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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이즈 골드, Hock Siong & Co.




혹시옹 앤 코Hock Siong & Co.
(이하: 혹시옹)는 버려진 호텔 가구들을 리폼해서 판매하는 싱가포르의 앤틱가구 샵이다. / ©Hock Siong & Co.

 

 

자신들은 ‘고물상(말레이어: 까랑 구니Karang guni)’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하는 혹시옹은 3대에 걸쳐 내려온 가족 사업체이다. 할아버지를 따라, 폐지와 헌 옷, 가전제품 등을 포대(구니 쌕Gunny Sack)에 담아 수거하던 아버지의 사업이 중국의 값싼 물량 공세에 1998년 아시아 경제 대공황의 타격을 받아 휘청거리자, 그때부터 호텔에서 처분하는 가구와 식기, 장식품 수거로 방향을 돌려, 이제는 ‘수거, 운영, 목공, 창고 관리, 판매, 배달 전담 직원’이 팀을 이룬 새로운 사업체로 성장했다. 가게 이름 혹시옹 앤 코의 ‘혹福’은 이 가족의 방언인 민난어(호끼엔 Hokkien)로 번영을 뜻하고, ‘시옹祥 xiang (Siong)’은 아버지의 이름 ‘토 친 시옹Toh Chin Siong’에서 가져왔다. 아직은 한참 더 쓸 수 있는 고품질의 호텔 가구들을 새롭게 단장하고, 동급의 새가구들보다 저렴하게 판매해서, 혹시옹의 고객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그들의 사업 목표이다.

 

 

 

 


혹시옹의 쇼룸. 대부분의 세컨드 핸드 샵은 갖가지 손때 묻은 물건들이 먼지와 함께 쌓여있는 경우가 많지만, 혹시옹은 항상 큐레이팅 되고 있는 쇼룸이라는 인상을 준다. / ©Hock Siong & Co. 

 

 


 


혹시옹의 가구들 / ©Hock Siong & Co.

 

 

혹시옹에서 판매 중인 95%의 가구들은 모두 품질 좋은 원목가구로, 사용되었던 것들이다. 그중 절반은 호텔에서, 나머지는 일반 가정집이나 회사에서 온 것들이다. 혹시옹 측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수거한 가구들은 각각의 역사와 캐릭터를 최대한 살리되, 그 과정에서 생기는 폐기물은 최소가 되도록 리폼한다. 부피 큰 브라운관 텔레비전을 보관하던 캐비닛이나 옛날식 화장대처럼, 요즘의 삶의 맥락과 맞지 않는 고가구들은 서재가구나 핸드폰 거치용 벤치로 쓰임을 바꾸기도 한다. 고객들이 혹시옹 가구들의 가치를 발견하고 구매하도록 돕는 것도 혹시옹의 역할이다. 가게는 쇼룸처럼 항상 새로운 모습으로 연출하고, 가구에 스토리를 담아 웹상에서 홍보한다. 혹시옹은 자신들의 웹 채널을 가구를 매개로 사람들을 연결하는 마을 (말레이어로 ‘깜퐁Kampong’)로 생각한다. 그래서, 홈페이지 메인에는 가구를 나르고 있는 나이 많은 직원의 뒷모습을 보여주고, 인스타그램에는 샵 안에 진열된 가구에 앉아 장난하는 점원의 영상도 종종 올린다. 몇 년간 공을 들이니, 팔로워 수가 어느덧 2만 6천 명을 넘었다.

 

 

 

 


혹시옹의 직원들과 그들의 일하는 모습. 마지막 사진은 쇼룸에 연출된 가구를 배경으로 찍은 것이다. / ©Hock Siong & Co.

 

 

혹시옹은 사회적 기업은 아니지만, 종종 사회 공헌 프로젝트를 한다. 일례로, 특정 시리즈의 가구를 만들어 판매한 수익금을 싱가포르 어린이들의 놀이 공간 ‘플레이윰Playeum’이나 자폐인들이 생산한 물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인 ‘아트패컬티The Art Faculty’에 기부하기도 했다. 3대에 걸쳐 사업체를 운영하다 보니, 혹시옹에는 고령의 직원이 많다. 최고령 직원은 77세이다. 인구 고령화와 관련된 사회적 목적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기대하며 이유를 물어보니, 함께 해온 직원들과 계속 같이 일하다 보니, 또 젊은 사람들 중에서는 기술 좋은 사람을 찾기가 어려워서라는 간단한 대답이 돌아왔다.

 

 


어린이 놀이 공간 ‘플레이윰Playeum’을 위한 모금 캠페인 때 만들어 판매한 의자 / ©Hock Siong & Co.

 

 

혹시옹에는 디자이너가 없다. 디자인은 혹시옹의 대표가 핀터레스트나 인스타그램에서 본 이미지들로 무드 보드를 만들어, 목공 직원들과 의논하며 정한다. 혹시옹을 보면, 모든 사람은 디자이너라는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유명 디자이너의 이름은 한 글자도 붙지 않았지만, 여러 사람의 손길을 거쳐, 새로운 모양새와 쓰임을 부여받고, 다시금 사랑받는 가구. 여러 사람이 소통하고, 먹고살고 즐길 수 있게 하는 매개로서의 가구. 이쯤 되면, 디자인의 순기능은 다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리포터_차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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