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모든 핀란드인들은 국제적인 인지도를 얻은 이딸라 브랜드에 아주 익숙하다. 이딸라가 제작한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 제품들은 대부분의 핀란드 가정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딸라의 역사는 직선적인 경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핀란드 문화의 문화적, 정치적, 사회적 진화 속에 깊이 내재된 복잡한 네트워크를 따른다. 이는 브랜드가 핀란드의 산업과 창조적 발전의 핵심에 자리하는 동시에, 북유럽 지역의 디자인 분야를 묘사하는데도 주요한 역할을 하고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핀란드의 가정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이딸라의 알토 유리 화병 © Iittala
자연이라는 주제는 이딸라 회사를 만든 주요한 요소라고 전시는 소개한다. 전시에서 소개하는 이딸라의 역사는 세계에 일어난 변화와 심미적이고 이념적인 움직임의 흐름, 그리고 이에 따른 삶의 방식의 변화를 반영한다. 동시에 핀란드 문화 전반에 내재한 자연과의 대화라는 전통적인 가치를 보존 할 뿐만 아니라 장인정신, 창의성, 사회적 양심과 연결된 뿌리 깊은 핀란드 디자인의 가치를 이어가는 역사를 소개한다.
새로운 시각의 이딸라 이야기
전시를 큐레이팅한 디자이너 콜롬보와 꼬꼬넨은 30여 개의 테마를 구성해 서로 깊숙이 얽혀 있는 다양한 자원을 발견할 수 있도록 관람객을 초대했다. 주제에는 사람, 사물, 기술, 아이디어, 사건들에 대한 다각적이고 포괄적인 이야기를 소개하며, 이딸라가 성장해 온 140년 역사의 다차원적인 세계를 탐험하는 요소로 구성되었다. 각 테마에 따라 프로토타입 제품, 일상 제품, 예술작품 등을 나란히 배치해 다양한 관점에서 주제를 조명할 수 있도록 많은 제품을 전시하고있다. 이러한 전시 구성과 주제는 그 안에 등장하는 제품의 원재료와 디자인, 제조 과정에서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 까지 이르는 이딸라 제품의 발전 과정을 발견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딸라의 창립 초기 유리 제품 © Design museum
큐레이터는 전시의 제목인 ‘만화경’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핀란드 디자인의 본질은 핀란드의 자연과 문화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파악할 수 없다. 북유럽 지역에서는 아름다움에 대한 이념적 개념이 미학과 사회적 변화까지 연결했다. 이런 의미에서 아름다움은 혁명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딸라의 유리 제품에 비추어 볼 때, 핀란드의 북방의 생태계는 많은 디자이너들의 창조적 언어와 그들의 개념적인 우주, 예술적 표현 또는 창조적 과정의 단계에서 서로 얽혀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특히 유리라는 재료는 독특한 의사소통의 언어를 알려주었다."
전시장 중앙에 위치한 로봇을 활용한 디스플레이 © Design museum
핀란드의 20세기 문화의 발전은 유리의 영역에 새로운 변화를 도입하여 식탁을 넘어 실내장식과 조명까지 확대되었다. 전시의 가장 중앙에는 설치된 디스플레이에는 두개의 로봇이 쉴새 없이 움직이며 이딸라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나의 로봇은 작품을 촬영하고, 다른 하나는 까이 프랑크의 유리 제품을 옮기고 있다. 바닥에 깔린 하얀 모래는 유리의 원재료로, 완전히 투명한 유리제품을 제작가능한 고운 모래이다.
Timo Sarpaneva Archipelago cast glass 1979 © Rauno Träskelin | Tapio Wirkkala Paadarin jää (Paadar ́s Ice) cast glass, surface cut 1960 © Johnny Korkman
전시장의 가장 큰 공간에는 핀란드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이딸라의 작업들이 구성되었다. 따삐오 삐르깔라의 대표적인 작업들은 꽁꽁 언 핀란드의 겨울 호수를 연상시킨다. 몰드에 뜨거운 유리 원재료를 부어서 빠르게 회전시켜서 만든 작품은 그의 제작방법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보여준다. 실제로 디자이너는 라플란드의 자연 속에 있는 그의 코티지에서 몰드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Tapio Wirkkala의 유리 작품 '호수의 구멍' © Design museum Photo Archive
위의 유리 작업을 위한 몰드를 조각하고 있는 Tapio Wirkkala © Iittala
자연을 제품에 담으려는 시도는 오늘날 까지 이어져온다. 산뚜 무스따넨의 2021년에 제작된 제품은 ‘지도’라는 이름으로 상상의 공간으로 가는 지도를 표현했다. 그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지만 유리 작업에 흥미를 가지고 있어 이딸라와 협업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유리라는 재료는 핀란드의 극지방 겨울 날씨를 잘 반영한다.
Santtu Mustonen Kartta (Map) mouthblown glass 2021 © Iittala
"현대 소비자 문화의 발전은 기능적인 실험과 색의 역할, 그리고 이딸라의 소제 스펙트럼의 확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새로운 방식의 사회화와 의식이 도래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리라는 소재는 이딸라 브랜드의 본질을 구성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있다.” 고 큐레이터는 설명한다.
책임 있는 소비에 대한 책과 이벤트
이딸라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노력으로 2019년 핀란드 공장에서 100% 재활용 된 유리 제품을 소개하고, 소비자의 가정에서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빈티지 제품 혹은 손상되어 폐기되는 유리 제품들을 수거하여 재사용 혹은 재활용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있다. 빈티지 코너는 2019년도 부터 핀란드와 스웨덴의 모든 이딸라, 아라비아 제품 매장에 마련되어 있어서 소비자들이 창고에 먼지만 쌓여가는 제품들을 가져와서 기프트 카드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새로운 제품을 사기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질 좋은 빈티지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있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이딸라는 2020년 약 165톤의 자원을 절약하고 약 56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었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세대를 넘어 사랑받는 이딸라제품을 빈티지 코너를 통해 순환하고자 하는 기업의 시도 © Iittala
재활용 유리로 생산된 Rammi 컵 Jasper Morrison 2019 © Iittala
또한 이번 전시회와 연계하여 책임 있는 소비에 관한 책이 출간되었으며, 이와 같은 주제로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꼬꼬 후바라가 큐레이션한 시리즈의 행사가 준비되었다. 이 책은 큐레이터들이 쓰고 Phaidon에서 출판한 이딸라에 관한 작품집이다. 책 에서는 콜롬보와 코코넨이 과거, 미래, 현재 기업의 문화적 역할을 되새기며 브랜드와 그 유산에 대한 다양한 그림을 보여준다. 전시는 2021년 9월 19일까지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