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해외 리포트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스트레이츠 클랜Straits Clan, 새로운 씨족을 위한 클럽


옛 화교들의 비밀클럽이 자리하던 유서 깊은 부킷 파소 거리, 1928년식 건물 안에 들어선 클럽 / ©Straits Clan

 

 

싱가포르의 차이나타운 ‘부킷 파소Bukit Pasoh’ 거리에 회원제 클럽 ‘스트레이츠 클랜Straits Clan’이 생겼다. 파스텔톤으로 덧칠한 빅토리아 양식의 건물이 줄지어있는 싱가포르의 차이나타운은 1300년대부터 중국 화교들의 거주지였고, 1800년대 영국 식민시대에는 다양한 물류가 거쳐가는 상권이었다. 그중 ‘부킷 파소Bukit Pasoh’ 거리는 화교들이 씨족 별로 모여 비밀클럽을 만들며 부를 축적하던 문화와 사교의 중심지였다. 스트레이츠 클랜은 그 옛날의 찬란했던 씨족문화를 재연하는 형태로 디자인된 복합 공간으로, ‘공동사무공간 겸 독서실, 레스토랑, 위스키 바, 카페, 꽃집, 스파룸, 체육관, 파티룸, 오락실’이 모두 한 건물 안에 조성되어 있다. 회원들의 다양한 필요를 클럽 한 곳에서 채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소의 목적이며, 비회원들을 위해 주말에만 개방을 하는 레스토랑과 카페를 제외한 모든 곳은 회원들만 출입할 수 있다.

 

 

스트레이츠 클랜은 로앤비홀드 그룹Lo&Behold Group의 가장 최근 작업물이자, 최초의 회원제 클럽 프로젝트이다. 로앤비홀드는 다양한 F&B 브랜드를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다. 스트레이츠 클랜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다케노치 웹Takenouchi Webb에서 했고, 클럽 안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휴미드하우스This Humid House는 공간 스타일링을 맡고 있다. 로앤비홀드 그룹의 사장 탱웬 위Teng Wen Wee와 싱가포르의 푸드 처비허비Chubby Hubby의 블로거이자 브랜딩 회사 에이트 그룹The Ate Group의 이사인 아운 코Aun Koh, 프라이빗 클럽 산업에 15년간 종사해온 샐리 심Sally Sim이 공동 창업자이다.

 

 


스트레이츠 클랜의 로비, 엔카우스틱encaustic 기법으로 주문 생산한 시멘트 타일, 원형 조명, 테라조, 벽면 등에 동일한 디테일이 다양한 공법으로 새겨져있다. 스트레이츠 클랜에 배치된 가구들은 50-60년대 동남아식 스칸디나비아-덴마크 스타일이다. (*50-60년대 동남아에는 스칸디나비아-덴마크 스타일의 가구가 들어오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목공사와 가구장들이 새로운 버전의 가구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 ©Straits Clan

 

 

옛 차이나타운은 화교들이 중심지인 동시에 이국적인 물건들과 생활양식, 새로운 유행이 넘치는 곳이었다. 그래서 클럽 인테리어에 싱가포르 문화를 구성하는 아시아 문화권의 대표적인 건축양식과 티크우드, 라탄, 세라믹 타일, 회벽돌 등 여러 가지 자재들을 대담하게 혼합해서 활용했지만, 그 결과물이 이질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클럽 안 직원들은 남성적인 분위기의 사파리 재킷을 입고 있다. 사파리 재킷은 다른 환경을 탐험하는 모험심과 호기심을 상징한다. 영국 식민시대에 두루 입었던 양식으로, 클럽이 위치한 건물이 건축되던 때의 시대상과 클럽의 정신을 나타내기 위해, 스텝들의 의상에 사파리 재킷 디자인을 적용했다. 남녀 직원 구별 없이 편안한 착용감과 활동성을 지원한다. 유니폼은 싱가포르의 남성복 브랜드 케이전 딜란KayJen Dylan이 디자인했다. 

 

 


클래식 사파리 재킷의 영향을 받은 클럽 유니폼 디자인 / ©Straits Clan

 

 

연간 회원비를 낸다고 모두 회원이 되는 것이 아니다. 스트레이츠 클랜의 씨족 안에 영입이 될 수 있을 법한 개인 배경과 성향을 갖추고 있는지, 지원서 제출 이후에 회원단과 심층 대화를 거친다. 업무상 싱가포르에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멤버십, NGO들을 위한 멤버십이 따로 있으며, 이번 해 6월 클럽이 생긴 이래 현재까지 다양한 직군의 종사하는 900여 명 정도가 회원으로 등록했다. 클럽 안에는 로컬 아티스트를 지원하기 위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여성복 브랜드 스톨른Stolen(관련 글 읽기)이 들어와있다.

