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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틀로 짜는 점과 선_텍스타일 디자이너 티파니 로이Tiffany Loy


싱가포르의 텍스타일 디자이너 티파니 로이Tiffany Loy

 

티파니 로이Tiffany Loy는 싱가포르의 텍스타일 디자인 영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디자이너이다. 싱가포르 국립대학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일본 교토에서 전통적인 방식의 텍스타일 직조를 공부한 그는 최근에 싱가포르 정부 장학생으로 영국의 RCA 대학원 텍스타일 디자인 과정을 마쳤다. 티파니의 손을 거친 작업물은 색상, 구조, 섬유의 탄성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거쳐 만들어지기 때문에 독특하고, 사용자 손 끝의 감각을 자극한다. 이번 글에서는 현재 한국에서 전시 중인 작품과 티파니의 디자인이 각광받게 된 계기가 된 초창기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라인 인 스페이스 II Lines in Sapce II, 2021년작 /@디자인: Tiffany Loy, 사진: Fabian Ong

 

'라인 인 스페이스 II'는 평면의 헝겊을 잇기 위해 세로 방향으로 기계적으로 작동시키는 기존의 재봉 방식과 달리, ‘프리모션Free Motion’이라는 기법으로 좌우 방향에서 곡선까지 자유롭게 박음질을 하여 입체적인 선형 구조물을 만들었다. 스위스 재봉틀 브랜드 버니나Bernina와의 협업 결과물이다.

 


라인 인 스페이스 II Lines in Sapce II의 모든 작업물, 2021년작 /@디자인: Tiffany Loy, 사진: Fabian Ong

 

'라인 인 스페이스 II' 시리즈에서 두 작품은 현재,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에서 이뤄지고 있는 아시아프ASYAAF에서 전시 중이다. 선Line이 도드라진 최근 작업과 달리, 티파니의 초창기 작에서는 점Dot이 돋보인다.

 

 


'텍스타일 변성Textile Transmutations' 몰드, 2015년작 @디자인: Tiffany Loy, 전시 기획: Industry Plus, 큐레이터: Stefano Casciani와 Patrick Chia

 



'텍스타일 변성Textile Transmutations' 결과물, 2015년작 @디자인: Tiffany Loy, 전시 기획: Industry Plus, 큐레이터: Stefano Casciani와 Patrick Chia

 

 

'텍스타일 변성'은 패브릭을 재배열 가능한 몰드 사이에 끼우고 열 가공을 해서, 다양한 입체 표면을 신속하게 생산해내는 소규모 장치이다. 각기 다른 디자인을 찍어내는 과정을 마치 유전자가 재배열되며 새로운 생명체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해석한 점이 흥미롭다. 이 프로젝트는 라 트리에날레 디 밀란La Triennale di Milan의 전시 ‘연금술사들The Alchemists’와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Singapore Art Museum에서 소개되었다.

 

 


엠보스 머신The Emboss Machine, 2013년작 ©디자인: Tiffany Loy

 

 



엠보스 머신The Emboss Machine, 2013년작 ©디자인: Tiffany Loy

 

'엠보스 머신'은 나무 베이스 위의 스테인리스 스틸 맞춤 핀을 재배열하여, 다양한 패턴을 찍어낸다.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7개월간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서 텍스타일 열 가공 기술을 연구하며 개발한 결과물이다.

 

티파니의 디자인 작업에 관해 몇 가지 질문을 건넸다.

 

Q: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가장 즐거운 때와 힘들 때는 언제인가요?

 

저는 디자인을 하면서, 디자인의 방향성이 어느 정도 정해진 상태에서 여러가지 가능성을 탐구해보는 발전 단계를 가장 즐깁니다. 결과물을 실제로 만들어내기 전까지요. 제일 힘든 것은 물류 관리logistics예요. 예를 들어, 작품을 특정 장소에서 선보이기 위해, 현장에서 정해진 시간 안에 조립해야한다면, 세세하게 그 과정을 미리 계획하고, 모든 파트를 계획에 따라 준비하고, 운송 과정에서 파손되지 않게 포장을 해야하는 것이죠.

 

 

Q: 티파니의 디자인에서는 어떤 리듬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디자인이 잘 풀리지 않을 때에는 어떤 음악을 듣나요?

 

디자인이 잘 풀리지 않는 적이 없어요. 건방지게 말하려는 의도는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다만,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디자인을 시작하고, 흥미로운 어떤 결과물을 도출하게 될 때까지 탐구 과정을 깊이있게 진행하기 때문이에요. 작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길 무작정 기다리는 편이 아니거든요. 디자인의 다양한 작업 과정에 맞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는데, 생각하거나 분석을 해야할 때는 쇼팽이나 바흐를 듣고, 반복적인 손작업을 해야할 때에는 힙합을 들어요. 힙합이 지겨워지면, 팟 캐스트를 듣습니다.

 

 

수백 수만Hundreds and Thousands, 2015년작, @디자인: Tiffany Loy, 사진: Fabian Ong 

 

 

 

수백 수만Hundreds and Thousands, 2015년작, @디자인: Tiffany Loy, 사진: Fabian Ong

 

 

 

'수백 수만'은 2015년 싱가포르 디자인 위크를 맞이하여, 싱가포르의 라미네이트 회사 라미텍Lamitak을 위해 디자인한 설치물로, 다양한 질감의 라미네이트를 콜라쥬해서, 패턴을 만들었다. 키사키Kissaki 사에서 라미네이트를 정교하게 레이저 커팅한 뒤, 전시부스 인테리어와 탁자 마감을 했다.

 


Q: 개인 작업을 할 때와 외주 작업을 할 때, 본인의 디자인 철학이나 접근법이 달라지나요? 

 

개인 작업이나 외주 작업은 별반 다르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작업물의 사이즈나 소재 선정에 변화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가옥에 들이기 위한 주문 제작의 경우, 디자인의 사이즈나 성질을 조정해야할 때가 있지만, 그래도 제가 평소에 하는 작업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아요.

 

 

Q: 싱가포르의 코로나 상황이 디자인 작업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나요? 어떻게 본인의 디자인과 비즈니스를 관리하고 계시나요? 이 기간을 통해 얻은 경험을 공유해주세요.

 

싱가포르는 필수 산업 이외의 모든 사업장을 폐쇄하는 강력한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를 시행했어요. 그 때, 공간이 넉넉했던 스튜디오를 떠나, 집 안에 스튜디오를 조성해야했죠. 원래 사용했던 베틀은 크기가 커서, 집에 들어갈 수 있는 소형 베틀을 구매했는데, 전세계적인 운송 대란으로 한참 뒤에야 받았어요. 기다리는 동안 베틀없이 작업을 하면서, 베틀로 섬유를 직조하던 기존의 작품들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제 디자인을 조각이나 이미지 창작물로 새롭게 조망하게 되었지요.

 

 

티파니는 “창의력이 종종 이끄는 예상 밖의 결과물은 단지 새로움을 위해서가 아니라, 순수한 탐구나 예술적인 발전 과정으로 만들어지는 결과입니다. Creativity leads us to an outcome that is often unexpected, not for the sake of novelty, but as a result of genuine inquiry or artistic development.”라고 말한다. 그 디자인 철학과 결이 맞게, 결과물들도 디자이너의 호기심어린 창작과정을 통해 이뤄지는 예술적인 실험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는다. 다음 글에서는 선Line과 면Shape이 느껴지는 티파니의 최근 디자인 프로젝트를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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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정(싱가포르)
Konstfack, Experience Design Interdisciplinary Studies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
(현)PLUS Collaborat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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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로이 #텍스타일디자인 #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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