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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틀로 짜는 선과 면_텍스타일 디자이너 티파니 로이Tiffany Loy

티파니 로이Tiffany Loy는 싱가포르의 텍스타일 디자인 영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디자이너이다. 싱가포르 국립대학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일본 교토에서 전통적인 방식의 텍스타일 직조를 공부한 그는 최근에 싱가포르 정부 장학생으로 영국의 RCA 대학원 텍스타일 디자인 과정을 마쳤다. 티파니의 손을 거친 작업물은 색상, 구조, 섬유의 탄성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거쳐 만들어지기 때문에 독특하고, 사용자 손 끝의 감각을 자극한다. 지난 글에서는 점과 선이 느껴지는 프로젝트들을 소개했고, 이번 글에서는 선과 면이 느껴지는 티파니의 최근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위버리 웨이The Weaverly Way의 컬러감있는 원사가 자아내는 스펙트럼(위)과 완성 모습(아래) ©디자인: Tiffany Loy

 

 

'위버리 웨이'는 시티즌M 뱅크사이드CitizenM Bankside 호텔 내부의 원형 계단 가운데의 빈 공간을 드라마틱하게 활용한 ‘장소 특정적Site-specific 설치물’로, 조직이 나선형으로 흐르는 것이 특징이다. 영국의 전통적인 실크방직 회사 게인스보로 위빙 Gainsborough Weaving과 콜레보레이션으로 만든 작품으로 2020년 런던 크래프트 위크 때 선보였다. 자연스러운 색감의 원사가 자아내는 스펙트럼이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며, 깊이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Q: 작업을 보면, 색상과 소재를 선택하는 안목이 탁월한 것 같아요. 디자이너로서 작업하기에 흥미로운 색상이나 소재가 있나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어떤 물성으로 작업을 진행하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지만, 자연 소재를 이용한 작업은 소재 본연의 색상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색이 돋보여야 하는 프로젝트의 경우는 접근법이 달라지고요.

 

 

 



확장하는 직사각형들Expanding Rectangles ©디자인: Tiffany Loy, 사진: Studio Periphery

 

 

기계와 달리, 사람이 베틀로 짜낼 수 있는 형태는 사각형뿐이다. 이런 ‘제약을 디자인을 확장하는 출발점으로 역이용할 수는 없을까?’는 질문에서, 직조한 직사각형의 끝과 끝이 모호하게 연결시켜, 마치 조각품을 만들 듯 원통형 구조물을 만들었다. 알파카 실크를 활용하여 자아낸 두께감 있는 조직은 유기적인 방식으로 다양하게 몸을 감싼다. 확장하는 직사각형들은 2019년에 도쿄의 슈퍼노멀 갤러리Supernormal Gallery와 디자인마트 도쿄DESIGNART Tokyo에서 소개되었다.

 

 

 

Q: 디자인 말고 관심 있는 분야가 있나요? 창의적인 작업을 위한 영감은 어디에서 얻어요?

 

비주얼 아트와 교육에 관심이 많아요. 배우는 과정을 좋아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배우고 가르치는 것에 흥미를 느껴요. 모교에서 파트타임으로 수업을 하고 있기도 하는데, 학생들을 다른 방식으로 수업에 적극 참여시켜보고자,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있어요. 고정관념과 관점을 뒤흔드는 작업을 많이 하기에, 다양한 질문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베틀 작업 중인 티파니 ©디자인: Tiffany Loy, 사진: 
Expanding Rectangle 

 

 

 

Q: 작업이 술술 풀리는 하루를 위해 매일 고수하는 습관이나, 사용하는 도구가 있나요?

 

정성껏 차린 아침식사와 커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배가 고프면 일이 잡히지 않아요. 그리고, 여러 종류의 자와 줄자, 가위를 항상 곁에 둬요. 제 작업에는 치수를 재고, 수치를 계획하는 일이 다반사거든요.

 

 

 



뮤지엄 라벨용 데일리 토트백The Everyday Tote for Museum Label ©디자인: Tiffany Loy

 

 

일상적인 것도 뮤지엄 라벨이 붙으면 가치가 배가 되는 것만 같다. '뮤지엄 라벨용 데일리 토트백'은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Singapore Art Museum에서 판매하기 위해, 스튜디오 팜Farm에서 큐레이팅으로 디자인 된 것으로,  빨간색 에코백에 파란색 염료를 입혀 디자인한 제품이다. 사용감이 더해질 때마다, 파란색 염료가 벗겨져 나가며, 새로운 패턴이 생긴다. 판매할 때는 똑같았던 토트백이 사용자들의 사용 습성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지며, 모두 다른 토트백이 된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한 프로젝트이다.

 

 

 



구조적인 그라디언트 + 점층 된 색상Structural Gradients + Plied Colour ©디자인: Tiffany Loy

 

 

'구조적인 그라디언트 + 점층 된 색상'은 원사의 서로 다른 색상과 구조, 실들이 반대방향으로 엮이면서 생기는 긴장감을 이용한 입체 조형물이다. 색과 조직이 점층 되면서, 점묘화에서 얻을 수 있을 법한 감흥이 느껴진다.

 

 

Q: 한국의 디자이너나 회사와 협업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가요? 만약에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프로젝트를 꿈꾸시나요? 

 

당연히 협업해보고 싶어요. 한국의 전통적인 공예를 지켜오고 있지만, 새로운 실험에도 열려있는 공방이 있다면, 협업해보고 싶습니다. 흥미로운 오브제나 유형을 함께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티파니의 디자인을 보면, 자기 복제를 하지 않고 프로젝트마다 디자인 결론을 찾아가는 접근법이 다르다는 점에서 성실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더불어, 다른 나라의 전통적인 공예 기법을 학습한 뒤, 자신의 관점과 장점을 덧입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싱가포르 디자인의 전략적인 특징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베틀을 이용한 직조 작업에서도 디자이너 스스로 던진 디자인 화두가 뚜렷하게 읽히고, 결과물이 다채롭다. 한 가지 프로젝트 안에서 나올 수 있을 디자인 유형을 심도 있게 실험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티파니 로이가 베틀에 앉아, 자신만의 디자인 언어로 새롭게 해석해나갈 직조 공예와 텍스타일 디자인은 앞으로 또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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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정(싱가포르)
Konstfack, Experience Design Interdisciplinary Studies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
(현)PLUS Collaborat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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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로이 #텍스타일디자인 #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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