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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보다 빠른 배송’ 독일 고릴라스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Covid 라는 어두운 길이 전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매일 2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생겨나고 있는 독일은 초강수의 생활 제한을 승부수로 던졌고, 코로나 상황을 겪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그러하듯 이제는 끝나기를 기다림과 동시에 모든 것들의 멈춤이 아닌 제한에 대한 적응의 시기를 겪고 있다. 그렇게 모두의 일상 속에는 Covid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삶의 방식들이 나타나고 있다. 





독일의 일상 #01. 모든 음식점 (카페, 빵집 포함)들은 매장 내 식사가 불가능하다. 주문 후 포장 수령만 가능한 상황, 그마저도 어떤 지역에서는 입구나 창문을 이용한 매장 밖 (야외) 수령만 가능한 곳도 있다.  

 

포장 수령만 가능한 카페 (이미치 출처: spiegel.de - 원본 사진 @Ronald Wittek / Shutterstock)

 

 

 

독일의 일상 #02. 시내 곳곳마다 음식 배달원들의 자전거 행렬이 이어진다. Covid 이전보다 훨씬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이렇게 음식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고, 문을 열수 없는 식당들 역시 찾아올 수 손님들에게 찾아가는 서비스를 (높은 수수료를 내고서라도) 이용하고 있다. 이에따라 독일의 음식 배송 서비스 업체들은 이 상황의 수혜를 받고있다.

 

 

독일의 대표적인 음식 배송 서비스 Liferando의 배달원 (이미치 출처: dw.com - 원본 사진 @P. Zinken / dpa)

 

 

 

 

독일의 일상 #03. 마트 앞의 모습은 식당보다 더 하다. 하루 수요가 훨씬 많은 생필품을 사기 위한 마트들은 평방미터 당 입장 인원수의 제한을 두고 운영된다. 매장의 입구마다 진행 요원들이 배치되어 출입을 제한하는 모습니다. 그에따라 모든 마트 앞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길게 늘어서 있다.  

 

  

입장을 위해 마트 앞에 줄을 선 사람들 (이미치 출처: spiegel.de - 원본 사진 ”Schlange vor Supermarkt” @Jakub Kotian / dpa)


 

 


집 근처 마트에서 바나나 하나를 사기위해 걸리는 시간은 과연 얼마나 걸릴까? 필자의 경우 (시간대에 따라 다르지만) 마트까지 걸어가는데 5분, 마트 앞에서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시간 5분, 바나나를 찾아 집어들고 가판대에서 계산을 기다리는데 걸리는 시간 5분, 그리고 다시 집까지 돌아오는 시간을 합하면 대략 20분의 시간이 걸린다. ‘하루 20분 정도면 괜찮지 뭐…’ 라고 할 수 있지만, 당신이 매일 2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는 곳에 살고 있다면? 사람들과 섞여서 줄 서고, 상품을 고를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혹은 현 상황에 문을 닫은 유치원에 갈 수 없는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재택 근무로 일을 해야하는 상황에 식료품마저 떨어졌다면? 당신은 회의를 미루고, 어린 아이를 데리고 사람들로 가득한 마트에가서 장을 볼 수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최근 어마어마한 투자금 (누적 335백만 달러 = 한화 40억)을 유치하면서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10억 달러 (한화 1조 1천 2백억)의 기업 가치를 가진 스타트업으로 발돋움한 식료품 배송 서비스 기업 고릴라스 (Gorillas)가 독일을 넘어서 전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고릴라스 로고와 배달원의 유니폼 (이미치 출처: gorillas.io - press)

 

 

고릴라스의 성공 비결은 그들의 슬로건 “Faster than you.” 에서 알 수 있듯, 빠른배송 이라 할 수 있다. 고릴라스는 단 10분 안에 일반 마트나 빵집, 과일/야채 가게에서 구할 수 있는 2000 여개의 상품을 마트와 같은 가격으로 건당 1.8유로 정도의 추가 금액에 배송한다. 

 

 

고릴라스 배달 App (이미치 출처: gorillas.io - press)

 

 

이렇게 빠른 배송과 낮은 배송료가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존이나 이베이처럼 도심과 떨어진 곳에 대형 물류 창고를 두고 하루에 단 몇차례 트럭을 통해 배송지를 도는 형태의 배송이 아니라, 철저히 도시 중심에 지역별로 여러계의 소규모 물류 창고를 두고, 짧은 거리를 단 하나의 (혹은 적은 횟수의) 주문만을 단시간에 배송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도심에 만들어지는 물류 창고를 다크스토어 (Dar Store)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일반 소비자에게 개방된 매장이 아닌 배달원들만 접근이 가능한 곳이다.  

 

고릴라스의 도심형 소형 물류 창고 (이미치 출처: gorillas.io - press)

 

 

고릴라스는 현재 독일의 베를린, 뮌헨, 프랑크푸르트 등 9개 도시, 네덜란드 6개 도시를 비롯해서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에서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아직은 도시 전역이 아닌 최도심 위주의 배송이 가능한데, 예를들어 뮌헨의 경우 6개의 서비스 구역이 있고, 하나의 서비스 구역은 약 5km 반경을 가지고 운영된다. 각각의 서비스 구역에 전용 다크스토어를 배치하고, 그 구역의 배달 물량을 처리하게 되는 것이다. 5km 반경의 서비스 지역 가운데 다크스토어가 있다면, 주문이 들어오면 상품을 챙겨서 최대 2.5km의 거리를 자전거로 10분 안에 배달하는 원리이다. 다크스토어에 보관하는 식재료는 신선도 유지를 최우선으로 지키며 보관되고, 신선도 유지가 어려운 과일이나 야채 등은 신선도가 떨어지기 전에 ‘Too Good To Go’라는 파트너 서비스 (필자의 Too Good To Go 관련 글 보러가기)를 통해 소진된다고 한다.    

 

 

 

고릴라스의 뮌헨 서비스 지역 (이미치 출처: gorillas.io - press)

 

 

고릴라스는 코로나로 주춤한 취업시장에 적절한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프리랜서나 여러개의 파트타임 일자리를 갖는 것이 비교적 보편화된 독일의 문화, 사무실의 딱딱한 근무환경에 얽매이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젊은 층의 구직자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고릴라스 전용 친환경 전기 자전거를 활용하고, 배달에도 플라스틱 포장재를 최소화하는 등 환경을 위한 노력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고릴라스 라이더 구인 광고 (이미치 출처: gorillas.io)

 

고릴라스 라이더가 사용하는 Get-Henry Ebike (이미치 출처: pedelec-elektro-fahrrad.de) 

 

 

 

 

모든것이 느리고 불편하기로 유명한 이곳 독일에서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었던 (혹은 더 빠른) 총알 배달 서비스를 발견하면서, 코로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인류가 지금의 삶을 최대한 편안히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언제까지 지속될 지 모르는 코로나의 시대가 종식되었을 때 변해있을 우리의 삶은 어떤 모습일지, 고릴라스와 같은 아이디어들이 어느 분야에서 어떤 이름으로 우리의 매일과 만나게 될 지 기대해본다.

 

  

 

참고 사이트

www.gorillas.io

www.techcrun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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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철(독일)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현)Phoenix Design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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