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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그래픽 매거진, '아이야Eyeyah!’


스마트폰 중독 현상을 이야기하는 ‘아이야!’의 한 페이지 / 이미지: EYEYAH!

 

 


발행되었던 '아이야Eyeyah!’ 매거진들. ‘인터넷, 먹거리, 쓰레기, 해양 생태계’와 같이 글로 쓰면 복잡한 주제를 직관적인 그래픽으로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 이미지: EYEYAH!

 

 

어른들도 해답을 쉽게 찾지 못하는 범지구적 문제의 소용돌이를 지나며, 장문의 글을 읽을 수 있는 어른들만 사회를 논할 수 있다는 관점은 이제 고루한 것이 되었다. 어린이 독자에 힘을 부여하고, 각종 사회 이슈를 눙동적으로 사유하도록 돕는 그래픽 매체, '아이야Eyeyah!’를 보면 그 생각이 굳어질 것이다. '아이야Eyeyah!’는 2017년 싱가포르에서 시작해서 이제는 영국에서도 볼 수 있게 된 그래픽 매거진이다.

 

 






'아이야!’는 잡지 뿐만 아니라, 퀴즈를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앱(위)과 증강현실을 이용한 전시(아래)와 같이 다양한 콘텐츠로 발행된다. / 이미지: EYEYAH!

 

 

 

 


'아이야!’의 대표, 타냐 윌슨Tanya Wilson(왼쪽)과 스티브 라울러Steve Lawler / 사진@Ivan Loh, Pigscanfly photography

 

 

창립자 두 사람은 컬트 매거진 Kult magazine의 디렉터와 아티스트로 활동했던 경력이 있다. 25-30세 사이의 청년들을 위한 예술, 디자인 매거진이었지만, 아쉽게도 독자 호응도가 높지 않았다. 싱가포르의 경쟁적인 초등교육과 사교육을 거치고 중학생이 되면, 아이들이 스스로를 더 이상 창의적이라고 믿지 않게 된다는 현실을 직시한 뒤, 타깃 독자 연령대를 낮춰, 싱가포르 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자 했다. 창의력과 디자인 싱킹이 미래사회의 필수 요소로 각광받기 시작한 지 오래지만, 얼마나 많은 어린이가 창의적인 일상을 보내는지는 의문이다.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여러 정보를 취합해서, 무의식 중에 융합시켜, 새로운 것을 도출해내는 능력은 30%의 유전과 70%의 후천적 훈련으로 길러진다고 한다. 미취학 아동의 부모였던 타냐와 스티브는 학교 공교육을 시작하면서부터 어린이들의 창의력이 줄어든다는 각종 연구를 발견하고, 자신들의 창의적인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사회의 주요 이슈들을 어린이들에게 소개하는 매체를 만들었다. '아이야!’의 첫 번째 발행 이슈는 ‘인터넷’으로, 이점과 유해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광활한 인터넷 공간을 사유해볼 수 있는 각종 온-오프라인 활동북과 게임으로 펼쳐냈다. ‘인터넷’에 관한 워크숍 후, SNS에서의 익명성에 대한 고찰을 마친 90%의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SNS 계정에 친구로 등록된 모르는 사람들을 차단하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어린이들이 실제로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지 능동적인 탐구를 유도하는 것이 ‘아이야!’의 이점이다.


 

 

 


극지방까지 영향을 받고 있는 지구촌 쓰레기 문제를 논하는 
일러스트를 담은 활동지. 어린이들은 일러스트의 주제를 생각하고, 특정 부분에 자신의 해석을 더한다. / 일러스트@Ann Gee Neo

 

 

 

