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컨트롤 카오스, 펑크의 25주년’의 배너 이미지 / ©Phunk

펑크PHUNK는 방송매체 시각 디자인 작업을 지난 25년간 해온 싱가포르의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이다. 1994년 12월을 시작으로 줄기차게 이어져 온 펑크의 작업들을 총망라하여 보여주는 쇼케이스를 지난 한 달간 싱가포르국립디자인센터에서 선보이고 있다.

2011년에 펑크와 롤링스톤스가 함께 제작하여 판매한 상품, 펑크스톤스PhunkStones를 입고 있는 펑크의 창립자들. 왼쪽에서부터 멜빈 치Melvin Chee, 앨빈 탄Alvin Tan, 잭슨 탄Jackson Tan, 윌리엄 챈William Chan / ©Phunk

펑크는 라셀예술대학 출신인 앨빈 탄Alvin Tan, 멜빈 치Melvin Chee, 잭슨 탄Jackson Tan, 윌리엄 챈William Chan, 네 명이 로큰롤의 미학과 도시 서브컬처의 영향을 받아 만든 스튜디오이다. 나이키, 엠티비, 다임러 크라이슬러, 코카콜라, 유니클로, 리바이스, 롤링스톤즈와 같은 고객사의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 뮤지엄, 싱가포르 역사 박물관, 대만 현대미술관에서 ‘유니벌서리티Universality’라는 테마로 개인전을 열었다. 2007년에는 싱가포르 디자이너들에게는 최고의 영예인 대통령배 디자인상을 수여받았다.

컨트롤 카오스는 크리에이티브 산업계에서 창조적인 혼란에서 정제된 작업물이 탄생되는 고통스럽고 신비로운 과정을 일컫기 위해, 종종 사용하는 용어이다. 사후세계에 관한 각종 중국 신화와 미신을 조각물이 가득 채워진 기괴한 공원이자, 펑크의 공동 대표들의 유년기의 추억이 담겨있기도 한 싱가포르의 호팔 빌라Hawpar Villa에서 전시 컨셉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예술과 디자인의 사이를 오가는 총천연색의 출력물, 디지털 작업, 대형 피규어로 구성된 전시물들에서 ‘컨트롤’과 ‘카오스’ 두 개념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체험존이 마련되었다.

전시 내외부와 버스정류장 광고 이미지 / ©Phunk

컨트롤 카오스Control Chaos는 독특한 시각언어와 아이콘이 복잡하고 냉소적인 느낌으로 혼합된 팝아트이다. 911 사태 이후, 갖가지 문제가 복잡하게 혼재되어 나타나는 세계정세에 대한 펑크의 느낌을 홍콩의 펄프픽션, 일본의 만화, 서양의 대중문화, 예술, 디자인 운동의 양식으로 가공하여 담아냈다. 2003년작 / ©Phunk

디스코DISCO는 싱가포르의 프로미나드Promenade 지하철역의 설치 작품으로, ‘사회적 우주적 모험 속 꿈Dreams In Social Cosmic Odyssey’의 약자이다. 2010년작 / ©Phunk

괴상함Eccentricity은 과거와 현재와 갖가지 신념들이 아슬아슬하게 엮여 존재하는 부서지기 쉬운 도시들을 형상화했다. 일본의 유명 그래픽 아티스트 케이치 타나미Keiichi Tanaami와의 협업 작품이다. 2010년작 / ©Phunk

전기Electricity는 다양한 마음과 문화가 융합하게 되는 원동력인 세계화 정신을 찬양하며 뉴욕, 베를린, 런던, 도쿄, 홍콩, 베이징, 상하이 등, 동서양을 막론한 도시들을 거대한 캔버스 벽화 안에 표현한 상상 도시이다. 2010년작 / ©Phunk

희망H.O.P.E은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 박물관의 5번째 트리엔날레를 위해 만든 벽면 작업물이다. 2014년작 / ©Phunk

사랑폭탄LoveBomb은 인류의 창조적 천재성과 파괴적인 본성을 나타낸 설치물로, ‘사랑이 세상에서 최고로 강력한 힘이다.’라는 모토 아래 만들어졌다. 2007년작 / ©Phunk

므슈 로보MonsieurRobo와 마담 로보Madame Robo는 괴상한 캐릭터로 가득한 유년기의 추억이 버무려진 가상의 유토피아, 백일몽 국가Daydream Nation의 국민이다. 이들은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으로 진보하여, 행복한 감정을 입력받고, 주변에 전달하도록 프로그래밍됐다. 2018년작 / ©Phunk

새로운 세계 삼부작NewWorldTriptych는 기괴하고 이색적인 느낌을 주는 싱가포르의 호팔빌라, 새로운 세상 놀이공원New World Amusement Park과 디즈니랜드를 방문했을 때 받았던 감흥을 바탕으로 펑크가 상상하는 테마파크를 표현한 작품이다. 옆 사람의 손을 잡고 각종 모험을 하며, 상상만큼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이다. 2009년작 / ©Phunk

파트너들Partners는 롤스로이스와 싱가포르 항공의 파트너십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이미지이다. 2017년작  / ©Phunk

이번 전시는 디자인싱가포르에서 진행하고 있는 SG(*싱가포르의 약자) 디자인 마일스톤 시리즈의 하나이다. 싱가포르의 디자인계에 업적을 끼친 유수의 디자인 회사와 디자이너의 작업물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펑크가 싱가포르의 매체를 통해, 그래픽 디자인이 어떻게 사람들의 상상을 확장하고, 갈등 상황을 나타내고, 마음의 감흥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실험해 온 여정을 본다.

리포터_차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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