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건축 협회(SAFA)는 매 년 새롭게 핀란드에서 디자인 혹은 개조된 뛰어난 건축물에 핀란디아 건축 상을 수여하고있다. 핀란디아는 핀란드의 전설적인 건축가 알바 알토가 1971년 디자인한 콘서트홀 겸 회의장의 이름으로, 헬싱키 시내 한 복판에 위치한 핀란드를 대표하는 건축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 건물의 이름을 딴 핀란디아 상의 목적은 높은 수준의 건축물에 대한 폭 넓은 이해를 전파하고, 문화 가치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건축이 가지는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2019년 한 해 동안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는 대형 건축물들이 소개되었지만, 올해의 핀란디아 상에는 헬싱키 시내에서 동북쪽 주거지역인 꺄쁄라(Käpylä)에 위치한 소형 아파트 건물인 서펜타인 하우스(Serpentine House) 개조 및 보수 프로젝트에 영광이 돌아갔다.
Photo. Kuvatoimisto Kuvio Oy
서펜타인 하우스는 핀란드 건축 디자이너 이르요 린드그렌(Yrjö Lindgren)에 의해 1951년에 만들어진 아이코닉한 공동 주택으로, 까띠 살로넨 & 모나 샬린 건축사(Kati Salonen & Mona Schalin Arkkitehdit Oy)가 개조 프로젝트를 맡았다. 심사위원은 핀란드 건축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50년대 건축가의 디자인을 보존하는 동시에 현대적으로 개조하기 위한 끈기있는 노력과 전문성에 큰 점수를 줬다. 외관에서 봤을 때 감탄사가 나올 만 한 대형 프로젝트를 제치고 이 프로젝트가 수상 한 이유에 대해서 심사위원은 건물이 가지는 자신감과 힘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헬싱키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법 한 평범한 공공 주택을 개조한 이 프로젝트는 세세히 살펴 보고, 직접 공간을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속에 내포한 자신감과 자긍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겉으로 보여지는 화려함 보다는 실용성과 건축물 자체가 구현하는 공간의 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핀란드 건축의 특징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Photo. Kuvatoimisto Kuvio Oy
Photo. Kuvatoimisto Kuvio Oy
디자인팀은 서펜타인 하우스의 기초를 보강 하기 위한 수준 높은 공공 주거의 유토피아적 상상력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해석 하는지가 주요한 고민이었다. 또한 디자인에 있어서, 이상적인 모더니스트 하우징을 어떻게 현재에 구현할 지와 핀란드에서 공공 주거 재개발의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Photo. Kuvatoimisto Kuvio Oy
서펜타인 하우스는 이름처럼 구불구불한 길에 지어진 모난 형태의 건물이다. 디자인팀은 빌딩을 구성하는 유닛을 나선형으로 배치함으로써 연속적인 개인 주거 공간과 지붕이 있는 정원 공간을 조성하여, 딱딱하고 근엄한 분위기를 피했다. 헬싱키 도심이 소유하고 있는 이 주거 단지는 총 287미터의 길이로 크게 두개의 분리된 빌딩으로 구성되어있고, 189 가구가 살 수 있는 임대 주택이다. 재개발은 빌딩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화장실, 부엌, 인테리어, 지붕, 외관 렌더링, 발코니, 문, 창, 커뮤니티 공간과 난방, 통기, 공기조절 시스템)를 모두 포함하여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모든 것을 개조 했지만, 흥미로운 점은 건물이 가지고 있던 자연 환기 시스템을 보존 했다는 것이다. 이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유지 보수 비용을 현저하게 줄이고, 실내 공기 오염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시스템으로 평가된다. 시에서 보존하고 있는 건물인 만큼 지켜야 할 기존의 디자인과 구식의 방법이지만 효율적인 본래의 환기 시스템을 지켜내는 동시에 내, 외부의 모든 부분을 개보수 해 내는 일은 굉장히 드문 사례 중 하나라고 디자인팀은 소개했다. 더하여, 프로젝트 중 클라이언트와 개발자, 디자이너, 시공사와의 어려운 갈등 없이 순조롭게 진행 되었다고 하니 현장 상황을 아는 전문가들 에게는 놀랄 일이다.
최종 수상 프로젝트의 선정 과정은 우선 핀란드 건축협회(SAFA)의 심사위원단이 최종 후보 명단이 선정 하고, 핀란드에서 건축 이외의 분야에서 인정받는 원로 예술가 혹은 디자이너 한 명이 최종 수상자를 결정되었다. 이번에는 수상작을 포함하여 총 다섯개의 프로젝트가 최종 후보 명단에 올랐다.
1. 헬싱키 중앙 도서관 오디(Oodi Helsinki Central Library)
Photo. Tuomas Uusheimo
ALA Architects가 디자인한 헬싱키의 새로운 중앙 도서관은 도서관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을 바꾼 혁신적인 도서관으로, 시민이 디자인에 참여하여 책 이외에 다양한 여가 활동과 학습 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2. 유바스뀔라 대학교의 본관 개조(Jyväskylä University)
Photo. Jyrki Iso-Aho
Photo. Jyrki Iso-Aho
Photo. Jyrki Iso-Aho
유바스뀔라 대학교가 위치한 유바스뀔라는 교육의 도시로 건축가 알바 알토가 대부분의 학교 건물을 디자인 한 것으로 많이 알려져있다. 그 중 본관 건물은 1955년도 알토가 붉은 벽돌을 주로 사용하던 시기에 지어진 대표적인 건물이다. 건축회사Arkkitehtitoimisto A-Konsultit는 알바알토 재단과 핀란드 국가 유물 위원회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오리지널리티를 최대한 보존하는 개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3. 끄루누부오렌란따(Kruunuvuorenranta) 지역의 쓰레기 운반 터미널
Photo. Timo Kiukkola
Photo. Timo Kiukkola
2017년에 완공된 쓰레기 운반 터미널 시설은 주변에 새롭게 지어진 주거 지역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를 지하에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수거하는 역할을 한다. 디자인은 Arkkitehtuuritoimisto B & M Oy에서 진행했으며, 본 터미널은 기술적인 목적의 구조와 빌딩 또한 심미적인 요소의 중요성과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야 함을 보여준다. 종이접기를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형태의 입체적인 외관은 따뜻하고, 녹슨 색감의 콘크리트로 만들어졌다.
4. 바아라란뿌이스또(Vaaralanpuisto) 지역의 어린이집
Photo. Mika Huisman
Photo. Mika Huisman
Photo. Mika Huisman
Photo. Mika Huisman
2017년에 완공된 어린이집은 어린이를 위한 고요한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크고 작은”건물이다. 건축회사 AFKS Architects가 디자인했다. 두개의 큰 외부 활동 공간을 포함한 건물로, 건축가가 건물의 사이즈를 결정하는 기초 작업부터 인테리어까지 모든 과정을 맡아서 디자인했다. 또한 거의 제로에 가까운 에너지 소비 건물을 만들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인 시설물이다.
핀란디아 건축상은 2011년도 부터 시행 되었으며, 작년 수상 프로젝트는 헬싱키에 지어진 어린이 병동이 수상했다. 겉으로 보여지는 화려함이 아니라 건축이 가져야 하는 진정성과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하는 핀란드의 건축 동향을 수상작들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다.
https://www.arkkitehtuurinfinlandia.fi/en/home/
리포터_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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