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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퐁Kampong 키네틱Kinetic

‘캄퐁Kampong’은 싱가포르에서 자주 쓰는 단어로, 소박한 마을 공동체를 나타낸다. 싱가포르의 독특한 스튜디오 키네틱(연결 글 읽기)은 커뮤니티와 관련한 작업을 자주 선보이는데, 작업의 마감새가 고정관념에서 자유롭다. 이번 글에서는 키네틱의 대표 판 림Pann Lim과의 인터뷰와 함께 키네틱의 프로젝트 중, 마을과 관련한 것들을 소개한다.

 

 

착한 물건A Good Thing

 

다른 사람을 보살피는 것은 지나친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이라는 일반적인 싱가포르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보기 위해, 싱가포르 안에 언론으로 소개되었던 미담 35가지와 사용되었던 물건 35가지를 발굴하여, 미술품처럼 전시했다. 전시품이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물건이라서 관람객에게 전시가 가깝게 느껴진다.

 

 






한국 청년이 버스 안에 맨발로 앉아계신 노인분께 벗어드린 4달러짜리 슬리퍼도 전시가 되었다.@Kinetic
 

 

 

작은 특별함Mini Extraorddinary

 

창의적인 공간 활용을 브랜드의 키로 삼는 폭스바겐 미니와의 협업으로, 싱가포르 골목 곳곳의 전봇대 아래, 벽과 벽으로 나뉜 샛길, 계단, 보도블록과 같은 자투리 공간 19곳에 새로운 쓰임과 관점을 부여하는 설치 작업을 진행했다. 

 


각기 다른 틈새 공간을 형상화한 로고@Kinetic

 

 

 


웨이파인딩@Kinetic

 

 

 

SNS 이미지@Kinetic

 

 

 

“키네틱 작업을 보면, ‘마을 정신Kampong Spirit’이 물씬 풍기는 것들이 많은데, 이런 프로젝트를 맡는 특별한 소명이라도 있으신가요? 이런 ‘착한’ 작업들을 하면서, 회사가 잘 운영될 수 있다니요!”

 

키네틱 작업 중에 이익을 하나도 생각하지 않고 진행한 것이 있어요.‘우리의 배달 영웅들Our Delievery Heros’라는 작업인데 (관련 글 읽기), 코로나로 싱가포르가 록다운Lockdown하면서 직원들이 모두 집에 머물러 있어야만 했을 때, 외부 펀딩없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것이에요. 싱가포르 안에 잘 알려지고, 집집마다 배달원들에게 용기와 격려를 주는 포스터가 붙여지길 바라는 마음에 재미난 그래픽과 따뜻한 메시지를 담았지요. 디자인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니, 얼마나 좋아요?

 


팀원들이 포스터 디자인 아이디어를 나누던 원거리 미팅. 둘째 줄 왼쪽에서 첫 번째가 판 림이다.@Kinetic 

 

 

그래도 직원들 월급은 줘야지요. 우리 직원들이 회사에 왔지, 자선활동을 하러 온 것은 아니니까요. 클라이언트가 NGO라면 디자인료 조정을 해드리기도 해요. 그 예가 테마섹샵하우스Temasek Shophouse와 진행한 ‘그렇게 편리하지 않은 편의점The [Not-so] Convenience Store ’예요.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을 위한 제품들을 모아서 판매하는 콘셉 스토어로, 이번 해 대통령배디자인상을 받았어요. 이런 작업을 계속하다 보니, ‘커뮤니티 디자인의 느낌’으로 프로젝트를 우리와 진행해보고 싶다는 클라이언트들이 찾아오는데, 프로젝트 개요를 보면 진심이 느껴지지 않고, 인위적일 때가 있어요. 그럴 경우에는 브랜드에 맞는 다른 디자인 방향을 제시해드려요. 그런데도 고집하시는 경우에는 작업 중에 오고 가는 대화를 모두 문서화해둡니다. 억지로 프로젝트를 끼워 맞추기로 진행하면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고, 최악의 경우, 수임료를 떼이는 경우도 있거든요.

 

 

 

7개의 방, 70년의 스토리 7 Rooms, 70 Years of Stories

 

포행Poh Heng은 싱가포르의 전통적인 주얼리 브랜드이다. 포행의 70년 역사를 7개 색채를 담은 방에 10년씩 담았다. 전화기, 매킨토시 컴퓨터 등 시대의 아이콘들을 발견하고 사진 찍는 재미가 있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Kinetic

 

 

“만약에 한국에서 협업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보고 싶으신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특이하게도 꿈의 프로젝트가 없어요. 예상치 않게 다가오는 기회를 모두 반겨하고 최선을 다할 뿐, 어떤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환상이 없습니다. 키네틱이 이만큼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지도 않았어요. 단지, 작업 기회가 올 때마다, 항상 목표를 높게 잡고, 팀원 모두 만족스러운 작업을 해요. 말이 쉽지, 어려운 일이에요. 대부분의 디자인 스튜디오들이 5년 안에 문을 닫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1-3년 작업해서는 결과를 보기 어렵거든요. 키네틱은 그런 의미에서 운이 좋은 편이었어요. 창립 2년 안에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동남아에서 확실한 인지도를 쌓았으니까요. 키네틱을 글로벌 스케일로 키워가려는 상황에서 제가 영입되었으니 부담감이 있었어요. 검증받기 위해 양질의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나갔어요. 그게 키네틱이 많은 클라이언트의 사랑을 받으며 다수의 프로젝트를 해낼 수 있었던 원천이고요.

 

 

 

판 림은 요행을 바라지 않고, 우직하게 작업을 하되, 말로만 아이디어를 말하지 말고, 꼭 가시화해보라고 했다. 하루를 아주 많은 프로젝트로 쪼개서,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실제로 만들어본다는 판 림은 십 대의 자녀들과 전직 디자이너 아내와 함께 십 년째 가족 잡지를 만들어오고 있다. 역시나 그 미감이 독특해서, 글로벌한 팬 층이 만들어졌고, 이번 해 12월에는 기념 발행물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판 림 개인과 가족, 키네틱과 더욱 큰 커뮤니티까지, 무척이나 역동적으로 일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잊지 마시라. 마을 공동체와 관련한 디자인이 항상 아기자기하고 따뜻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커뮤니티를 위한 디자인을 하기에 디자인료를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키네틱이 그러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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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정(싱가포르)
Konstfack, Experience Design Interdisciplinary Studies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
(현)PLUS Collaborat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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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네틱 #마을을위한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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