사람의 뇌는 텍스트보다 이미지를 더 빨리 이해하고, 오래 기억한다는 점에 주목해, 모든 콘텐츠는 대부분 이미지로, 펀치라인이 되는 짧은 문구와 주요 정보만 텍스트로 구성했다. 어린이들은 ‘아이야!’의 다채로운 그래픽 언어들을 시간을 가지고 탐험하면서, 복잡한 사회 이슈와 관련된 정보들을 창의적으로 받아들이며, 스스로 중요한 메시지를 도출하는 ‘아하’ 모먼트를 갖는다. '아이야!’는 현재 싱가포르의 150개 학교에서 30만 명의 어린이들에게 무료 배포되고 있고, 싱가포르의 국립 박물관, 런던의 디자인 뮤지엄과 마그마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생각의 전환과 마음의 감흥을 이끌어내는 광고 기법을 활용하여, 사회의 변혁을 이끌어낼 수 있는 미래 세대를 키워나가자는 것이 '아이야!’의 미션이다. 현재까지 기후변화, 페이크 뉴스, 식량 문제 등의 중요한 이슈를 다뤘다. 현존하는 민감한 주제를 납작한 정보나 일방적인 주장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 교육자, 부모들과 협의하며 심도 깊은 리서치 과정을 거치고, 싱가포르 안팎의 디자이너들과 신선한 시각 언어로 가공한다.

 

 


 


‘먹거리’편에서 동물성 단백질로 만들어지는 젤리(왼쪽 페이지)와 고단백질의 보고인 곤충(오른쪽 페이지)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 이미지@ CuteBrute

 

 

 

‘아이야!’는 교육적인 콘텐츠를 일방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전달한다. 독자들은 자신이 탐구하고 있는 이슈를 해결하려면, 본인이 어떤 변화를 먼저 시도할 수 있을지 생각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비주얼 트릭을 이용하여, ‘보고See, 생각하고Think, 궁금해하게Wonder’하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우선, 화려한 비주얼로 관심을 끌고, 어린이들이 그 안에서 생각의 단서들을 찾고, 궁금해하며,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완성하게 한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 콘 위에 녹고 있는 지구 일러스트를 보면서 ‘아이스크림 같아 보이는 지구(Ice cream-looking Earth)’라고 정의해 보고, ‘바닐라 아포칼립스(Vanilla Apocalypse)’라는 흥미진진한 제목을 지어 보기도 한다. 어린이들이 정답을 찾기보다는 겁 없이 자신의 생각을 요리조리 바꿔보게 하는 것이 ‘아이야!’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페이크 뉴스Fake News’가 주제였을 때에는 매거진을 신문 형태로 발행했다. 홍콩의 교육 전문 신문지에서도 소개된 학교에서 ‘아이야!’를 읽는 싱가포르 어린이들. / 이미지: 유민초등학교

 

 

 


‘아이야!’의 그래픽을 맡고 있는 브리즈번 소재 디자이너 ‘예예클로에YeahYeahChloe’의 일러스트 / 이미지@YeahYeahChloe

 

 

 


‘아이야!’의 그래픽을 담당하고 있는 뒤셀도르프 소재 디자이너 ‘릴리 프리드버그Lilly Friedeberg’의 일러스트가 담긴 페이지 / 이미지@ Lilly Freideberg

 

 

참고로, 싱가포르 정부는 뛰어난 디자인 성취를 거둔 디자이너와 프로젝트에 2006년부터 대통령상을 수여하고 있는데, '아이야!’는 이번 해 수상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점점 복잡해지는 사회를 읽는 시각을 길러주는 임팩트 있는 매체로서 그 영향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세상은 어른인 우리가 맡을 테니, 어린이 너희는 동심 속에서 살아라.’고 말하기 어렵게, 사회는 점점 더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고, 세상은 다음 세대에 더 좋아질 것이라는 고전적인 믿음은 흔들리고 있다. ‘아이야!’는 어린이에게 일방적으로 쥐어지는 따분한 학습 거리나 시간 때우기용 흥밋거리가 아닌, 능동적 사고를 어린이 스스로 훈련하게 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똑똑한 어른들도 곧잘 길을 잃게 되는 혼재된 정보의 숲에서 ‘아이야!’가 어린이에게 믿을만한 이정표로 지속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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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정(싱가포르)
Konstfack, Experience Design Interdisciplinary Studies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
(현)PLUS Collaborat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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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위한그래픽 #디자인씽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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