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 이안 카렌더(Ian Callender)가 재미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뉴요커들에겐 없어선 안 되는 교통수단이자 뉴욕 하면 떠오르는 뉴욕 지하철을 사용한 예술 프로젝트 ‘업타운 언더그라운드’는 답답한 지하에서 뉴욕 도시 전경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뉴욕 전철 천장에 마치 유리창이 생긴 것 같은 이번 프로젝트는 지하철이 어디를 지나가는지, 어떤 날씨와 도시 풍경을 지나가는지 잘 보여준다. 

초기 구상 단계 ©이안 카렌더 Ian Callender

최근 들어 SNS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바닥이 투명한 배에서 영감을 받은 이번 프로젝트는 뉴욕 전철 한 칸의 천장에 뉴욕 도심의 풍경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4개의 프로젝터가 설치되어 있으며, 해당 프로젝터는 와이파이에 연결되어 전철이 달리는 방향대로 실시간 풍경을 전달한다. 간단하게 설치, 제거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부 배터리 전력으로 진행되는 만큼, 하나의 예술품을 위해 거대한 예산이나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프로젝트이다. 스마트폰의 GPS 기술과 빠른 데이터 송신 기술력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하나의 색다른 예술 프로젝트를 만들어낸 것이다.

 뉴욕 지하철의 천장 공간은 활용이 어려워 빈 공간이었으나, 실시간 외부 풍경을 보여주는 예술 설치로 시민들의 반응이 좋다. ©이안 카렌더 Ian Callender

해당 프로젝트는 하나의 시리즈 물로서 2019년 말, 뉴욕시의 허가 없이 브루클린 다리에서 뉴욕 시청까지 이어지는 방향의 6개의 전철에 설치되어 시민들에게 화제가 된 바 있다. 2020년엔 미디어 건축 비엔날레의 미래 기술 및 프로토타입 카테고리의 최종 우승자로 선정되었다. 달리는 자동차, 기차, 비행기에서 바라보는 외부의 풍경은 답답함을 풀어주거나 불안감을 덜어준다. 

빠르게 지나가는 창문 밖의 풍경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물론, 일상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직접 느껴본 순간일 것이다. 이러한 순간을 더욱 부각하는 이안 카렌더의 ‘업타운 언더그라운드’ 프로젝트는 무척이나 단순해 보이지만, 아날로그적인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가장 진보된 기술력을 사용하고 있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부분이 오히려 시선을 사로잡고, 프로젝트의 의미를 더 하고 있다.

간단한 아이디어와 기술력만으로 쉽게 예술품을 설치,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이안 카렌더의 프로젝트는 오래된 지하철이나 외부 풍경을 전혀 볼 수 없는 오래된 런던 지하철 등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답답한 반지하 공간, 잠수함, 폐쇄된 공간 등에서도 쉽게 벤치마킹 할 수 있는 기술인 만큼, 추후 해당 프로젝트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발전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기향(미국 / 뉴욕)

gihyangkang@gmail.com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패션디자인학과 졸업

(현) Meijer 아동복 테크니컬 디자이너(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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