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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Kg의 페인트와 롤스로이스: Ghost Black Badge


지난 달 막을 내린 독일 국제모터쇼 (IAA 2021)의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었던 자동차 시장의 최대 화두는 ‘전기차’와 ‘친환경’이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변화하는 것도 친환경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때, 환경을 생각하는 것이야 말로 미래의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BMW가 제시한 컨셉카 ‘i Vision Circular’는 그러한 정신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예시인데, 사용된 모든 내외장재를 재활용했다는 것에서 앞으로 BMW 그룹이 제시할 라인업에 대한 기대를 크게 만들었다. 


반면, 같은 BMW 그룹에 속한 세계 최고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인 롤스로이스의 신차 2022년형 고스트 (Ghost)는 아이러니하게도 친환경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10월 28일 온라인을 통해 롤스로이스의 CEO 토르스텐 뮐러 웨트포스 (Torsten Müller Ötvos)가 발표한 영상의 도입부에 따르면, 이번 새 프로젝트의 시작은 지금까지 럭셔리 산업이 알아채거나 표현하지 않던 새로운 형태의 럭셔리에 대한 요구에대한 응답인 것을 알 수 있다. 마치 다크 히어로와 같은 아이디어로 기존의 럭셔리를 가장 어둡게 구현하고, 그것을 새로운 럭셔리의 카테고리로 만들고자 한 신형 고스트의 이름은 “Ghost Black Badge”이다. 


 



(이미치 출처: © press.rolls-roycemotorcars.com / BMW motor group) 



럭셔리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내외장재의 사용은 물론이고, 거기에 현존하는 자동차가 낼 수 있는 가장 어두운 블랙 컬러를 구현하기 위해서, 45kg에 달하는 페인트를 쏟아부었다. 다소 체구가 작은 여성 한 명의 체중이 그대로 외장 페인트에만 사용되었다고 하니, 입이 벌어질만한 양의 소비이다. 페인트 위에 래커, 그 위에 또 다른 겹의 페인트와 래커를 반복적으로 켜켜이 바르고 말리기를 반복한 뒤, 수작업으로 네온 컬러의 코치라인이 입혀진다. (롤스로이스의 코치라인 마스터 Mark Court가 궁금하다면 이 링크로 가자.) 마찬가지로 수차례의 광택이 수작업으로 입혀지면, 롤스로이스가 그토록 원하는 가장 어두운 검정 색상이 구현된다. 



 

 

(이미치 출처: © press.rolls-roycemotorcars.com / BMW motor group)


 

롤스로이스를 상징하는 여신상과 RR 엠블럼, 판테온 그릴 (그리스 판테온 신전을 모티브로 함) 역시 모두 어두운 크롬으로 만들어졌다. 그릴은 주행시에 후면에 LED 조명을 통해 빛을 발하게 되는데, 고급스러움을 넘어 성스러움을 표현하는 판테온 그릴의 효과를 극대화 한다. 




 

 

(이미치 출처: © press.rolls-roycemotorcars.com / BMW motor group)



 

(이미치 출처: © press.rolls-roycemotorcars.com / BMW motor group)



 

21인치 알로이 휠은 22겹의 탄소섬유로 만들어졌고, 최고의 강도를 자랑하는 티타늄으로 휠의 허브를 제작했다.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재료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겠다. 롤스로이스의 문이 자동으로 열리거나 문 안에 숨겨있는 롤스로이스 우산 등은 더이상 놀라움의 대상이 아닐것이다. 그 문을 열면 지금의 양산형 도장 기술로 표현 가능한 가장 어두운 검정색과 가장 잘 어울리는 터키색 가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미치 출처: © press.rolls-roycemotorcars.com / BMW motor group)



 

(이미치 출처: © press.rolls-roycemotorcars.com / BMW motor group)



 

(이미치 출처: © press.rolls-roycemotorcars.com / BMW motor group)





강렬한 가죽과 함께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천장과 전면을 수놓고 있는 은하수 패턴인데, 그 중에서도 조수석 앞의 패널은 특수 목재를 가공해서 수백개의 각기 다른 크기의 별빛이 새어 나오도록 구현했다. 현존하는 가장 비싼 디스플레이 패널을 이용해도 훨씬 쉽고 싸게 구현할 수 있을 부분이다. 하지만 밤하늘을 수놓은 별빛을 하나 하나 박아 넣은 이유는? 단순히 롤스로이스 이기 때문이다. 


 


45kg의 페인트를 부어서 만들어야 하는 이유도, 그것보다 더 많은 재료를 사용해서 로고 플래이트와 프론트 그릴, 알로이 휠, 수많은 인테리어의 장식재들을 표현해야 하는 이유 역시도, 단순히 롤스로이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쩌면 현존하는 자동차 중에 가장 많은 재료(?)를 사용하여 만들어지는 롤스로이스의 고스트 블랙배지는 CEO의 소개처럼 부명 기존의 럭셔리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고급스러움의 어두움을 잘 표현하고 있는 고스트 블랙배지는 11월 초 부터 일반 전시와 판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참고 사이트 / 자료

www.youtube.com/watch?v=rgrR1GI1-t4&ab_channel=Rolls-RoyceMotorC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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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철(독일)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졸업
(현)Phoenix Design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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