 

 


스트레이츠 클랜의 공동사무실 겸 독서실, 스트레이츠 클랜의 공동사무실 겸 독서실은 목재와 원석들의 물성을 적극 활용하여 침착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복고 느낌의 탁상 조명과 주문 제작한 전기 아울렛 등을 활용하여 공간의 디테일을 살렸다. / ©Straits Clan

 

 

레스토랑은 회원들이 외부인들과 미팅을 해야 할 경우를 위해, 외부 손님과 식사하는 곳과 회원만 이용하는 곳이 분리되어 있다. 외부인은 클럽 출입구에서 직원에게 만나기로 한 회원의 이름을 말하고, 로비에 마련된 소파에 앉아 대기한다. 외부인이 함께하는 레스토랑에서는 아시아 문화권의 국물이 있는 음식과 식재료들 본연의 맛을 살린 건강식을 제공하고, 회원 이용 레스토랑에서는 퓨전 서양 음식을 제공한다. 자연광과 색조 계획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외부인이 출입할 수 있는 공간과 회원만 출입할 수 있는 공간 사이에 위계를 두었다. 

 

 

 

 


스트레이츠 클랜의 레스토랑 겸 카페와 제공하는 음식 / ©Straits Clan

 

 

외부인 출입 가능한 레스토랑 겸 카페는 높은 천정에 자연광을 활용하여 밝고 시원한 인상을 준다. 로비와 카페-레스토랑 사이를 나누는 대형 선반은 공간 사이에 스크린 역할을 하면서도 공간을 분절시키지는 않는다. 오프컷 대리석을 활용한 카페 바의 카운터 높이는 낮춰서, 손님들에게 더 열려있는 인상을 준다.

 

 

 

 


위에서 차례대로: 스파룸, 위스키 바, 세 개의 파티장 중 하나인 ‘마담 웡스Madam Wongs’. 회원들을 위해 예약제로 운영한다. / ©Straits Clan

 

 

휴식이 필요하면, 스파룸에서 유료로 마사지나 매니큐어, 패디큐어를 받거나 체육관에서 운영하는 수업에 참여한다. 위스키 바에서 고급 주류를 시음하거나, 연회장이나 오락실에서 소규모 파티를 열고, 주말에는 클럽 주최로 DJ를 초청한 파티나 강연, 소규모 콘서트를 즐긴다. 연회장은 차이나타운의 옛날을 풍미했단 사교장들의 이름을 붙였다. 탁구대, 포토부스, 스탠드형 오락기가 있는 오락실은 복고 분위기로 향수를 자아낸다. 파티룸에는 형광색과 이질적인 소재와 텍스쳐를 활용하고, 기둥과 맞닿은 장식대에는 세 가지 타입의 대리석을 활용해서 재미있는 열대의 정글 분위기를 연출했다. 파티룸은 휴식과 프레젠테이션을 가질 수 있는 상황도 염두해서 디자인했다. 소규모 콘서트와 강연을 여는 강당에는 모듈 형태의 대리석 바 카운터를 배치해서, 이벤트 목적에 따라 구조를 바꿀 수 있게 했으며, 골판 벽면과 타공 천정 패널을 활용하여, 소음은 줄이고 내부의 음향효과는 극대화시켰다.

 

 


스트레이츠 클랜의 다이닝룸 / ©Straits Clan

 

 

회원만 출입하는 다이닝룸과 바는 어두운 색조의 인테리어에 조명을 활용하여, 비밀스럽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바에는 식민시대의 바 디자인에 많이 사용되던 라탄 구조와 손잡이 등을 활용했다. 실크에 손수 그림을 그려 만든 드 고네De Gournay의 벽지와 줄무늬 테라조 바닥으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야외 뒷마당 비스트로는 싱가포르의 샵하우스Shophouses(*무역업에 종사하던 이민자들과 현지인들이 결혼해서 만들어진 페라나칸들이 동서양의 양식을 혼합시켜서 만든 양식으로, 제일 아래층에 가게가 있고, 위층에는 주거공간이 있다.)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상하이식 회벽으로 마감했다. 코피티암Kopitiam(*싱가포르식 카페) 탁자 뒤편 벽에는 녹색 오닉스를 활용하고, 식민시대를 연상하게 하는 천정 패널이나 라탄 오브제 등을 활용해서, 싱가포르 사람들이 향수를 느낄 수 있게 디자인했다.

 

 

 

 


스트레이츠 클랜 안에서 볼 수 있는 인테리어 디테일들 / ©Straits Clan

 

 

스트레이츠 클랜은 일차적으로 검증된 사람들로 형성한 무리 안에서 그들만을 위한 특별한 서비스와 모임을 제공하고, 그 안에서의 시너지를 기대하게 하는 익스클루시브 비즈니스 모델이다. 특히, 지역과 건물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디자인의 컨셉을 도출하고, 사용자들을 위해 장소 안에 효율성과 재미를 더한 점이 돋보인다. 스트레이츠 클랜에서는 싱가포르 각계의 크리에이티브들이 협업하여 새로운 공간을 조성하고, 그 안에 사람들을 모아 또 다른 변화들을 만들어가는 점에서 싱가포르 디자인 문화 특유의 응집력과 다양성을 엿볼 수 있다.

 

 

 

리포터_차민정

  

플로리다의 태양, 바다, 그리고 달리 - 이미지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designdb logo
Tag
#싱가포르디자인 #스트레이츠클랜
"스트레이츠 클랜Straits Clan, 새로운 씨족을 위한 클럽"의 경우,
공공누리"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발행기관이 저작권 전부를 갖고 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