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독일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 자동차 브랜드라는 사실에 의문을 가질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규모, 연매출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순서가 달라지지만) 세계 10대 자동차 브랜드를 다루는 순위표에서 늘 중위권에 그 이름을 올리는 것은 그것이 사실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BMW 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브랜드는 BMW 외에도 Mini와 Rolls-Royce가 있다. 이렇게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이름의 자동차 브랜드들이 그들의 명성을 세계 최고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설계와 디자인, 조립, 기획과 판매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실력과 노력 역시 최고 수준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분명히, 우리가 알 수 없는 곳에서 지금의 그리고 미래의 BMW를 만들어가고 있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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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이곳 뮌헨에서 2009년 부터 2019년 까지 몸담았던 디자인 회사의 큰 고객사가 BMW, Mini 였던 이유로, BMW 그룹의 디자이너들, 엔지니어들과 협업을 할 기회가 많이 있었다. 기획 중인 신차의 인테리어 디자인부터, 컨셉카, 스크린 혹은 AR 글라스를 주제로한 UI/UX 디자인 등 디자인팀과 진행하는 실질적인 개념의 자동차 디자인이 그 협업의 한 부류였다면, 또 다른 부류는 연구소와 (그러므로 협업의 대상 대부분이 기획 혹은 엔지니어 부서) 진행했던 컨설팅 개념의 협업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형태의 협업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자동차와 관련해서 상상하기 힘든 주제들을 다룬다는 것이었다. 예를들어, (자율주행의 연구가 활발하지 않았던 당시) 사람이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와 기술에 대한 리서치, 그리고 그 기술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스타트업/연구소 등에 직접 연락을 취해 기술에 대한 샘플 데모를 취합해 1차 평가 후, 해당부서와 미팅을 주선하는 것이 의뢰받은 업무 중 하나 였다. 그 스타트업들은 차량내 좌석을 좁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곳, 좌석을 감싸고 있는 Textile이 터치를 통한 Interaction 이 가능케하는 소재 기술을 가진 곳, Wearable을 통해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최적의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을 가진 곳 등 다양했는데, 이러한 미래의 기술들이 자동차라는 제품 (혹은 공간)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연결시켜주는 컨설팅 작업을 통해 오히려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그 기술들이 언젠가는 상용화되어 BMW의 엠블럼을 달게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역시 경험을 통해 얻을 것일 수 있겠다. 

하나의 자동차 신제품이 기획 단계부터 시장에 나오기까지 평균적으로 5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그 신제품이 아니라, 그 이후, 혹은 더 긴 시간 이후에 나오게될 차량들의 로드맵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그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 지금도 세계의 많은 자동차 브랜드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어떠한 미래가 도래할 지 알기 힘든 상황에서 이러한 대기업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어쩌면 그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와의 협업일 것이다. BMW 역시 이러한 길을 걷고 있는데, 필자가 오래전 외주 컨설팅 회사로써 BMW를 도와 진행했던 부류의 일들을 이제는 내부의 Venture Client Unit에서 담당하고 있다. BMW Startup Garage (bmwstartupgarage.com)가 그것인데, 현재 대표인 버나드 샴벡 (Bernahard Schambeck)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BMW Startup Garage (이미치 출처: press.bmwgroup.com)

Bernahard Schambeck - Head of BMW Startup Garage (이미치 출처: automotiveit.eu)

Bernahard Schambeck: Head of BMW Startup Garage (인터뷰)

BMW Startup Garage는 BMW Group의 Venture Client Unit 으로 만들어졌습니다. BMW Group은 (차량 개발의) 아주 이른 시기에 다양한 스타트업 회사들과 협업을 하는데요.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이나 서비스가 아직 완벽히 개발되지 않은 단계, 쉽게 말해 시장에 내놓을 만한 단계의 제품화 개발이 되지 않은 시기에, 우리 Startup Garage는 그들이 가진 가능성을 보고 Pilot Project라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BMW Startup Garage Office (이미치 출처: press.bmwgroup.com)

BMW Startup Garage Office (이미치 출처: press.bmwgroup.com)

물론 모두에게 그런 기회가 제공되는 것은 아니지요. BMW의 제품과 서비스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만한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에 한해서 입니다. 이러한 협업이 가진 장점은, 스타트업들은 언제나 실생활에 기반한 사용자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일한다는 것입니다. BMW와 같은 대기업에게는 큰 의미이지요. 우리는 제품의 실제화와 양산에 초점을 두고 일을 한다면,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서 그들이 가진 기술이 우리에게 적합하고 연구 가치가 있는지를 빠르게 검증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Startup Garage는 2015년 만들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소수의 프로젝트만을 느린 호흡으로 진행했고, 점점 그 규모를 키워서 2018년 이후부터는 매년 대략 26개 정도의 프로젝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위한 비용은 BMW iVenture라는 내부 투자기관에 의해 집행됩니다. 우리가 관심갖고 투자와 협업을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주제는 당연히 직접적으로 BMW 제품이나 서비스에 이용 가능한 것들이지만, 그 외에도 생산시설의 효율을 향상시키거나, 업무의 향상과 관련한, 예를들어 세일즈나 마케팅의 품질 향상 등의 간접적인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BMW Startup Garage Deep Dive Day (이미치 출처: press.bmwgroup.com)

BMW Startup Garage Deep Dive Day (이미치 출처: press.bmwgroup.com)

독일에서도 BMW가 위치한 뮌헨이라는 도시는 유럽내에서도 IT 허브로 불릴만큼 (개인적으로 런던이나 파리 등의 대도시보다 뛰어난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Tech 관련 기업들과 스타트업들이 있습니다. 그 이유로 Goggle, Amazon, Apple 등의 IT 기업들이 투자를 앞다투고 있지요. 미래의 이동수단 (Future of Mobility)는 IT / Software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마디로 뮌헨은 미래의 모습을 결정하는 많은 큰 결정들이 이뤄지는 도시이기 때문에, 특히 미래의 운송시장에 발을 들이기를 원하는 많은 Startup들에 최적화된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BMW Startup Garage는 뮌헨에서, 우리 BMW와 함께 미래의 이동수단을 만들어나갈 Startup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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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Startup Garage Office Location (이미치 출처: bmwgroup.com) 

뮌헨에 HQ를 두고 있는 BMW Startup Garage는 미주 시장을 위해서 미국의 Mountain View, 중동시장을 위해 이스라엘의 Tel Aviv에도 오피스를 두고 있는데, 주목할만한 것은 아시아 시장에는 일본 Tokyo, 중국 Shanghai 그리고 서울에도 협력을 위한 오피스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급변하는 미래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은 이 분야의 기술력에서는 전통적으로 콧대 높기로 유명한 독일의 대기업이 자세를 낮춰 그들보다 더 빨리 혁신적인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Startup들에게 배우게 하고 있다. 이런 발빠른 대응과 변화를 통해서 i시리즈 전기자동차나 Drive Now와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 등의 성공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참고 사이트 및 인터뷰 영상

www.bmwstartupgarage.com

www.youtube.com/watch?v=VzqHNtXaWoo&ab_channel=BMWStartupGarageBMWStartupGarage

www.youtube.com/watch?v=TEFMyaJ6mXo&ab_channel=BMWStartupGarageBMWStartupGarage

양성철(독일)

imaginemade@gmail.com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현)Phoenix Design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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