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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와 세뱃돈을 담는 붉은 봉투, 홍빠오

바야흐로 세뱃돈의 계절이 돌아왔다. 싱가포르도 한국처럼 일가족이 조부모님 댁으로 모여, 전통 음식을 먹고, 덕담과 세뱃돈을 주고받으며 구정 설을 쇤다. 한국은 세뱃돈을 조부모님, 결혼하지 않은 자녀와 조카에게 주지만, 싱가포르에서는 왕래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 하물며 직장 동료에게도 전한다. 세뱃돈은 ‘행운과 삶’을 상징하는 붉은색 봉투에 담는다. 그래서 돈봉투를 ‘홍빠오(Hongbao)’, 또는 ‘앙빠오(Ang Pow)’라고 부른다. 한국에서 새해가 되면 은행이나 각종 회사에서 달력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배포하듯이, 싱가포르에서도 구정 설이 다가오면, 은행, 쇼핑몰, 호텔, 주유소, 자동차 회사 등지에서 마케팅의 일환으로 붉은 봉투를 만들어 배포하거나 판매한다. 붉은 봉투 안에는 세뱃돈을, 겉에는 브랜드를 담아 전하는 셈이다. 이번 글에서는 싱가포르의 홍빠오 디자인 사례와 세뱃돈 문화를 소개한다.

 

 

디자인 사례 1: 중국이나 브랜드 해리티지를 담은 모티브로 ‘절제’해서

 


브랜드 상징인 환희의 여신상(Spirit of Ecstasy)이 인쇄된 봉투 / ©Rolles Royce

 

 


두 겹의 붉은색과 크림색 봉투가 상자 안에 세워져 있는 럭셔리카 브랜드 애스턴 마틴의 봉투 패키지 / ©Aston Martin

 

 


불꽃 문양이 형상화된 불가리의 봉투 / ©Bulgari

 

 

디자인 사례 2: 중국이나 브랜드 해리티지를 담은 모티브로 ‘화려’하게

 


토즈의 봉투에는 중국식 문창살이 표현되어 있다. / ©Tod’s

 

 


메리어트 탕 플라자의 봉투에는 중국 의복에서 볼 수 있는 단추매듭 여밈이 있다. / ©Singapore Marriott Tang Plaza Hotel

 

 


싱가포르항공 크리스샵의 한정판 봉투에는 싱가포르 전통복 사롱 케바야Sarong Kebaya를 닮은 승무원의 유니폼 패턴이 동남아시아의 바틱Batik 패브릭 느낌을 주는 종이에 인쇄되어 있다. / ©Singapore Airlines KrisShop, The Paper Bunny

 

 


대나무 숲과 만개한 수국이 금박으로 처리된 봉투 / ©Scene Shang

 

 


전통적인 문양의 사자 머리, 중국식 랜턴과 대나무를 모티브로 하지만, 효과적인 배경 패턴에 영문 활자를 더해 스포츠웨어브랜드 특유의 박진감이 느껴진다. / © JD Sports

 

 


싱가포르에 있는 일본 보험회사 MSIG의 봉투는 오리가미를 소재로 한다. / ©MSIG

 

 

디자인 사례 3: 활자 자체로 모던하게

 


여러 가지 축원이 적혀있는 봉투 / ©The Paper Bunny

 

 


북바인딩, 가죽공예 스튜디오 Bynd Artisans의 봉투에는 수채화 느낌의 캘리그래피로 ‘번영’이라고 쓰여있다. 봉투의 입구 절개선도 곡선으로 처리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 ©Bynd Artisans

 

 


레터프레스 스튜디오 Typesetting에서는 커스텀 봉투 만들기 이벤트를 진행했다. / ©Typesettingsg

 

 

디자인 사례 4: 과감한 포맷과 색감으로 현대적으로

 


정사각형 포맷의 유니클로의 봉투 / ©Uniqlo

 

 


