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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찬 열대 감성, 포린폴리시디자인그룹Foreign Policy Design Group

싱가포르 거리에서 즐거운 패턴으로 가득한 공간이나 인쇄물을 마주하게 된다면, 그것은 아마도 포린폴리시디자인그룹Foreign Policy Design Group(이하: 포린폴리시)의 작품일 것이다. 포린폴리시는 야렝 유Yah-Leng Yu와 아서 친Arthur Chin 부부가 운영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로, 브랜딩, 그래픽, 인테리어, 건축의 영역을 넘나드는 디자인 프로젝트를 활발히 이어오고 있다. 각자 뉴욕과 보스턴에서 그래픽디자인과 컨설턴시 경력을 탄탄히 쌓고 모국에 돌아와서 차린 스튜디오가 이제는 싱가포르의 독보적인 독립 스튜디오가 되었다. 둘은 싱가포르국립미술관 안의 뮤지엄스토어 갤러리&코Gallery & Co의 공동대표이자 운영자로도 활동 중이다.

 



야렝 유Yah-Leng Yu와 아서 친Arthur Chin / @Foreign Policy Design Group



두 사람은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의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에도 항상 마음이 열려있다. 영어로 업무가 가능한 인력이 있다면, 한국의 디자인 스튜디오와 한 달 정도는 일대일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도 있다고 하니, 문을 두드려보는 것도 좋겠다. (협업 요청 이메일: AFFAIRS@FOREIGNPOLICY.DESIGN)

 

 




브랜드가이드:싱가포르 에디션
Brand Guide:Singapore Edition(2015) / @기획 총괄, 디자인: 야렝 유Yah-Leng Yu

 

포린폴리시의 대표작 중 하나인 ‘브랜드가이드:싱가포르 에디션Brand Guide:Singapore Edition’ 싱가포르의 디자인 황금기를 맞이하여, 자발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이다. 싱가포르 자생 브랜드 17개를 선별하여, 현재까지 자리매김하기 위해 어떤 창의적인 노력이 뒤에 따랐는지, 콘텐츠를 깊이 있게 발굴한 뒤, 흥미로운 시각 요소로 담아냈다. 브랜드를 일궈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인사이트를 하나도 빠짐없이 전달하려는 듯이, 각종 인쇄물들을 두툼하게 엮어냈다.

 

 



디자인 파사Design Pasar(2019) / @기획 총괄: 야렝 유Yah-Leng Yu, 디자인: 댄디 하토노Dandy Hartono, 실베스터 탄Sylvester Tan

 

포린폴리시는 힙한 카페와 독립서점으로 유명한 싱가포르 동네 티옹바흐루Tiong Bahru를 떠나, 을지로 같은 거리 '잘란베사Jalan Besar' 창고 건물로 이사를 했다. 목공 스튜디오 로저&아들들Roger&Sons 가죽공방 제너럴 The General Co. 건물을 나눠 쓰고 있는데, 이들과 함께 기획한 디자인 페스티벌이 ‘디자인 파사Design Pasar’다. ‘싱가포르에서는 종종 동네마다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가득한 야간 장이 서곤 하는데, 이를 부르는 ‘파사말람Pasar Malams’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말레이어로 ‘파사’는 ‘시장Market’, ‘말람’은 ‘밤Night’을 뜻한다. ‘커뮤니티로서 함께하는 끈끈한 연대’를 테마로, 싱가포르의 건국일인 8월 9일보다 일주일 앞선 날 열었다. 디자인 파사를 통해, 이웃 주민에게 동네에서의 창의적인 경험을 선사하고, 싱가포르에서 탄생한 디자인, 공예, 음악을 공유하는 것이 축제의 주된 목적이었고, 싱가포르의 발전과 함께 해온 창의 집단을 빛나게 선보이는 것이 또 다른 목적이었다. 디자인 파사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는 인근 거리에서 보게 되는 하드웨어 오브젝트에서 모티브를 가져오고, 그 이미지들은 끈끈한 스티커로 제작해서, 사람들이 자신만의 에코백과 포스터를 꾸밀 수 있게 했다.

 

 



국경을 가로질러
Across Borders(2017) / @기획 총괄, 디자인: 야렝 유Yah-Leng Yu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 자리한 스튜디오 ‘마유스쿨라Mayuscula’가 주최한 전시 ‘국경을 가로질러Across Borders’에 초청돼 선보인 포스터 디자인이다. ‘ABCDEFG’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발전과 빈번한 항공여행으로 전세계의 문화와 언어가 융합하는 현상에 대한 질문이자 감탄사이다. 모든 것이 혼재하는 상황에서 언어들은 복잡하게 섞여 더 많은 언어로 파생될까? 아니면, 궁극적으로 하나의 언어로 귀결될까?

 

 





덤플링
달링Dumpling Darlings(2018) / @기획 총괄: 야렝 유Yah-Leng Yu, 디자인: 파비아나 피암니고Fabiana Fiamnigo, 샤론 초이Sharon Choy, 일러스트: 브렌다 리Brenda Lee, 공간 기획: 엘리타 Elita Ong, 공간 디자인: 오드리 Audrey Tan, 리소 프린팅: 너클스앤노치Knuckles & Notch, 날인: 오포짓Opposit, 종이: 리사이팔Recypal

 

