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거장의 변신, 조각가 칼 라거펠트 (Karl Lagerfeld)

© Carpenters Workshop Gallery

21세기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이자 패션의 아이콘인 '칼 라거펠트 (Karl Lagerfeld)' 는 패션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열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사진 작가 그리고 일러스트 작가로 다재 다능하게 활동해 왔으며 올해 2018년에는 조각가 이자 건축가로 또 한번 열정을 과시했다. 트위드 자켓, 고혹적인 드레스나 가죽 소품 대신 상상을 초월한 조각/가구 컬렉션을 파리 중심에 위치한 '카펜터 워크샵 갤러리 (Carpenter workshop gallery)' 에서 선보였다. 카펜터 워크샵 갤러리는 주로 기능성 예술과 컬렉션 디자인을 전시하며 이번 기회를 통해 올해 85세를 맞은 패션 거장 칼 라거펠트 (Karl Lagerfeld) 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표현의 영역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 Carpenters Workshop Gallery

이번 전시의 주제는 ‘건축 (Architectures)’ 으로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은 기능성 조각품 컬렉션이다. 고대 그리스 양식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선보인 그는 고대 그리스 문명을 문화의 근원이자 미학의 완벽함 이루어진 시대라 찬양한다. 그리하여 이번 본인의 첫 조각 전시를 ‘모던한 신화 (Modern Mthologie)’ 라고 표현했다. 고전 (antiquity) 보다 모던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그는 그리스 신화처럼 시간을 초월한 불멸성을 가진 아름다움의 요소들을 극대화 시키려 노력했다. 전시회를 통해 소개된 15 점의 다양한 조각품들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이 모든 작품들의 소재는 단 하나, 바로 대리석이다. 

물결이 일 듯 부드럽고 유연한 결과 관능적인 촉감이 돋보이는 위의 테이블은 제단이 2,60m 인 단 하나의 덩어리로 이루어 졌으며 기둥 모양의 테이블 다리는 심플한 제단의 형태와 대조된다. 

가공되지 않은 그리고 시간의 초월한 고대 그리스 미학을 바탕으로 클래식과 모던 사이의 조화를 완벽하게 갖춘 스타일을 창조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하는 칼 라거펠트 (Karl Lagerfeld) 는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이 생각나느 도리아 (Doric) 양식의 기둥, 제단의 형태 등 고대에서 엄격하게 지켜지던 암묵의 법칙같은 비율에서 출발하여 현대적인 모습을 띈 조각들을 완성하였다.

우윳빛을 띄는 대리석 아라베스카토 판타그티고 (Arabescato Fantastico) 을 로마 양식에서 주로 보여지는 홈을 판 장식으로 심플하게 디자인 하였고 그 위로 레이저 광선 같은 조명이 퍼져나가고 있다.

검은 대리석인 네로 마르퀴나 (Nero Marquina) 로 만든 스탠딩 조명의 갓은 수작업으로 페인팅 되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잊혀져 가는 장식 미술의 기법도 접목하려 했다. 

고대 그리스의 이미지를 제외한 간접적인 영감은 프랑스 건축가인 'Ange-Jacques Gabriel (앙주 자크 가브리엘)'이 지은 오늘날의 파리 '호텔 드 크리용 (Hôtel de Crillon)' 건물의 특징인 기둥에서 영향을 받았다. 2016년 호텔드 크리용의 스위트 룸 레노베이션 작업의 스타일 자문을 받게 되면서부터 이 건축물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고 말한다. 

미리 치밀하게 계획되지 않은 즉흥적인 감각으로 모든 창작을 진행하는 칼 라거펠트 (Karl Lagerfeld) 는 이번 조각품 또한 최고급 대리석이 가공을 가치면서 드러내는 매순간의 느낌과 감각을 따라 조각들은 끊임없이 극강의 아름다움을 향해 나아갔다. 특히나 투명한 우윳빛을 띈 아라베스카토 판타그리고 (Arabescato Fantastico) 는 자연광에 의해 더욱 투명하고 영롱하게 빛이 나는데 이 신비로움은 칼 라거펠트가 이 소재를 고집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가 패션계에서 보여줬던 흑과 백의 모노크롬의 네오클래식 (Néo-classique) 스타일의 아름다움을 대리석 조각을 통해 다시 한번 표현하게 되었다. 

이번 조각 컬렉션을 위해 본인의 아이디어에 관한 모든 조언을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알린 아스마 다만 (Aline Asmar d’Amman)’ 로부터 전적으로 얻었다고 한다. 알린 아스마 다만 (Aline Asmar d’Amman) 은 파리의 플라자 아테네 (Plaza Athénée Paris), 리츠 호텔 (Ritz Paris) 그리고 에펠탑 2층에 위치해 최상의 뷰를 자랑하는 고급 레스토랑인 줄베른 (Jules Verne) 등의 인테리어를 디자인 했으며 베이루트 (Beyrouth) 와 파리 (Paris) 에 기반을 두고 초호화 주택과 호텔, 리조트 그리고 고급 맞춤형 가구를 디자인 하고 있다. 호텔 드 크리옹 (Hôtel de Crillon) 의 리노베이션 작업을 계기로 두사람은 서로의 미적 철학을 끊임없이 토론해 왔다.

갤러리에 전시된 각 작품은 8개의 한정판과 4개의 작가판으로 한 조각품 마다 총 12점씩 만들어 졌으며 같은 형태를 띈 조각품이지만 대리석이 지닌 각기 다른 자연적인 패턴으로 인해 모든 작품이 독자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칼 라거펠트 (Karl Lagerfeld) 의  작품을 전시하는 카펜터 워크샵 갤러리 (Carpenter workshop gallery)는 유년시절부터 친구인 줄리앙 롬브라일 (Julien Lombrail) 과 로익 르가이아 (Loic le Gaillard) 에 의해 2015년 프랑스 로아씨 (Roissy) 에서 시작되었으며 2006년 런던 첼시에서 정식으로 디자인 컬렉션 갤러리로서 자리를 잡았다. 그 후 파리, 뉴욕 그리고 최근에는 샌프란시스코에 분점을 둔 국제적 갤러리로 성장하고 있다.

칼 라거펠트 (Karl Lagerfeld) 의 다양한 열정과 타이틀 만큼 이나 이번 전시는 예술, 디자인, 패션 등의 다양한 분야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고대에서 현대까지, 클래식한 아이콘과 양식을 오늘날의 형식으로 표현한 그의 흑과 백의 건축적 조각들은 그가 여태 패션계에서 보여준 모노크롬의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영원한 미학의 연장이다.

전시 정보 

전시 장소 : Carpenters workshop gallery

                 54, rue de la Verrerie 75004 Paris

전시 기간 : 2018년 10월 19일부터 2018년 12월 22일 까지 

전시 관련 웹사이트 : https://www.carpentersworkshopgallery.com/exhibitions/architectures/

리포터_장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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