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cci

12.99유로. 한국 돈으로 약 17,000원짜리 구찌 스니커즈가 출시되었다.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가 디자인한 “구찌 버추얼 25(The Gucci Virtual 25)”는 증강현실(AR) 안에서 신어볼 수 있고 또 신은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스니커즈다.

©Gucci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좋아하는 숫자라고 하는 25가 이름에 들어간 “구찌 버추얼 25”는 네온 및 형광색컬러에 브랜드 고유의 두 개의 G 모양이 장식되어 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80년대 패션에서 영감을 얻은 녹색과 분홍색이 가볍고 발랄한 느낌을 만들어 바깥에서 운동할 때 신기에 적절해 보인다. 하지만 이 합리적인 가격의 예쁜 신발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있다면, ‘어플 안에서만’ 신을 수 있다는 점이다.

©Gucci

구찌는 증강현실(AR) 패션 플랫홈인 워너(Wanna)와의 협업으로 이 ‘비물질적인’ 신발을 판매하고 있다. 신발은 구찌와 워너의 어플을 통해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약 8.99달러에서 12.99달러로 책정되었다.

어플에서 신발을 구매하면 얼굴에 입혀지는 페이스 필터처럼 내 발에 딱 맞게 신발이 착용된다. 신발을 신은 모습은 사진이나 영상으로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공유할 수 있다. 구찌 어플에서 “구찌 버츄얼 25”를 사면 가상현실(VR) 소셜 플랫폼 VRChat과 온라인 게임 Roblox의 아바타에 착용할 수 있는 트레이너 버전도 잠금 해제할 수 있다.

"버츄얼 25" 휴대폰 배경화면 ©Gucci

​ 

이제는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실제 쇼핑 전에 옷과 모자, 신발을 미리 착용해볼 수 있는 일은 꽤 익숙한 현실이 되었다. 하지만 증강현실 안에서만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사는 일은 아직은 살짝 생경하게 느껴진다. 마치 게임 안에서 캐릭터를 위한 유료 아이템을 사는 기분을 떠오르게 한다.

구찌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Gucci Sneaker Garage'와 착용 모습 ©Gucci

구찌는 지난 2020년 가을부터 워너와 협업하며 이미 있는 스니커즈 컬렉션을 증강현실로 신어볼 수 있도록 해왔다. 또 심즈 4와 포켓몬고 등 비디오 게임 아바타에 착용할 수 있는 악세서리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구찌 버추얼 25”처럼 가상현실에서만 착용할 수 있는 신발을 디자인한 것은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하우스 중에 처음이다.

디지털 아트와 NFTs 마켓, 블록체인 기술 등과 함께 아마도 곧 패션의 디지털 컬렉션과 온라인 쇼핑 또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지 모른다. 얼마전 아티스트 비플(Beeple)의 디지털 아트 작품 “The First 5000 Days”가 크리스티 경매에서 무려 6천 9백만 달러에 팔린 사례는 데이터 기반 시장에 큰 화제가 되었다. 이번 제품은 블록체인 기술과는 관계없이 디지털로 출시된 제품을 단순히 구매하는 것이었지만 메타버스 등 가상현실의 중요성과 블록체인 기술이 확대되는 만큼 앞으로 구찌를 비롯한 패션업계도 가상현실에서의 패션 세계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출처

https://www.gqitalia.it/tech-auto/article/sneaker-gucci-virtual-digitali

https://gothammag.com/gucci-virtual-25-sneaker

https://www.dezeen.com/2021/03/19/virtual-25-gucci-wanna-digital-sneaker/
 

리포터_이수지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