‘덤플링 달링Dumpling Darlings’ 바Bar 컨셉의 만두가게로, 고착된 동양적 이미지를 새롭게 하는데 공을 들인 작업이다. ‘조Jo’와 애완 돼지 ‘포크 춉Pork Chop’를 주인공으로 하는 스토리텔링을 일본식 식당 ‘쇼쿠도Shokudo’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일본 만화 양식으로 그려냈다. 붓글씨로 세로로 써 내려간 듯한 로고타입은 일본의 ‘간지Kanji’의 영향을 받았다. 브랜드에 젊은 감성을 불어넣기 위해, 전광판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일렉트릭 컬러를 팝아트처럼 대담하게 사용했다. 바에 배치된 캔버스와 계산대는 만두처럼 접히는 방식으로 제작했고, 아늑한 조명과 스토리가 있는 그래픽 요소를 곳곳에 배치해서 비밀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워킹캐피톨
The Working Capitol(2015) / @기획 총괄: 야렝 유Yah-Leng Yu, 아트 디렉팅: 야렝 유Yah-Leng Yu, 리콴 류Liquan Liew, 바네사 림Vanessa Lim, 브랜드 협력 및 웹 작업: 바네사 림Vanessa Lim, 와리얼 리Aurial Lee, 건물 안내도: 리콴 류Liquan Liew, 무삭Tom Musak, 일러스트: 무삭Tom Musak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코워킹 스페이스인 ‘워킹캐피톨The Working Capitol’ 싱가포르의 페라나칸Peranakan식 집을 다루는 부동산개발업체 밤부그룹Bamboo Group과 함께한 작업으로, 포린폴리시는 브랜딩과 내부 그래픽을 맡았다. 대부분의 코워킹 스페이스들이 스타트업의 인큐베이터로 혁신적인 분위기와 함께 다소 어수선하다는 인상을 주는 경향이 있지만, 워킹캐피톨은 차이나타운의 유서 깊은 거리의 몫 좋은 자리에 서있는 아름다운 건물이다. 워킹캐피톨은 지식 노동자들의 커뮤니티로, 창의성, 기술과 비즈니스 교류의 장이다. 브랜드 컨셉은 유클리드 원리를 기반으로 구성했는데, 이에 따라 시각언어도 자연스럽게 유클리드 기하학 구조의 영감을 받았다. 워킹캐피톨의 주된 세 축은 (A) 아름다운 공간을 창조하기, (B) 동시대 삶의 양식과 융화하기, (C) 커뮤니티로, 이 세 가지 기본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어쨌든 어떤 아름다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는 신념이다. 마치, 3D 공간에서 축을 기본으로 입체물이 새롭게 생성되는 것처럼, 워킹캐피톨의 영향력도 이런 기본 원칙 아래에서 배가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식인들의 왕성한 대화로 급진적 아이디어들를 실험하는 곳. 그렇게 만들어진 태그라인이 ‘영감받은 지식인The Knowledge Worker, Inspired’이다. 각종 2D, 3D 그래픽 요소가 사이니지에 녹아들고 유클리드 기하학의 법칙을 따라 공간에 배치되었다. 공간은 기하학적으로 맺음새가 정확하게 떨어지면서도, 다채롭게 구성될 수 있게 신경 썼으며, 그래픽도 진지함 뒤에 유머러스한 요소를 곳곳에 감춰놨다.

 

 






갤러리&코Gallery & Co.(2015) / @기획 총괄, 디자인: 야렝 유Yah-Leng Yu

 

갤러리&코는 싱가포르 국립미술관 안에 자리한, 식당을 겸비한 뮤지엄스토어이다. 영국 식민지 시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육중한 법원 건물을 새롭게 단장해서 개관한 국립미술관 안의 기념품 가게라면, 고상함과 위엄을 갖추어야 할 것 같지만, 포린폴리시는 열대 랜드스케이프에 자리한 에너지 가득한 총천연색의 싱가포르 정신을 공간 안에 재기 발랄하게 부여하고 싶었다. 싱가포르라는 섬에서 경험하는 동시대의 삶의 양식을 떠올리며, 누구나 어렸을 때 가지고 놀았을 법한 원초적인 도형과 블록으로 부드러운 군락을 지어, 디스플레이용 판매 테이블로 조성했다. 목재에 비닐 스티커로 표면 처리를 한 모듈러 구조물들은 필요에 따라 자유자재로 모이고, 흩어진다. 카페테리아와 미술관 건물 왼쪽 바닥에는 연회색과 녹색이 조화로운 육각형 타일을 주문 제작한 뒤, 공간의 쓰임에 따라, 일반적인 사각 타일과 유동적으로 혼합해서 사용했다. 육각 타일은 싱가포르의 옛 코피티암(*간단한 음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거리 카페)에서 자주 보던 모자이크 바닥을 연상시킨다. 벽면과 천정은 가벼운 느낌의 나무 그리드로 마감했다. 건물의 구조상, 천고가 낮은 공간 한편에는 어린이들이 편안하게 탐험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었으며, 아크릴 빔과 자연광으로 밝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예술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들에 대해 말하듯이, 갤러리&코의 공간 맺음새에서는 기초적인 시각 언어들이 세밀하게 작용하며, 브랜딩 기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포린폴리시의 디자인에는 과감한 타이포와 큼직한 패턴, 신선한 배색이 녹아들어, 특유의 경쾌함을 자아낸다. 마치, 화려한 열대과일의 단면을 보는 것 같다 할까? 그런데, 이들의 작업물을 스타일만으로 규정하기에는 미안한 감이 없지 않다. 작품마다 싱가포르 사람들과 디자인 생태계에 대한 고민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처음 만들어지기 위해 뒤에서 묵묵히 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성실하게 모은 뒤에 읽고 싶게 엮어내고, 아름다움보다는 팍팍한 현실과 실용성을 따르며 움직여 온 동네에 새롭게 이사하면서, 디자인과 예술을 말하는 페스티벌을 기획하고, 다른 것이 빠르게 융합하는 시대정신을 그래픽으로 말하고, 커뮤니티 안의 아이디어 교류의 장을 조성하는 것. 그래픽 디자인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아도, 너무 많은 것 아닌가?

 

 

리포터_차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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