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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안 픽셀 하나라도 더 녹색으로

녹색 정원 도시를 표방하는 싱가포르가 이번에는 버스 지붕 위의 정원을 실험 중이다. 삼 개월 기한을 두고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 이름은 '가든 온 더 무브Garden on the Move'. 싱가포르의 첫 번째 정원 페스티벌 원예 쇼(the Singapore Garden Festival Horticulture Show)가 열린 레이크사이드 가든Lakeside Garden과 차이니즈 가든 지하철역Chinese Garden MRT Station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시작으로, 싱가포르의 시내와 외곽을 운행 중인 버스 아홉 대 위에도 녹색 정원이 조성됐다. 수경재배를 위한 하이드로포닉 폼hydroponic foam을 버스 위에 얹어 식물을 키우는 아이디어는 사실, 2013년 스페인의 랜드스케이프 디자이너 마크 그라녠Marc Grañén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실제 도입을 위한 실험은 싱가포르가 아시아 최초이다.

 

 



버스 지붕 위의 정원, '가든 온 더 무브'의 옆모습(위)과 뒷모습(아래) / ©Singapore Green Building Council

 

 

디자이너 마크 그라녠Marc Grañén의 6살, 9살 난 자녀가 그린 그림에서 시작된 버스 위의 정원 '피토키네틱PhytoKinetic'은 흙보다 가벼운 하이드로포닉 폼을 이용하고, 여름철에는 버스 위 에어컨 실외기에서 나오는 물이 식물에 공급되도록 설계되었다. 피토키네틱은 버스 안 온도를 평균 3.5도 낮춰주어 도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마크 그라녠의 피토키네틱(위)과 그의 자녀들의 아이디어 스케치(아래) / ©Marc Grañén

 

 

이번 프로젝트는 테마섹 재단the Temasek Foundation과 싱가포르 국립공원위원회(Nparks: the National Parks Board), 무브 미디어Moove Media와 싱가포르 그린빌딩 협회The Singapore Green Building Council의 후원으로 싱가포르 공항 터미널과 대형 건물 외관과 실내 벽면을 덮는 수직 정원과 옥상 정원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력이 있는 GWS Living Art이 진행한다. 버스 한 대당, 1.8 x 1.05M 너비, 40Kg 무게의 '가이아매트Gaiamat' 패치를 두 개씩 얹었다. 매트 위에는 갑자기 거센 비바람이 부는 열대성 기후에 견딜 수 있도록, 튼튼하고 관리가 쉬운 수종을 석망 사이에 촘촘하게 심었다. 가이아매트는 흙보다 가볍고, 흙먼지가 떨어질 염려가 없어 도로교통에 안전하다. 또한, 일반 흙에 심긴 식물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유지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건물 외벽에 가이아매트를 활용하면 일 년에 두세 번만 관리를 해주면 된다. 이번 실험을 위해서, 온도측정기를 식물 아래와 버스 지붕 내벽에 부착하여, 일주일에 한 번씩 체크를 하며, 연료 절감 효과를 관찰할 예정이다.

 

 


버스 지붕 위의 정원, '가든 온 더 무브'의 설치 작업(위)과 완성된 모습(아래) / ©Singapore Green Building Council

 

 

싱가포르를 한 번이라도 방문해본 사람이라면, 싱가포르의 녹색 사랑을 공항에서부터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눈에 띄는 공항 안팎의 벽면에 각종 식물들이 그라데이션을 이루며 빼곡하게 심겨 있는데, 조화인가 다가가 보면, 습기가 생기가 그대로 느껴진다. 공항만 그런 것이 아니다. 도시 안의 자투리 땅에는 무조건 녹색 정원이 있고, 도시의 주요 호텔과 주거단지들, 쇼핑몰과 도로의 보행로 벽면, 회사 건물 옥상까지 녹색 식물이 빼곡하게 덮여있다. 1제곱미터의 면적을 녹색으로 채우려면, 50여 개의 화분이 필요하다고 한다. 초록잎만 무성한 민꽃식물들도 결국은 잎사귀가 차례로 시들고 떨어져, 지속적인 유지 관리를 해야 하는데, 굳이 벽면 녹화 작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인 건물의 콘크리트 표면은 무더운 여름날 60°C까지 올라갈 수 있다. 그렇지만, 수직정원과 옥상정원을 조성하면, 건물 표면 온도를 20 ~ 30°C까지 낮춰준다. 공기정화 효과와 도시민들의 스트레스 완화와 건강 증진은 덤이다. 뙤약볕 아래, 서울보다 조금 크고, 부산보다 조금 좁은 국토를 가진 싱가포르에서 벽면 녹화는 관상 목적 이상의 실용적, 경제적 목적이 있다.

 

 


주얼 창이공항(첫째)과 창이공항 4 터미널 전면(둘째), 창이 공항 실내 복도에 조성된 수직정원(셋째)  / ©GWS Living Art

 

 


적극적인 건물 안의 녹지 조성으로 건축의 매력이 더욱 부각된 '파크로얄 온 피커링 호텔PARKROYAL on Pickering' / ©WOHA, Patrick Bingham-Hall

 

 


건물 지붕이 식물로 덮여있는 난양기술대학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의 예술, 디자인, 미디어학과 건물 / ©CPG Consultants , 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

 

 

싱가포르는 2030년을 기점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기준의 36퍼센트까지 감소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현재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된다면, 현재 25~31°C 사이를 넘나드는 싱가포르의 평균 기온은 2100년 기준 29~36°C를 웃돌게 될 예정이다. 매 년 국토의 1.5%가 도시화로 줄어드는 문제를 막기 위해, 싱가포르 정부가 지난 45년간 심은 나무는 2백만 그루이다. '버스 위의 정원'이 과연 도시 전체로 확산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시도 자체가 선진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이번 실험이 지구온난화로 극심해지고 있는 도시 열섬 현상의 심각성과 위기의식을 사람들과 나누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리포터_차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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