현대적인 색감과 그래픽이 돋보이는 편집샵 Kapok의 봉투 / ©Kapok

 

 


야생화 틸과 푸치시아가 강렬한 색감으로 표현된 봉투 / ©CIMB Bank Singapore

 

 

디자인 사례 5: 명절을 쇠는 행동 양식이나 인사말을 담아 위트 있게

 


특별한 날이면 둘러앉아 육수에 각종 야채와 고기를 익혀먹는 싱가포르의 스팀보트Steamboat 문화에서 착안한 봉투 / ©Foreign Policy Design Group

 

 

 

홍빠오에 그 해의 동물을 그려 넣는 경우가 많은데, 고양이는 12 지신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고양이의 해가 없다는 것에서 착안해서 디자인한 봉투. 모르는 어린이를 맞아도 홍빠오를 주게 되는 상황을 그린 봉투가 보너스로 들어있다. / ©Tuber Productions, Naiise 

 

 


명절과 생일에 먹는 전통 음식이 가득 그려진 봉투 / ©Ning Chen, MCCY

 

 


담긴 액수가 비치지 않게, 봉투 안쪽에도 프린팅이 되어있다. ‘Huat Ah!’는 싱가포르에서 번영을 기원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다. / ©Singlish Mama Shop

 

 

디자인 사례 6: 부드러운 소재나 재미있는 디테일로 친근하게

 


어린이 캐릭터가 그려진 DBS 은행의 봉투 / ©DBS Bank

 

 


푸드코트 브랜드 Food Republic의 패브릭 봉투 / ©Food Republic

 

 


돼지의 해를 맞아, 아기 돼지 삼 형제를 형상화한 상품도 보인다. 창문 안으로 아기 돼지 삼 형제의 얼굴이 보이다가, 내지를 당기면 싱가포르의 페라나칸식 거리 풍경이 펼쳐지는 봉투 / © Maad Creatives

 

 

위에서 보아 알 수 있듯이, 럭셔리 브랜드는 붉은 봉투의 기본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형식에 해리티지가 느껴지는 중국의 모티브를 디자인에 활용하는 경향이 있고, 젊은 층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나 디자인 스튜디오의 경우, 자유로운 포맷에 유머가 느껴지는 디자인의 봉투를 선보인다.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을 둔 식품회사나 은행의 경우, 귀여운 캐릭터나 패브릭을 이용해서 부드럽고 친근한 느낌으로 봉투를 디자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VIP 고객에게만 주어지는 럭셔리 브랜드의 홍빠오의 경우, 받은 사람이 온라인 중고 시장에서 되파는 경우도 많다. 봉투에 새겨진 브랜드 가치가 인정받는다는 의미이다.

 

 

참고로, 싱가포르를 포함한 중국 문화권의 나라에서는 세뱃돈으로는 2달러, 8달러, 20달러같이 짝수로 떨어지는 액수를 넣는다. 죽음을 뜻하는 4달러는 불운을 상징하기 때문에 금기이다. 중국계 중에서도 호키엔(Hokkien), 캔토니즈(Cantonese) 사람들은 행운이 쌍으로 전해지길 원한다는 의미로 두 개의 봉투를 전한다. 이때에도 두 봉투 안의 액수의 합이 짝수여야 한다. 2019년 통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사람들은 부모님께는 88-288달러, 직장을 다니지 않는 미혼 동생들에게는 60-100달러, 자녀들에게는 80-100달러, 어린 친척들에게는 20-30달러, 어린 조카들에게는 10-20달러,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6-8달러를 전할 추세이다. 세뱃돈을 기대하며 친척을 바라보는 것과 세뱃돈을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봉투를 열어보는 것은 상당한 실례이다. 봉투를 주고받을 때에는 ‘공시 파차이(Gong Xi Fa Cai: 번영하는 새해를 기원합니다.)’라고 인사한다.

 

 

 

리포터_차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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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빠오 #중국춘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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