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해외 리포트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치매 환자를 이해하기 위한 전시, 사운드필드Sound Field

 

 


소리를 내고 반사시키는 구조물로 이뤄진 전시 ‘사운드필드Sound Field’는 치매 환자들이 일상의 공간에서 소리로 인해 느낄 수 있을법한 혼란감을 방문객들에게 전달한다. / ©Arup Group

 

 

소리는 공간을 인식하고 향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시디자인에 사운드스케이프의 개념이 접목되면서, 도시 안 상업 공간에는 적재적소에 맞는 배경음악으로 분위기를 조성하고, 불필요한 소음은 상쇄시켜 쾌적한 소리환경을 조성한다. 그렇지만, 디자인 대상은 청력과 인지력에 문제가 없는 다수의 일반인에 그칠 때가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싱가포르의 내셔널디자인센터에서는 치매 환자들이 느끼는 소리환경을 일반인들이 경험해보는 전시가 열렸다. 도시디자인에서 소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치매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전시의 주된 목적이었다.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노화. 한 해가 지날수록 청력은 둔화되고, 노인이 되면 음역대가 높거나 가는 소리를 잘 듣지 못하게 된다. 노화를 아직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젊은 사람도 장시간 소음에 노출되면, 청력이 손상되기 마련이다. 잘 듣지 못하게 되면, 언어 변별 능력이 떨어지고, 뇌에 필요한 직접적 자극이 줄어들면서, 기억력과 인지력도 떨어진다. 치매가 발병하기 쉬운 조건이다. 치매를 앓게 되면, 소리를 들어도 그 소리의 근원지를 알아차리기 어렵다고 한다. 일반인들에게 두려울 것 없는 일상의 공간에서도 치매를 앓거나 청력에 이상이 있는 누군가는 혼란과 공포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디자인 스튜디오 에이룹Arup브로사스 건축BLOXAS Architects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공간의 테마는 ‘집, 교통환경, 공공장소’이다. 아치형으로 휘어진 판 안에 내장된 스피커에서 일상적으로 듣는 싱가포르의 지하철 안내방송, 슈퍼마켓과 호커센터(싱가포르의 동네 푸드코트), 교통 소음, 집 안의 소리가 나오면, 맞은편에 계단형으로 표면이 처리된 또 다른 아치형 판이 소리를 반사하고 굴절시킨다. 설치물 중 몇 개는 초고주파 기술을 사용하여 매우 얇은 사운드 빔을 생성시켜 소리가 튕겨나가게 만들었다. 소리판과 굴절판은 모두 회전된다. 관람객들은 그 사이를 거닐며, 불규칙하고 혼란스러운 소리환경을 경험한다.

 

 

 

 


전시 공간은 ‘집, 교통환경, 공공장소’, 보이지 않는 구획으로 나눠졌고, 해당 환경에서 들을 수 있는 일상의 소리로 채워졌다. / ©BLOXAS

 

 

 


‘사운드필드Sound Field’의 설치 모습 / ©Arup Group

 

 

60대 이상 싱가포르인의 10%인 8만 2천 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한국도 65세 이상인 사람들의 10%가 치매 환자이다. 그리고, 고령화가 가속될수록 치매 유병률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그리고 치매를 앓는 사람들을 위한, 도시 안 소리환경 개선에 대한 연구가 꾸준하게 이뤄져야 하는 이유이다.

 

 

참고로, 이번 전시는 2017년 호주 정부 치매 콘퍼런스와 2018년 멜버른의 M파빌리온에서 처음 선보인 것을, 싱가포르의 이네이블링 페스티벌Enabling Festival을 맞이하여, 싱가포르의 도시맥락에 맞게 다시 소개한 것이다. 더욱 다양한 여건의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인클루시브한 환경을 만들어가려는 선진적인 노력을 더 많은 나라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리포터_차민정

  

플로리다의 태양, 바다, 그리고 달리 - 이미지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designdb logo
Tag
#사운드필드 #인클루시브디자인
"치매 환자를 이해하기 위한 전시, 사운드필드Sound Field"의 경우,
공공누리"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발행기관이 저작권 전부를 갖고 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