영 빌드랩 슈퍼스트럭쳐에서 실험 중이다.

 

 

와일드 로켓WILD ROCKET

 


와일드 로켓WILD ROCKET (싱가포르, 2014) / ©Produce

 

2015년도 세계 건축 페스티벌에서 작은 프로젝트 카테고리의 파이널리스트로 꼽혔던 이 프로젝트는 식당 주인이자 셰프인 윌린 로Willin Low가 법학생으로 해외 유학 중일 때, 고향 밥을 그리워하는 친구들을 위해 집에서 밥을 해주던 옛날 추억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주인이 차를 극진히 대접하며 손님을 환대하는 일본의 다실(Chashitsu)에서 건축적 영감을 얻었지만, 그 형태를 그대로 따르지는 않았다. 그래도, 외부 공간에서 실내로 연결하는 좁다란 정원 길처럼 나무 사다리 구조로 파사드를 만들었고, 움푹 들어간 벽면인 도코노마(Tokonoma)처럼 식당 안에 터널 같은 뷰를 가진 문을 만들었다. 또, 다실에 주인이 차를 준비하는 모습이 보이도록 했듯이, 셰프가 식당의 한가운데에 앉아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이 보이도록 했다.

 


터널 같은 뷰를 가진 식당 문의 모습 / ©Produce

 

 

스타일이 확연하게 다른 주거공간 프로젝트들도 있다.

 

 

스크린SCREENS

 


스크린SCREENS의 외관 (싱가포르, 2018) / ©Produce

 

2층짜리 집을 3층으로 재건축한 사례이다. 구조 변경을 위해, 건물의 절반을 부수고, 기존의 옥상 공간에 천장을 추가하며, 확장시켰다. 클라이언트는 자연광이 충분히 들어오는 공간을 원했지만, 다른 건물과의 사이 공간이 널찍하지 않은 싱가포르의 주거 환경상, 사생활 보호가 보장되어야 했고, 그 결과 특수한 창문 스크린 디자인을 하게 되었다.

 


스크린SCREENS의 내부 모습 (싱가포르, 2018) / ©Produce

 

 

코트야드 테라스COURTYARD TERRACE

 


코트야드 테라스COURTYARD TERRACE의 홀. 아래에서 위를 쳐다본 모습 (싱가포르, 2016) / ©Produce

 

3층짜리 '테라스하우스(Terraced houses)'의 건물 뒷부분과 지붕의 확장 프로젝트이다. 싱가포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택 구조 중에 1층에는 상점이 들어서있고, 위층에는 기타 주거 공간이 자리한 '샵 하우스(Shop houses)'처럼, 도시 안의 사람들을 위한 공동 공간과 사적인 공간이 공존하는 집을 만드는 것을 프로젝트의 방향으로 삼았다. 집이 전체적으로 길쭉하고 좁은 구조인데, 자연광을 더하면서도 자연바람으로 공간을 시원하게 만들기 위해, 식사 공간과 연결되는 층계 부분에 공기가 순환되는 공간을 만들었다. 시각적으로 깊은 느낌을 주기 위해, 벽면을 목재 파사드처럼 연출했다.

 


코트야드 테라스COURTYARD TERRACE의 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본 모습 (싱가포르, 2016) / ©Produce

 

 

모노폼 리빙MONOFORM LIVING

 


모노폼 리빙MONOFORM LIVING (싱가포르, 2016) / ©Produce

 

싱가포르의 미술수집가이자 평론가, 소설가인 '운 태 호Woon Tai Ho'의 새로운 집이다. '집은 집주인의 성품과 가치관을 맥락을 같이 해야 한다.'는 막연한 믿음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개인이 평소 좋아하는 예술작품은 그 사람이 삶을 표현하는 방식 중의 하나라는 생각에, 집주인이 좋아하는 싱가포르 아티스트 '한 사이 포어Han Sai Por(이하 한)'의 드로잉과 '제인 리Jane Lee(이하 리)'의 작품들에서 비주얼 컨셉을 도출했다.

 


한 사이 포어Han Sai Por의 드로잉 / ©Produce

 

리의 작품이 한 부분이라도 떼어내면, 작품 자체가 존재할 수 없는 유기적인 형태를 띠며, 예술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면, 한의 작품은 섬세한 자연과 자연의 파괴를 자유롭고 규칙적이지 않은 얇은 선으로 강한 이미지로 표현한다. 이에 따라, 집의 작은 부분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작용하면서, 섬세하지만 강한 이미지를 가진 집을 디자인하게 되었다. 욕실을 제외하고는 내부 벽면이 없는 '로프트 아파트먼트(Loft apartment)' 형태의 집에 한 가지 소재(모노폼)로 '책장, 장롱, 테이블, 와인 거치대이자 조각품'으로, 생활 전반 요소를 담당할 수 있는 한 덩어리의 가구를 배치했다. 내핍하는 공간의 엄숙한 이미지는 곧, 삶의 불완전성과 맞닿아있다. 2015년 인사이드 월드 인테리어 페스티벌의 당선작이다.

 

 

코퍼 아파트먼트COPPER APARTMENT

 


코퍼 아파트먼트COPPER APARTMENT(싱가포르, 2016) / ©Produce

 

'집안 외부와 내부 사이의 차이, 사람의 관점과 실제 사이의 괴리' 등, '겉모습' 대한 질문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성형외과 의사가 집주인이기 때문이다. 겉모습의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하는 심리적인 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을 디자인하려고 했고, 아파트 건물의 외관을 세입자가 건드릴 수 없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아파트 내부에 외부 같은 느낌을 주려고 했다. 아파트 안의 모든 집에게 적용되는 구조물을 고쳐서, 집주인의 평소 삶의 영역인 '부엌, 공부방, 침실'을 곡선 형태로 구분 지었다. 그 결과, 집의 입구에서부터 볼륨이 생겨났다. 부엌은 바 카운터를 통해 들어가고, 키 높은 책장이 공부방으로 연결되며, 숨겨져 있는 곡면의 문이 침실을 가리고 있다. 볼륨들 사이의 공간은 '오픈 스페이스'로 연회와 유희의 공간으로 활용하며, 침실 파사드를 잡아당겨 게스트룸으로 변형시킬 수도 있다.

 


코퍼 아파트먼트COPPER APARTMENT(싱가포르, 2016) / ©Produce

 

건물 외관을 덮는 소재로 주로 사용되는 구리(Copper) 패널을 이용해서, 은은하게 빛이 반사되게 만들었다. 구리는 시간과 함께 변하는 소재이다. 손으로 만지고, 몸이 스쳐 지나가고, 산화되고 노화되면서 그 빛이 변한다. 주인이 집 안에 존재함으로 집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이다.

 

 

프로듀스의 상업 공간에서 자주 보이는 구조 작업들은 소재의 물성과 형태를 아주 영리하게 사용하고 있고, 주거 공간 프로젝트에서는 집주인의 캐릭터와 집에 대한 개인 철학을 디자인 내러티브로 잘 끌어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의 디자인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프로듀스의 디자인 디렉터이자 공동창업자 '판 이쳉'은 중국 항저우와 베이징,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홍콩 마카오 등지에서 리조트, 멀티플렉스 공간, 쇼핑몰 건축을 맡기도 했고, 프로듀스 팀은 어린이가 주체가 되는 서점 '내 상상 왕국My Imagination Kingdom'뿐만 아니라, 트렌디한 카페나 사무공간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프로듀스의 앞으로의 디자인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리포터_차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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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디자인 #프로듀스 #Pro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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